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면들의 세계
- 작성일 2025-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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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들의 세계
김다연
지는 해의 이른 아침, 움직이기엔 빛의 양이 부족하다. 턱없이 부족하다. 습하다. 안개의 직전이다. 주파수가 맞지 않은 의식의 끝물이다.
그러나 그건 기분일 뿐이라고, 아무도 쓰지 않는 말들의 정령들이 뭐라 속삭이는 것만 같지.
핌 없이 이울어. 우리란 너머를 넘어가라고, 너머의 너머로 가라고, 서로를 지치게 하던 지표였을지도.
그런 면으로 보면 그런 면으로만 보이는, 그런 면으로만 이루어진 세계에서 얼마나 오래 걸었는지
말귀가 어두워진 두 발의 눈빛은 괭하다.
늘 그렇지. 이렇게라도 살아가려고 이렇게밖에 살지 못했지.
숨 쉬기 위해 숨만 쉬기 위해 무엇에도 목숨을 걸지 않아서 아직 살아 있는 거라면
그냥 내뱉고 말을 따라가. 모든 걸 말에게 맡겨.
그 말이 사라진다면 그 말과 사라지게.
말의 불을 밝혀. 어떻게든 모이는 희망에 희망을 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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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건
아름다운 시네요. 작가님의 건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