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 작성일 2026-01-01
- 댓글수 1
영원히
김기숙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2학년 2반 칠판 옆에 가곡의 제목이 붙어 있었다
종례 전 여중생들은 가곡 한 곡을 목청껏 불렀다
연가의 뜻을 몰랐다
비바람 치는 바다를 본 적이 없었다
그대만을 기다리리
그 외침이 몸속을 파고들었다
눈이 기다리고 목이 기다리고
손발이 검게 변해 갔다
이건 정상이 아니라고
나이를 잊은 채 중얼거렸다
사고 목록을 십 년 넘게 기록했고
집착은 접착제처럼 들러붙었으니
내 사랑 영원히 기다리리
철봉에 매달리면 체육 선생님이 그만 내려오라고 했다
주전자의 음영을 넣는데 스케치북이 구멍 났다
버릇을 구명조끼처럼 입고
바다 한가운데 몸이 떠 있었다
그에게 고개 내밀고 흙탕물 세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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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건
버릇을 구명조끼처럼 입고 바다 한 가운데에 떠있었다는 말이 너무너므 좋아요..초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