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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특!기자단 멘토링 후기]글틴 기자들의 가능성과 생기가 가득했던 시간들

  • 작성일 2013-12-25

[문학특!기자단 멘토링 후기]



글틴 기자들의 가능성과 생기가 가득했던 시간들


변인숙





“글틴 학생 기자들을 ‘아는’ 문화계 작업자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4월부터 12월까지 글틴 학생 기자들의 기사를 담당하며 든 생각이다. 글틴 기자들은 문학 작가를 비롯한 예술계 종사자들을 취재원으로 만나면서 기사를 썼다. 그들이 좀 더 많은 예술가들을 만나고 예리한 질문과 날카로운 시각으로 취재하길 바랐다.
올해는 한 달에 한 번 정기모임에서 회의를 한 후 취재기사를 작성했다. 공동으로 작성한 횟수도 잦다. 매달 마감일은 15일이었고, 완성된 기사들은 글틴 웹진에 게재됐다.
학생 기자들을 만날 때면, 담당자로서 약간의 가이드 팁만 제시했다. 아이템을 어떻게 선정할지, 취재원 섭외는 어떤 방식으로 할지, 만나서 어떤 순서로 순조롭게 대화할지, 글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작성할지 등등을 얘기 나눴다. 개떡같이 말하면 찰떡같이 알아듣고, 학생 기자들은 기사를 정성스레 완성했다. 봄에서 겨울로 갈수록, 시간이 흐르면서 더 잘 써왔다.
기사를 쓰기 전 신신당부했던 몇 가지 조언을 공개한다.
일단 아이템을 선정할 때 ‘정말로’ 본인이 궁금한 소재를 고르도록 했다. 어른들 눈에는 안 보이고 지금 딱 ‘글틴 기자’라서 잡을 수 있는 소재라면 좋았다. 이 때문에 학생 기자들이 초반에 뽑은 아이템은 ‘청소년문학 문체와 청소년 실제 언어습관의 괴리감’, ‘문학청소년들이 갈 만한 대학 학과’, ‘국문과 존폐 위기’, ‘고등학교 현장에서의 예체능 입시 허점’ 등이었다. 몇 편은 완성됐고, 몇 편은 회의만 거듭하고 초고만 쓰다 끝이 났다.
특히 글틴 독자들에게 ‘대학 학과’를 소개할 때는 어느 학교의 어떤 과 학생들을 만날 것인지도 첨예하게 의견이 오갔다. 글을 쓰는 친구들은 줏대가 강한 편이라 대학 진학만이 목표인 것처럼 비치는 것도 위험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다양한 진로 방향을 제시하려고 시작했고, 기자들이 먼저 문학 관련 재학생들을 만났다. 대학교 탐방 외에 다른 방식들도 아이디어로 많이 나왔는데 대학 시리즈로만 이어지다 끝이 나 아쉽다. 갖가지 방식으로 더 연재됐으면 좋았을 텐데, 입시 시즌과 겹치면서 학생 기자들도 시험을 치러야 해서 중간에 막을 내렸다.
국문학과의 위기는 인문학과 순수예술학과의 폐지 등 학계 이슈와 맞물려 서로의 의견을 개진하는 정도로 말들이 오갔고 글로 옮기지는 못했다. 이후 인문학 대중강좌, 서적 등이 각종 매체에서 주목을 받았는데 이러한 유행과 더불어 학생 기자들이 고민했던 주제들도 합쳐져, 언젠간 또 다른 기사로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글을 쓸 때 유의할 점은 정보 전달의 목적성 때문에라도 독자의 성향을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 글틴 기사의 기본 독자는 글틴 이용자들이었지만, 글틴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사를 쓰도록 당부했다. 초등학생 조카가 읽어도 “이게 무슨 뜻이야?”라고 묻지 않을 수 있는 글. 그래서 문학행사 방문기를 쓰거나 작가 인터뷰를 쓰더라도 어려운 용어는 풀어서 설명하는 게 필수였다. 문장의 어순이나 어법이 맞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었고, 그 외에 어떤 문장이라도 연결고리가 어렵지 않게 한눈에 뜻이 파악되도록 점검했다.
첨삭 과정에서는 시를 쓰는 글틴 기자들과 소설을 쓰는 글틴 기자들의 차이점이 두드러졌다. 소설가 지망자들은 문장을 구체적으로 풀어쓰고 상황을 묘사하려 애썼다. 줄줄 계속 설명하는 문투를 구사하기도 했다. 그런데 시인 지망생들은 추상적인 문장이 많았고, 국어 어법의 제약을 받지 않은 채 비유법을 애용했고, 단어 선택도 좀 달랐다. 처음에는 어떤 성향의 학생이 썼든지 간에 국어 문법에 맞게 바꾸고 수정을 많이 한 편이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학생들이 기자 지망생이 아니고 작가 지망생인 것을 파악하고는 구조나 부호 정도만 수정하고 대체로 글을 건드리지 않았다. 첨삭을 많이 했다가 도로 지우고, 학생 기자의 원본을 펼쳐서 조금만 손보는 일을 반복하기도 했다. 특히 열심히 쓰던 학생 기자들의 글일수록 본인이 주기적으로 쓰고 있으니 자신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고 판단해서 손대는 부분을 줄였다. 오히려 취재를 열심히 하는 쪽으로 더 독려했다.
