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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쓰고 쓰고 쓰는 십대를 보낸 이들, 문장청소년 문학상 글틴 수상자들을 만나다

  • 작성일 2013-03-15


쓰고 쓰고 쓰는 십대를 보낸 이들, 문장청소년 문학상 글틴 수상자들을 만나다

 

열아홉 민식, 열여덟 선혜

 

 

 

 

 

   어떤 이들에게 문학상은 쓰는 데 주춤할 뻔한 시기에 사소하지 않은 에너지를 줄 수 있다. 글틴 최선혜(소설), 김민식(시)도 마찬가지다. 둘은 지금 글을 쓰는 순간조차 “쓰고 싶다. 계속 써야겠다”는 설렘을 얻었다. 딱 어느 한 시기가 아니면 받을 수 없는 상 ‘제8회 문장청소년 문학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청소년이 아니면, 아무리 잘 쓰고 무슨 수를 쓴다 하더라도 받을 수 없는 상. 고스란히 10대의 추억이 될 만한 흔적이다. 최선혜 고3은 소설 ‘비염’으로 대상을, 김민식 대학 새내기는 시 ‘이름’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비염은 재수생의 불안한 심리를 비염 앓이에 잘 버무렸다. 이름은 계절의 경계를 보내는 화자의 따뜻한 시선이 개명이라는 소재에 배어난다. 시상식이 열린 3월 5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두 학생의 수상 소회를 들어보았다.

 

 

   Q 문장 청소년 문학상을 받은 소감은?

   (최선혜) “심리학, 철학 분야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계속 그쪽 공부를 많이 하고 싶어요. 아직 부족한 저에게 이 큰 상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저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김민식) “많이 못 쓴 글인데 뽑아주셔서 감사하고,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글을 쓸까 말까 망설였는데, 계속 써야 할 것 같습니다.”

 

   Q. 최선혜 글틴은 10월부터 지금까지 꿈같은 일이 자주 발생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일인가요?

   (최선혜) “연달아 행운이에요. 9월부터 지금까지 수상 행운을 누렸어요. 확신이 없었는데, 백일장에 나가 상을 받았거든요.”

 

   Q. 문장 청소년 문학상 수상 전, 무슨 상을 받았나요?

   (최선혜) “지난 가을에 성균관대 전국고교백일장 상을 받았어요.”

 

   Q. 가족이 글을 쓰거나 읽는 데에 반대하지는 않았나요?

   (최선혜) “부모님이 공부 스트레스는 많이 안 주세요. ‘하고 싶은 것을 해라’라고 하세요. 글 쓴다고 말씀 드렸을 땐 ‘힘들진 않겠니?’ 걱정은 하셨는데, 월 장원 받고 다른 상도 받고 그러니까 오히려 저보다 더 기뻐해주세요. 되게 많이 지지해주셨어요. 집에서 책 많이 읽도록 권해주시거든요. 저는 소설을 읽고 엄마랑 아빠는 심리학, 철학책을 보세요. 엄마가 동양철학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계시거든요.”

 

   Q. 김민식 글틴은 예고를 졸업했고, 대학도 문예 창작을 전공하게 됐는데요. 합격 축하를 많이 받았겠어요.

   (김민식) “주변에서 잘됐다고 해주시고, 부모님도 만족하셨어요. 무슨 일을 하든지 시는 계속 쓰고 싶어요.”

 

   Q. 최선혜 글틴은 ‘비염’을 쓰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쓰는 데 얼마나 걸렸나요?

   (최선혜) “지난 10월에 썼는데요. 제가 2012년에 비염이 너무 심해져서 잠 못 자고 있다가, 써봐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새벽에 썼어요.”

 

   Q 재수생의 심리를 어떻게 파악했나요?

   (최선혜) “오히려 지금은 큰 거부감이 없는데요. 고 2땐 만일 내가 재수를 하게 된다면 상상했을 때, 그게 너무 무서웠어요. 그 상황이 되면 어떤 마음일까? 그 답답함이 어떤 형태일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썼어요. 성적이 엄청 특출난 것도 아니고, 걱정을 미리 하는 스타일이에요.”

