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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에 누워

  • 작성일 2024-10-01

   창문에 누워


오은경


   너에 대해 말해야겠다 너는 조금 특별하고 어딘가 유별난 데가 있어 (눈을 자주 깜빡거려, 나는 그게 거짓을 말할 때 버릇인 줄 알았어, 진실은 모르겠는데,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입장한 사람, 나타난 누군가 


   네게는 늘 동행이 있었다(나는 그걸 친구라 불렀지만) 어떤 관계인지 물어 볼 만큼 우리가 가깝다거나 친밀한 사이는 아니었다 나는 너의 친구가 되고 싶었다

   이름을 알고 싶었다 


   내가 너를 불렀더라면, 네가 돌아봤다면 

   나에게도 한 번쯤은 기회가 있었을 텐데 


×


   갑자기 변명이 하고 싶어진다 


   클럽 안 

   사람들은 대개 말이 통하지 않았고 외국인이었으며, 잔뜩 술에 취해 있었다 

   너와 닮은, 비슷비슷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네가 아니었으므로, 나는 계속 클럽을 돌았고 

   왜 내가 혼자 남아 있는지 묻다가 

   너와 춤추던 

   (옷차림부터 머리 모양까지 똑같던) 

   네 옆 사람을 떠올렸다 나는 잠깐 그를 너라고 착각했는데, 정말 잠깐이었다 웃을 때 입 모양이 달랐다 슬프고 

   화가 났다 무섭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아주 많았으니까 (나는 혼자 남겨질 때만 두려움을 느낀다) 


   우리는 분명 익명이었다 그런데 

   너와는 어떻게 만났을까? 


×


   너의 비웃음, 너를 통과할 때 

   되찾은 내 그림자 

   (너라면 이걸 외투에 비유하겠지만 

   지금은 빛이 강해 

   더워, 더는 견딜 수 없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지만 너는 

   손닿지 않는걸)


×


   계절이 돌아와 봄이 되었다 

   며칠 전에는 설레는 기분을 느꼈는데 


   완연한 봄이다 계속 

   창문을 열어 놓으니까, 벚꽃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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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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