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
- 작성일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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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강이현
이 호텔엔 과일이 없었다. 당신이 들어온 이후로 나는 매일 조금씩 부드러워졌다. 너무 익으면 검은 점이 생기고 먹을 수 없게 된다고 하지만 모든 상처는 문장이다. 나는 방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무언가의 침입을 준비하는 상태로. 룸서비스는 감정을 배달한다. 얼음과 따뜻한 수건. 그리고 보이지 않는 열매 한 알. 내가 과일이 될 수 있을까. 나의 얼굴을 가늠하다 말고 벗어 놓은 신발을 보고 기억을 더듬는다. 언제부터 이곳에 와 있었지. 하루가 더 지나면 색이 변하고 말 것이다. 예정보다 이른 퇴실을 망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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