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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기

  • 작성일 2026-09-01

  겨울나기


김태훈


  마당에서 대문까지 쌓인 눈을 치웠건만

  바닥은 빙판입니다


  오해가 폭설처럼 그치지 않아

  맨손으로 눈을 치웠습니다

  추운데 땀 흘리는 내가 이상했어요


  눈에 손을 박으며

  이 새하얀 것으로 무력해지는


  마당에 나는 혼자 있습니다

  눈더미는 건들수록 검게 물들고

  조금씩 녹다가도 더 단단해질 작정이군요

  내가 산산조각 깨질 운명입니까


  질 수 없어 드러누웠습니다

  팔을 휘저으며 여긴 내 마당이라고

  하지만 눈을 대문 바깥으로 몰아내진 않습니다

  나의 오해는 남의 몫이 아닙니다


  치우다 보면

  눈은 사람이 되었다가

  담벼락이 되기도 하고

  겨울이 있었다는 흔적이 되기도 해서


  눈을 맞으며 눈이 그친 마당을 상상합니다

  검게 멍이 든 사람의 뒤통수를

  덜 녹아서 돌처럼 딱딱해진 마음을


  계속 매만진 손은 붉습니다

  찬 것만 쥐었는데 뜨겁고 따뜻하군요

  방금 태어난 것처럼

  기다리는 마음은 항상 새롭고


  등줄기로 들어간 눈이 녹으면서

  가진 온도를 전부 내어주듯

  쌓인 눈에 얼굴을 박을래요


  눈이 다 녹을 때까지

  절대 마당을 떠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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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훈
  •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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