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전의 일들
- 작성일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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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전의 일들
우은주
개를 쓰다듬고 나면 잊은 것이 생각난다. 웅크리고 앉아 사랑을 기다려본 일. 털의 감촉을 기억해.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쳐다본 정원에서. 목련의 봉오리를 발견한다. 아직 겨울인데. 이제 산책은 그만하자. 말랑한 연어 스틱의 포장지를 만지작거리면. 주머니 속에서는 미지근하고 물컹한 것들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과거에서 찾아온 것을 늘어놓으며. 없던 것이 신발장 위에 모인다.
햇살 한 움큼 마룻바닥을 굴러다니는 사이. 덜덜거리며 작동하는 세탁기 안에서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연어 떼가 돌아다니고. 나는 소파에 앉아 그 소리를 오래 듣는다.
흘러가는 동안 여러 모양의 순간이 부서진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일. 아무런 의심 없이 쳐다보며 웃던 일이 기억나서 윤기 나는 등을 만져본다. 그만 가볼게.
의젓한 것을 앞에 두고. 기억의 보푸라기를 떼고 또 떼며. 안간힘을 밀어 올린다. 울고 싶으면 울어.
잠깐 슬퍼하는 의식을 치르자.
집에는 너무 많은 영혼이 살지만. 그 사실을 잊고. 개를 쓰다듬은 손으로 손잡이를 돌린다. 저기서 무엇이 오고 있는지 모른 채. 그것은 언제나 문밖의 일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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