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 작성일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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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
김현서
지붕에서 후드득 빗소리가 새어 들어온다
통증처럼 온몸으로 퍼진다
소리는 침묵을 잃고
집은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열다섯 평 계약서에 적혀 있지 않는
이 빗소리
셋돈 내는 날이면
바람을 동반한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밤새 빗물은 빗소리를 내뱉고
집은 빗소리를 받아 삼킨다
저도 나도 살아 본 적 없는 생을
힘껏 퍼붓고 나면
집은 구석부터 괴사되어 간다
너무 아프지 않게 살아가야지
작디작은 이곳, 어디부터 절단해야 할까
제 몸에 맞지 않는 집에
몸을 끼워 넣는 이 빗소리
두 개 세 개 네 개의 머리로 버티던
춥고 배고픈 소리
방음이 잘되도록
방수가 잘되도록
천막을 치고
빗물에 젖지 않으려는
이불을 만지작거린다
또 한 계절을 무사히 건너기 위해
빗물은 얼마나 더 퍼부을까
빗소리는 얼마나 더 제 살을 베어 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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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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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서
- 20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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