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이트의 산책
- 작성일 2026-09-01
- 댓글수 0
이누이트의 산책
김태훈
차가운 손에서 땀이 흘러 내 심장은 불타는 얼음이야 이해는 인간의 몸으로 불가능한 걸까 뇌의 회로에서 전기가 번쩍이는데 어딘가 고장나고 있었고
무사한 날들이었지 빙하 뒤를 상상하기 전까지는 너머에 닿기를 꿈꾼 새의 날개는 펄럭일 수밖에 없다고 날개뼈를 으쓱거리며 먼 조상을 생각해 건넬 수 있는 언어가 없었을 때 그들에게도 오해가 있었는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게 있어
무릎을 눈밭에 푹푹 집어넣으며 멀리 가는 사람이 있었대
돌아오는 길은 생각하지 않고 내지르는 말처럼 걷는 거야 얼음만 가득한 풍경 속에서 무엇이든 부서지면 걸음을 멈추는 거지 마음이든 몸이든 둘 중 하나는 끝장을 보는 거래
끝장을 모르는 두루미 떼는 자꾸 유리 벽에 부딪혔다 거기까지를 두루미의 이해라고 부른다면 당신의 방향이 잘못된 것 나는 죽은 두루미들을 껴안으며 미래를 생각해
생각이 많이 쌓일수록 마찰이 생겨 몸이 타오른다 몸을 견딜 수 없을 때 비행을 거듭하고 유리를 깰 수 있을 것 같아 온몸을 내던지기도 하면서 너머는 가까워지고 마음은 단순하게 깎인다고
두루미 몸에 박힌 유리를 하나씩 뽑으면서
아픔을 가늠하는 동안
주변의 눈을 다 녹일 정도로 땀을 흘렸는데 나는 춥다, 춥다고 곁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때 뒤를 돌아보면
발자국이 없었어
똑같은 빙하가 전부 다르게 보이고 여기서부터는 또 다른 미래가 시작되겠구나 깨닫는 순간 다시 나아가야 할 길이 보이고
산책과 방황을 구분할 수 없어서
두루미들의 날개를 편 채 눈에 파묻는다
얼마나 더 가야 너머에 도착할 수 있을까
몸이 말을 듣지 않지만 두루미를 이해하고 싶어 두루미에 박힌 유리까지도
온몸에 눈이 묻어 있다 눈 결정이 살을 파고드는데 아프지 않았다 두루미를 묻은 곳부터 미래가 시작되었다고 여기서부터 너머라면 나는 아직 부서지지 않아서 조금 더 걷기로 한다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댓글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