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딘
- 작성일 202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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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딘
김현진
평균적이라는 말에 매달린 평균을 생각합니다. 매달리기를 하면 평균적으로 이십 초 정도는 버틸 수 있었는데요. 처음에는 꽉 잡은 손가락에 열이 납니다. 그다음에는 팔이 저려오고요. 아파트 앞 놀이터 철봉에 매달린 건 내 팔인데 굽혀진 무릎 위 허벅지는 왜 흔들리나요. 떨리는 몸으로 안간힘을 쓰다 보면 저절로 눈가에 주름이 꽉 잡히도록 눈을 감게 됩니다. 언젠가 본 얼굴을 떠올립니다. 누군가 매달려 있던 카드. 타로 카페에서 카드 세 장을 골랐습니다. 두 번째 카드를 열었을 때 남자가 거꾸로 매달려 있었어요. 살아 있는 나무에 자발적으로 매달린 상태라고 했습니다. 지혜를 얻기 위한 거라고. 정방향인데도 위아래가 뒤집힌 것처럼 보인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때부터 거꾸로 매달리는 일은 내가 언제든 통과해야 하는 일로 여겨졌습니다. 철봉에 매달려 눈을 감은 이후에 나는 거꾸로 매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놓을 수 없어요. 아이들이 왔나 봐요. 그네를 타는 환호성과 미끄럼틀 오르내리는 쿵쾅 소리가 요란합니다. 자전거가 지나갑니다. 공원에 들어오면 안 되는 오토바이도 지나갑니다. 사람들도 지나갑니다. 개소리도 들립니다. 어떤 무리가 나를 보며 낄낄거리는 게 느껴집니다. 나는 매달리기에만 집중하려고 아무것도 보지 않아요. 버티기 좋게 고개를 치켜듭니다. 온몸이 부들부들 흔들립니다. 언제 그만둬야 하나. 생각 없이 생각합니다. 철봉 아래에는 모래가 있습니다. 인제 그만 모래 위로 올라서라고. 꽉 쥔 손가락을 펴라고.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라고. 제발 철봉 아래에 둔 물병의 물을 마시라고. 스스로 애원합니다. 나는 턱을 더 들어 보려고 애쓰다가 실눈을 뜨고 주변을 살핍니다. 가로등이 켜진 밤입니다. 저쪽 편에서 어떤 아이가 혼자 시소를 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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