 

   Q. 김민식 글틴은 ‘비염’을 어떻게 봤나요?

   (김민식) “저는 이미 졸업한 학생 작품인 줄 알았어요. 답답하고 억압받은 마음이나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상태를 보면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썼나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예고 학생들 소설을 볼 때면 기교적으로 잘 쓰긴 하는데, 순수하고 깔끔한 느낌이 부족하단 생각을 할 때가 있었는데, ‘비염’은 학생이 쓸 수 있는 글인 것 같아요. 어른을 따라하지 않고 쓴 게 좋았어요.”

 

   Q. 김민식 글틴은 언어 선택이 섬세한데요. 언제부터 단어에 예민해졌나요?

   (김민식)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인데요. 1학년 때는 소설을 써서 문장 쓰는 것에만 신경 쓰고 단어에는 신경을 안 썼는데요. 2학년 때부터 시를 쓰게 되면서 단어 하나하나를 파고드는 습관이 생겼어요. 하루에 한 단어씩 선택해서 사고하는 식으로 시간을 보냈어요.”

 

   Q. 김민식 글틴은 한 친구가 자신에게 “새로운 낱말을 가르쳐줬다”고 각별한 의미로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그 친구가 어떻게 영향을 미쳤나요?

   (김민식) “전에는 제가 인간관계가 많이 좋지 않고 닫혀 있는 성격이 결함이라고 느꼈는데, 그 친구가 그 부분을 채워줬어요. 제가 모르고 있던 새로운 감정을 알게 해줘서, 쓰는 데에 시선이 열린 것 같아요.”

 

   Q. 이제 대학생이 되니 계속 더 많은 분야를 접하고 글을 쓰게 될 텐데요. 또 어떤 다른 일을 하고 싶나요?

   (김민식) “저는 목요일마다 시 분과에서 시를 합평하는데요. 그런 데서 글 쓰는 것뿐만 아니라, 농구도 하고, 기타도 연주하고 싶어요.”

 

   Q. 문학 전공 외에 또 공부하고 싶은 분야는요?

   (김민식) “과학에 관심이 많아요. 인문학과 과학을 접목해 공부하고 싶어요.”

 

   Q. 최선혜 글틴은 졸업하면 어떤 일을 하고 싶나요?

   (최선혜) “문학관련, 청소년문학관련, 청소년복지 쪽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Q. 둘은 요새 어떤 작가들을 좋아하나요?
   (최선혜) “좋아하는 작가 책은 사놓고 자주 보는데요. 한강, 김애란, 구병모, 정유정 작가를 좋아해요.”
   (김민식) “예전에는 이성복 시인을 가장 좋아했고 지금은 심보선 시인을 좋아해요.”

 

   Q. 책을 구입해 보는 편인가요?
   (최선혜) “도서관에서 빌려보다가 작년에 우연히 출판 집회에 갔다가 사보게 됐어요. 제가 윤도현 팬인데 출판 집회에 나온다고 해서 친구랑 갔어요. 출판 쪽으로 일하고 싶은 마음도 컸거든요. 출판인들이 모여서 도서정가제나 출판기금조성 얘기를 했어요. 그때 책을 많이 사는 게 출판 시장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고, 한 달에 세 권 정도씩 사보고 있어요.”
   (김민식) “아주 많이 사는 건 아닌데, 시집은 보통 사 읽어요.”

 

   Q. 글쓰기를 하다가 슬럼프가 온 글틴들에게 조언 한마디씩 해주세요.
   (김민식) “오랜만에 펜을 잡고 글을 쓰려고 하면, 위대한 작품을 써야지 할 때가 있어요. 그런 생각을 할 때 힘들어요. 아무리 사소한 감정이라도 진짜로 느끼는 것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선혜) “저는 저한테 하는 말이기도 한데요. 부담을 안 가졌으면 좋겠어요. ‘모든 게 걸려 있어’ 그런 게 아니라, 이게 좋아서 하는 일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부담을 가지면 가질수록 글에 그대로 묻어난다고 생각하거든요.”

 

   Q. 최선혜 글틴은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던데, 본인의 글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거나 읽어주는 친구들이 있나요?

