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
- 작성일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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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우은주
너무 뜨거워서 일어났어.
벤치에 앉아 땀에 젖은 네 털을 빗긴다. 보드라운 털 사이로 전해지는 열기. 네가 좋아하는 계절을 사려고. 농장 게임을 시작했다.
다시 살아난 양의 고기를 얻고 달걀을 거두며 점수를 쌓는다. 가끔 벼와 콩을 수확하는 일이 휴대폰 너머에서 진짜처럼 느껴진다. 새끼를 낳지 않은 염소에게서 젖을 얻는 일이 이상하지만. 정교하고도 허술한 이 세계는 내 이해를 구하지 않고도 흘러간다.
구매한 부스터를 한꺼번에 열어놓는다. 경험치를 높여 다음 레벨까지 쉼 없이 달린다.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생각할 틈이 없다. 배를 타고 나가 물고기를 잡고 돌아와 열매를 거둔다.
파이를 굽는 마음이 현실과 다르지 않다.
내 손끝이 뜨겁다. 고요한 세계. 아이템을 얻을 때까지 코인을 번다.
여름잠에서 깨어날 곰은 없어. 잠을 자기 위해 잠을 잘 수 없다. 너에게 ‘완벽한 계절’을 주려고. 오늘도 농장에 출근한다.
지금이 무사하길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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