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샅샅이 찾아볼게

  • 작성일 2026-09-01

  샅샅이 찾아볼게


이상영


  겉으로든 안으로든 단단한 껍데기를 만드는 법을 모르겠어

  귀담아 듣지 말고 따르지 말자

  답장을 남겨줄래? 나는 이 여름이 가기 전에 

  다시 오게 될 것 같거든 


  열과 성의를 다해 머무르기 나는 오늘 이곳에서 

  폐부와 솔기로 가끔은 내 이름으로

  가끔은 네 이름으로 가끔은 윤영의 이름으로 

  가끔은 이름의 이름으로 이름을 부를 수 있다면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아


  처음 중에 가장 어려웠던 거 말하기

  하루에 거짓말은 몇 번 해

  가방에 든 것 중 가장 보여주고 싶은 거 동시에 꺼내기

  내버려둘래 내버려둘래


  이거 다 외워야 이 건물을 나갈 수 있대

  층이 바뀔 때마다 와락 튀어나오는 눈들이 있다 하나하나 모두 

  형광펜 같아 비닐 안에 들어있는 카스텔라 크게 웃을 때 광대뼈가 도드라지는 언니 소리 내지 않고 웃는 건 정말 기이해

  나는 무엇을 믿어야 할지 여전히 모르고

  저녁에는 은혜롭다 말해버리자

  큰 소리로 인사하면 빨리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린 지름길이 도움이 됐니

  여기까지 내려왔다면 너도 한번 해봐

  도움닫기처럼 마지막 하나 남은 계단처럼

  왜 이토록 숨죽이고 기도해야 할까


  밤이 오게 해주세요 오늘도 같은 주문을 뱉어낸다 칠흑처럼 어두운 밤이 오게 해주세요 우리들의 소리가 날카로워집니다 꿈의 정점에서 점프를 할 거예요 듣습니다 너의 원망을 나의 해결하지 못하는 희망들을 거품을 뿜어내요 내 입에서 실이 빚어진다면 그건 짙고 반짝이는 상상만 해도 설레어요 단단히 꼬여가고 쥐어요 오므려요 끝없이


  서로 망을 봐주기로 해 훼손된 우리들은 이렇게나 길어지고 있어 몸이 먼저 기억할 거야 밤은 지나왔으니까 발바닥으로 눈 밑으로 새살이 팔꿈치를 덮고 속눈썹 새 이마 새 밤 새 영혼 새 로퍼 새 방화문


  누군가 내 사과를 처음 받아준 날 누군가 새 친구가 되기로 약속한 날 조금 전에 할퀸 것도 잊어버린 것처럼 보지 않아 듣지 않는다 만지지 않는다 외우고 기억하고 소리낸다 멧돼지의 복부로 발톱의 자국이 이어지고 또 이어지고 이건 다음 사람에게 전해질 두꺼운 족보 이렇게나 풍성한 저녁 지어낸 것이 없는 이야기  


  움직이지 않는 돌덩이를 밀어버린 사람이 있대 비법이 있었을까? 하지만 이건 꼭 입에서 입으로 전해줘 웃으면서 얘기하더라도 심각하게 얘기하더라도 사라지지 않을


  잿빛이다 깊은 곳에서부터 흘러나오는 

  최선의 속도다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힘이다

  계획을 세웠지 용기가 충만해

  벌써 두 번 물어본다 나는

  서두를 것 없다


  입안에 침이 남아 있지 않은 기분으로

  여길 봐 봐 

  아까부터 눈치채고 있구나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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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영
  •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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