   (최선혜) “중학교 때 친구도 그렇고, 항상 제 얘기를 잘 들어주고 동조해주는 친구들이 많아요. 글을 보여주면 같이 얘기를 해줘요. 고1때 한 친구를 사귀었는데, 글을 굉장히 잘 봐줘요. ‘뭐 쓴 거 있어 보여줘 봐. 이 부분은 고쳤으면 좋겠어’ 그러면서 적극적으로 도와줘요. 이번에 글틴 캠프 가서 친구들을 많이 만났고, 백일장에서도 만났어요.”

 

   Q. 김민식 글틴도 캠프에 참가해보니 어땠어요?

   (김민식) “저는 작년에 글틴 캠프에 갔는데요. 팀원들에게 많이 미안했어요. 즐기기보다는 학구적 동아리 분위기로 있었거든요. (웃음) 굉장히 미안한테 그 이후로 다른 데 가면 생각을 나누고 갇혀 있지 않으려고 하죠.”

 

   Q. 최선혜 글틴은 이제 고3이 되는데요. 어떻게 일 년을 보내고 싶어요?

   (최선혜) “수학이 지금 제 발목을 잡고 있는데요. 일단 가장 큰 목표는 후회 없는 고3을 보내고 싶어요. 공부를 하든 글을 쓰든 대회를 나가든, 그 순간에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할 거예요.”

 

   Q. 이번에 받은 문학상 장학금으로 뭘 하고 싶은가요?

   (김민식) “저는 일단 연습용 기타를 살 것 같아요. 봄에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고 싶기도 해요.”

 

   Q. 어디 가고 싶어요?

   (김민식) “부산이요. 한 번도 안 가본 곳이에요.”

   (최선혜) “저는 장학금으로 책 살 것 같아요. 먹는 거 좋아해서 친구들이랑 맛있는 거 먹고, 만년필을 사고 싶어요. 나머지 돈은 저금하고요. 큰돈을 받는 게 처음이에요.”

 

   Q. 왜 만년필인가요?

   (최선혜) “옛날에 잠깐 인도에 갔는데, 학교에서 만년필을 썼거든요. 만년필을 많이 안 쓰는데 얼마 전에 거기서 쓰던 걸 발견했는데,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많이 써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가 인도에 관심이 많아서, 초등학교 5학년 때 1년 정도 현지에서 홈스테이를 한 적이 있어요.”

 

   Q. 글틴 사이트나 글틴 웹진에 바라는 게 있다면요?

   (최선혜) “글틴은 되게 좋은 사이트인 것 같아요. 청소년들한테 많은 기회도 제공하고 여러모로 노력하는 사이트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글틴도 계속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가져줬으면 해요. 글이나 문학을 통해서 자신이 변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받는 청소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글 쓰는 학생들에게 한정된 게 아니라, 많은 청소년들이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웹진이었으면 해요.”

   (김민식) “글틴은 아무래도 글 쓰는 아이들이 즐기는 유일한 사이트다보니까 글을 올리는 게 부끄러울 수 있는데요. 부끄러워하지 않고 많이 올려줬으면 해요. 사이트에 크게 바라는 건 없어요. 그리고 웹진 글은 쉽게 쓰였으면 좋겠어요. 글틴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도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하고, 이해하기 쉬운 글이 연재됐으면 해요. 참여하는 학생들 폭이 넓었으면 하거든요.”

 

 

   인터뷰를 마치고 최솔 (최선혜 글틴 필명)은 가족과 함께 떠났고 木生 (김민식 글틴 필명)은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중국집에서 식사를 했다. 최솔은 그 날 시상식장에서 윤성희 소설가에게 “네 나이에 나는 그 정도로 못 썼다”는 극찬을 받았고, 김민식 학생은 뒤풀이에서 만난 공모마당 성인 수상자들에게 ‘나이에 비해 굉장히 성숙한 작품’이라며 칭찬을 받았다. 이제 시작이다. 글틴에서 출발한 두 예비 작가가 아마도 몇 계절을 보내면 성숙한 작가로 거듭날 것 같다. 청소년기를 통과해 성인이 되어가며 또 어떤 글을 써내려갈지 궁금해지는 수상자들이다.

 

인터뷰 정리 : 변인숙 baram4u@gmail.com

 

 

   《글틴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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