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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휘파람

  • 작성일 2026-10-01

  신의 휘파람


김유자


  오므린 입술 내밀며, 키스할 것처럼


  산맥의 한 부분이 튿어졌다

  무너진 흙더미에 깔린 심장들 

  아우성치는 영혼들 


  혀를 살짝 말고 그 위로, 숨을 내보내는


  하늘의 검은 배를 갈라 쏟아진

  붉고 흰 빛들 기어가는 


  빙하가 녹아 뒤덮은 마을은

  사람과 일상이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

  한 소절이 끝났다는 듯


  사라진 사람에게 가려 붙든 

  손에 힘줄서는 소리


  입안 가득 품었던 소리를


  아직 언어가 되지 못한 감정을

  공중에 적는 소리


  휘이익,

  꿈이

 

  당신에게서 나오려 두개골 두드리는 소리

 

  멈춰 서서


  돌아보아야 하나요?

  이 세계를 떠나며 부르는 노래


  듣고 있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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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건

  • 유쾌한생각

    다 읽고나서 시의 제목이 '산'이 아니라 '신'의 휘파람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인간 개인에게 있어 어찌할 방도 없는 존재라는 점이나 우러러보게 된다는 점에서 산과 신은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가 가진 모양과 색감이 (제 마음대로 상상하는 것이지만) 너무 좋았어요. '꿈이 / 두개골을 두드리는 소리' 이 표현 속에 오래 남아있었습니다. 마지막 행이 누구를 향한 질문인지 궁금해졌는데, 그게 저를 향한 말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에 유심히 두어 번 더 읽게 되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2026-10-06 15:44:16
    유쾌한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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