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 하우스
- 작성일 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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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 하우스
박은우
방금 사라진 발자취는 내 것이 아니다. 우린 결핍을 구독하는 유료 회원들이다. 그림자는 3인칭이다. 산다, 살았다, 살 것이다. 오늘의 집은 대과거 속에 머물러 있다. 떴다방과 그라피티, 플리마켓, 반제품 조립은 해체가 답이다. 괼 수 있다면 등짝도 식탁이 된다. 국물이 샌 밀키트와 빅이슈, 중앙 정원에 일회용 컵을 남겨 둔 사람들. 창 너머 받침이 높은 찻잔과 석고 방향제가 보인다. 구경하는 집이 아니다. 삽화처럼 걸린 커튼을 당기는 사람은 내가 아니다. 때로는 향기가 도면입니다, 입주자들은 구조에 서툴고. 락스 냄새를 지우려고 목이 긴 꽃대에 커피를 쏟는 사람들. 칸칸이 밴 잔향을 되짚으며 머스크나 우디 때로 로즈라고 불러 주는 사람들. 서로의 체취를 생활 반응이라 믿는다. 각자의 샴푸 향이 하나의 배수구를 타고 흐른다. 가장 또렷한 대답은 문고리를 채우는 소리. 똑같은 분배기와 계량기에서 표정을 지목했을 때 의사가 마리모를 키워 보라고 권했다. 물컵 하나면 족하고 무엇보다 냄새가 없습니다. 나의 마리. 초록 살갗이 얼굴이니? 마리모들은 컵 속에 엉겨 이백 년이나 살 수 있다. 각방 없이. 공용 화장실 없이. 살비늘 없이. 복도에서 자두 향이 샌다. 아무도 문 열지 않는다. 소비기한이 다른 건 공평한 질서다. 내가 의심하는 건 밀봉된 여름이 아니다. 물컵 하나면 족하고 무엇보다 냄새가 없습니다. 얼굴이 깨질까 봐 반려 돌을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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