실제로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학생 기자들이 보낸 글들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본인이 맡은 아이템의 정보들을 더 꼼꼼히 수집하는 습관을 지닌 것이다. 글이야 어차피 평생 쓸 것이니 글틴 기자들도 글 자체의 문제점에 골몰하기보다는, 시각이 넓어질 수 있게 먼저 고뇌하길 바랐다. 어떤 사안이든 흑과 백으로 나눠 보지 않도록 했고, 과욕과 절제 사이에서 본인이 자신만의 관점을 찾아가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했다. 그런 점들이 점점 풍성하게 글에 묻어나고 있어 기분이 좋았다.
한두 번 정도는 홍대나 대학로 문화현장에서 바로 써서 글을 제출하도록 하는 숙제를 내주기도 했다. 정오에 만나 밥을 먹고 회의를 한 뒤 오후에 취재를 하고 써서 저녁에 제출하는 스케줄이었다. 그럴 때는 학생 기자들이 서로 협업해서 아이템을 골랐고 취재날 외에도 따로 온오프 공간에 모여 취재를 보완해 갔다. 바로 그날 완성하기보다는 현장감 있게 아이템을 골라 글을 구성한 뒤 따로 기사를 작성해 일정을 완수했다. 민들레문학상 관련 사전 행사나 와우북페스티벌, 월 스트리트 소재 등은 그렇게 글틴 기자들이 힘을 합쳐 기사를 썼다.
취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나’ 외에도 ‘독자’들의 궁금증을 고려하는 것이다. ‘내가 안다’고 해서 ‘남도 안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모든 것을 모르는 상태로 가정하고, 기본적인 것부터 세세한 것까지 취재원에게 물어보도록 했다. 그렇다고 해서 식상한 질문만 하라는 것은 아니었고, 기본적인 것들을 챙기면서 민감한 질문도 때때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직접적으로 묻는 게 어려울 때는 다른 정보를 통해 유추할 수 있도록 사전 취재로 공부를 하고, 내가 기사에 하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취재원의 입과 귀를 빌려 ‘대신’ 문장으로 전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했다. 질문할 권리를 최대한 누리면서 글틴 기자들의 명함도 신나게 사용하도록 당부했다.
취재원을 만났을 때는 가급적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되, 인간으로서 완전한 객관성은 확보할 수 없으니 여러 얘기를 들어 보도록 했다. 가령 행사 준비 측 인터뷰를 한다 해도 그 팀의 얘기만 받아 적지 말고, 취재원들 뉘앙스에서 파악되는 그쪽의 인간관계, 알력, 소외감 등을 모두 파악할 수 있도록 애쓰라고 조언했다.
2013년 마지막 달이 돼버린 지금, 서로 얘기 나눈 것들이 모두 기사화되진 못했지만, 학생 기자들은 그래도 취재의 추억은 쌓았을지 모르겠다. 워낙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사는지라, 한번 모이면 글틴 기자들끼리 퍽 반가워했고, 오랫동안 축적된 얘깃거리를 서로 풀고 가려는 느낌이었다.
다만 상반기와 하반기에 뽑힌 학생 기자들이 한데 모여 열띠게 애기를 못 나누는 게 아쉽지만, 몇몇이 매달 기사를 마감하고 행사를 마련해 간 소식은 몹시 뿌듯하다. ‘문학특기자단이 뽑은 청소년 문학상 시상식’을 해보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설 때는, 학생 기자들의 얼굴이 모두 빛나 보였다. 개인 사정으로 중도에 그만뒀거나 잦은 일정 변동으로 얼굴을 자주 챙겨 보지 못한 글틴 기자들도 이번 기수 마무리 모임이나 글틴 캠프 때 꼭 봤으면 좋겠다. 짧은 시간일지라도.
2013 문학특기자단, 2014년에는 아마도 더 치열히 문학 현장을 뛰어다니며 알찬 기사들을 쏟아낼 것이다. 올해 익힌 습관들이 내년에는 좀 더 몸에 착 달라붙을 테니 말이다. 지금까지 해온 그대로만 힘을 발휘하고, 현재의 열정만 다 소진하지 않아도 좋다. 자연스레 쓰고 싶은 게 많은 날이 올 것이다. 글틴 기자들의 잠재력과 저력이 다방면에서 활짝 꽃피길. 후훗.




《글틴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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