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
- 작성일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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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김참
고깔모자 광대가 거리에 나타난다. 마술을 보여드릴게요. 당신이 원하는 걸 순식간에 가져오는 마술. 자, 원하는 걸 말해보세요. 빵모자 쓴 노인이 말한다. 나는 포도주가 필요해. 광대는 노인의 빵모자 속에서 포도주병을 꺼내 노인에게 건넨다. 노인이 깜짝 놀란다. 구경하던 소녀는 생각한다. 완전 사기네. 짜고 치는 고스톱이야. 소녀는 말한다. 나는 노란 탁자 한 개와 보라색 찻잔 두 개 그리고 검은 초콜릿 한 상자가 필요해요. 광대는 고깔모자 속에서 노란 탁자와 보라색 찻잔 두 개, 초콜릿 한 상자를 꺼내 소녀에게 건넨다. 소녀는 딱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소녀 뒤에 서 있던 거인은 말한다. 나는 약탕기가 필요해. 아주 커다란 약탕기 말이지. 광대는 모자 속에서 검은 약탕기를 꺼낸다. 아주 커다랗고 고풍스러운 약탕기엔 기이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광대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노인과 술병과 소녀와 탁자, 의자, 초콜릿 상자가 약탕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거인도 비명을 지르며 커다란 약탕기 속으로 사라진다. 광대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검은 약탕기가 공중으로 둥둥 떠오른다. 광대는 약탕기를 타고 솜사탕 같은 흰 구름 떠다니는 언덕 너머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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