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의 세계
- 작성일 202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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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의 세계
최문자
침묵할수록 입술은 이응처럼 순한 발음이 필요했어 창밖에는 내다버릴 발음으로 가득한데 나무들은 그대로 자랐어 거대하게 이응을 빼버리면 난 쓸 말이 거의 없어 이응의 세계는 한없이 부드럽지 살고 싶은 마음이 생겨 “이응 이응” 여러 번 소리 내서 읽어 봐 나무가 보여 터지고 싶은 풍선 사이로 헤어지기 싫은 마음도 생겨
너와 나 사이 헤어져야 살아나는 것들이 무지무지하게 많은 알을 까고 있는데
어제 저녁 개미들이 이응같이 생긴 둥근 빵을 물고 돌아왔어 물고 온 분홍 꽃잎들이 개미들이 나를 함부로 건너 다녔어 새끼 개미가 물어도 내 피는 둥그렇게 엉겨 있었지 종일 사람들이 꾹꾹 밟고 지나간 자국을 보다가 발자국이 되었던 발등은 무겁다가 그냥 슬프다가 이응 같은 자국이 생겼어 이응은 상처까지 둥그랬어 하다 포기한 생각처럼
저녁 8시 이응이 아닌 개미들에게 끝, 끝 하고 말했어 물고 뜯는 것도 끝만 남았지 불이 꺼지지도 켜지지도 않는 거실에서 이응의 세계를 시로 썼어 주로 이응같이 생긴 사람들이 읽어 줄 거야 이응이 이응 밖으로 흘러나가고 있었어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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