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모른다는 사람
- 작성일 20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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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모른다는 사람
한기옥
웃을 때
새의 눈이 되는 남자
이마 위에
가을 새 열 마리쯤 기르는 남자
새 모이 사러가면
문조 안부를 묻거나 새가 탈 없이 자라게 하는 비밀
꾹꾹 눌러 담으며 벙글거리는 남자
대낮부터 술 푸는 날 잦아
옆집 사람이 손님을 맞기도 하는데
기다리다 보면
막막한 새의 얼굴로 앵무새 앞에 가 중얼거리다
어린애가 되는 남자
마누라랑 아들하고 헤어진 지 오래야요
새 파는 일로 먹고 산 지는 50년 됐죠
풍물 장 그의 가게 들러
돌아오는 날이면
늙은 새 한 마리 내 방에 따라와
밤늦도록
어둠 밀어 올린다
시요?
난 잘 몰라요
내 몸에서 새를 빼 내버리면
무너질 거예요
새가 나가버린다면 난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그는 온 방 안을 돌며
종을 치듯
새 이야길 들려주는데
나는
내가 시 쓰는 사람이 맞는지
시에 대해 뭘 알기나 했던 건지
끝없이 물어보면서
캄캄해지는 것이다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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