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 작성일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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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권기덕
영상을 촬영했다
시계를 톱으로 잘랐다
말복이었다
너는 졸업작품전에 내 행위가 담긴 영상을
발표한다고 했었다
여치 울음소리가 들렸다
타조가 죽은 타조를 찾아
도롯가를 뛰어가는
내일 뉴스가 오늘 흘러나왔다
비가 내렸다
해가 쨍쨍했다
해가 배구공처럼 탱탱했다
나는 배구공을 톱으로 잘랐다
너는 공산품을 자르는 내 얼굴이
시계 같다고 했다
배구공 같다고 했다
영상은 되감기의 방식으로 재생된다고 했다
내가 톱에 잘렸다
시계가 완성되고
배구공이 탱탱해지고
죽은 네가 돌아왔다
가창 백숙집에 갔다
예전에 집단 총살 희생이 있었던 곳이 멀지 않다고 했다
닭을 잘랐다
7월이었다
검은 구름이 몰려왔다
까마귀 떼였다
영상 속에서 바다제비를 봤다
버려진 생명에 눈을 맞추다 보면
눈에서 멀어진 사람이 울었다
눈물은 금지였다
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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