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가는 기분
- 작성일 20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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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가는 기분
고영민
뱀을 보았다
뱀은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낮은 풀들 사이를
꼿꼿이 선 채
걸어가고 있었다
길고 검은 그림자 하나가
같은 보폭으로 기어가고 있었다
끈이 풀린 것처럼
나는 갈림길에 서 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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