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정
- 작성일 2025-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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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정
이현아
복싱을 하던 언니는 훈련 중 관장님에게 세게 맞고 화장실에 가 엉엉 울었다고 했다. 너무 아파서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흘렀다고 했다. 그때 느꼈던 감정에 슬픔과 분함과 좌절감이 섞여 있었는지 나는 알 수 없지만 언니는 너무 좋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매 정이라는 게 드는 것 같기도 하다고, 관장님이 너무 좋았다고 그랬다.
나도 누군가에게 죽을 때까지 두들겨 맞아 본다면
혹은 누군가를 죽을 때까지 두들겨 패 준다면
나도 엉엉 울 수 있을까?
정들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그 정도쯤은 나도 안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저 잠시 내게 헤드기어를 씌워주고 나를 링 위에 올려 보내 보았을 뿐이다.
그러나 상상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나는 당신들에게 두들겨 맞는다.
당신들은 글러브를 끼고 훅을 날린다.
나는 복싱을 배운 적 없으므로 처참해질 뿐이고
내가 바닥을 굴러도 당신들은 끝낼 생각 없다.
나를 짓밟고 걷어차고 내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나는 걸레짝이 되어 화장실에 들어간다.
울지 않는다.
왜 울지 않지?
이 화자는 왜 이곳에서 울지 않나요?
이건 내가 나에게 한 질문이 아니다.
저도 모르죠.
저는 이 화자가 아니니까요.
이 화자에게 주어진 것은 무참한 폭력이지, 눈물이 아니다.
눈물은 화자가 아닌 나에게 주어진 것
하지만 지금은 이것이 최선이다.
화장실에서 만신창이가 된 애를 보며 엉엉 우는 내게
그 애가 묻는다.
왜 울어요?
불쌍하잖아요‧‧‧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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