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두드리는 소리에 나가 보면
- 작성일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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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두드리는 소리에 나가 보면
김병호
베란다 한켠에 죽은 화분이 있습니다
겨울 내내 숨을 내놓는 동안
어찌할 엄두도 내지 못하였습니다
어둠은 여기서 피어나
끝없이 나를 두드리고
서성이는 먼 걸음을 흉내 내었습니다
숲이었다가
詩이었다가
당신이었다가
차마 다가가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면
가만히 빛나며 꿈틀거리는 가장자리를
후회라고 부르고 싶었습니다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화분같이
깊은 구멍 속에 산산이 흩어진 눈동자
나는 그게 달 같아서
홀로 키운 마음 같아서
내내 가까스로의 날로 지웠습니다
여러 빛들이 겹쳐 봄을 흔들고
나는 얼마나 멀어질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베란다 창 가득
홀로 지운 마음처럼
발자국이 생겼습니다
간곡한 마음도 없이, 조심한 마음도 없이
부르면 다시 돌아오는 이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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