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괴감
- 작성일 20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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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괴감
한기옥
우리 동네 치과의사 P는 친절하지 않다
어디 불편하세요?
짧게 묻고 말하지 않는다
본 떠온 이가 맞지 않는다고
굼뜨다고
치위생사에게 수시로 눈 치켜뜰 때면
매몰찬데
환자가 넘친다
내가 이제껏 봤다고 말한 건
보지 않은 것과 다르지 않고
안다고 믿었던 건 가짜일까
모호하고 어려워
안개 들어찰 즈음이면
쥐어짜듯
아 아 아 아 아.....
한 마디 던지고
말문에 대못을 박는다
나는 이제껏 알던 말들을 지우고
오롯이 P의 한 음절에 기대어
낯선 꿈인 듯한 곳을 헤매다 나오게 되는데
그때마다
내가 천근만근 아파 여기 왔었던가요?
P가 만져준 이는 달라 여기 온다는 그들처럼
개운함과 안도감과 충만함에 빠진다
나도 선물처럼 뭔가 주고 싶어서
시집을 만지작거리다가
아 아 아 아 아.....
누구든 읽고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드는
P의 한 음절 같은 시 들어있나?
그런 시 한 편 얻을 날 올까?
생각에 이르면
다 쳐내야 할 말 잔칫집 같아서
내려놓게 된다는 걸
그는 모를 거다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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