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줄 모르고
- 작성일 202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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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줄 모르고
최문자
내가 사랑하던 것들은
어쩔 줄 모르고 있다가
내가 모르는 것들이 되어버렸다
남편은 조금 전에 살아 있었다
따스한 숨이 남아 있었다
조금 전에 조금 움직였을 손가락
그 손가락이 어쩔 줄 모르고 있다가 그쳤다
어쩔 줄 모르다가
흐르고 쏟아지던 물이 그쳐버리는 것
조금 전에 있었던 구멍이 메워지는 것
바다가 갑자기 갑갑한 땅이 되는 것
갑자기 경고음이 그치는 것
조금 전에도 과도하게 쓰던 낱말을 잊어버리는 것
신기해
그럼에도
이 도시는 계속 어쩔 줄 모르고 있다가
아직도 그치고 죽을 게 많다는 것
내가 관둬도 아직 시인이 많다는 것
빼곡한 숨들
어쩔 줄 모르다가 살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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