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의 빛
- 작성일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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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의 빛
김지숙
두 사람이 공원의 밤을 걷고 있네
부드러운 발걸음과 달리 성난 영혼은
일찌감치 사냥개들의 양식이 되었네
푸른 밤공기 속에서 사냥개들은 천천히 식사를 시작하고
주변으로 검은 뼈들이 쌓이는 걸 두 사람은 묵묵히 지켜보네
우리는 우리 안에 너무 많은 사람을 데리고 살고 있구나
사냥꾼은 보이지 않지만, 언제든 총을 겨눌 그에게
가져본 적 없는 부모나 형제의 친근함을 느끼기도 하는
두 사람이 나란히 걷네
약하고 덧없는 것들이 부서지는 풍경 속에서도
어린 풀잎처럼 영원을 만져 볼 수 있기를
내가 너의 흔적이고 네가 나의 미래이기를
뜨거운 반역의 계절 한가운데서
그늘도 초록이었을
두 사람이 밤의 공원을 걷고 있네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묘지를 돌보는 사람들처럼
잔풀이 머금은 물기에 발목을 적시며
그 집 앞에는 두 그루의 아름다운 나무가 있었지
나무는 싱그러운 잎을 가지고 있고 꽃은 향기로웠지
손에 닿지 않는 그 무언가가 있어
두 사람은 서로에게 빛처럼 스며들고
달빛에 그을린 풀잎들이 끝없이 흔들리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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