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껍질의 기하학
- 작성일 202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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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껍질의 기하학
허진경
지구는 둥글고
지도는 네모나다 우리는 도형의 비약을 통해 세계를 이해합니다 수학자가 말하는 동안 나는 사각 방에서 귤을 까 먹는다 귤이 원에서 멀어질수록 나는 귤을 조금씩 이해하고 완벽히 이해했다고 믿은 순간엔
껍질이 남아 있다
사각 방에 귤껍질이 쌓인다 이해를 뭉치면 가루눈처럼 흩날린다 속이 빈 원은
지구본이라고 불리는데 우리는 크기의 비약을 통해서도 세계를 이해하지요 수학자가 말하는 동안 나는 가랑이 사이에 있다 도형을 따라가다 찢긴
귤껍질에 각진 모서리가 없다
까도 까도 손이 베이지 않는다 찾을 수 없는 가장자리 피스 완성할 수 없는 사각 퍼즐은 한 손에 꼭 들어맞던 둥근 세계였다 손끝으로 툭 치면 굴러가지만 발아래선 짓이겨 터지는 즙 이곳이 우리의 세계라면
쪼그라드는 귤껍질이 나의 이해입니다 나는 서서히 변하는 모양과 크기를 바라보며 수학자에게 말한다
껍질이 원형에서 멀어질수록
버리거나 말려서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이해한 내가 도형을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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