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 작성일 20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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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
신용목
그때 복도는 몇 개의 전등으로 창밖의 노을을 이겼을까
더운 날, 물컵에서 흘러내린 물방울
물컵이 식탁에 만든 둥근 물 테두리
창밖엔 저녁이 쥐었다 내려놓은 지문처럼 어둠이 희미한 달무리를 남기고,
달무리마저 다
지나간
뒤, 도구함 같은 내 머릿속에 생각을 넣어놓고
지하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복도는
물을 마신다
어제의 숙취가 다 가시지 않았는데, 형광등은
어떻게 자신을 식판마다 똑같이 나눠줄까
창문이 어둠을 똑같이 나눠담듯이
그리고
컵에 따랐던 물을 다시 몸에 따르듯
툭
불이 꺼지면, 잔반통에 쏟아지는 하루치의 복도가 밥찌꺼기 같은 별들을 뺨에 묻
히고 걸어온다
돌아보면
멈춘다, 복도는 어떻게 하루를 사람들의 몸마다 정확히 나눠주고 고요해질까
사람들을 다
지나가게 만들까
구내식당은 복도 끝에 있어서
창문에 묻은 별을 닦기 위해 검은 손가락이 한 장씩 안개를 뽑아 올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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