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를 쓴 남자
- 작성일 20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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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를 쓴 남자
고영민
2인용 보트를 머리에 쓰고
한 남자가
내 쪽으로 걸어온다
그의 얼굴은 보트 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는다
그는 쓰고 온 보트를 벗어
물가에 내려놓고는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닦았다
머리가 희끗한 중년의 사내였다
사내는 호수에 보트를 힘껏 밀어 넣더니,
그 위에 올라
천천히 노를 젓는다
쓰고 왔던 기다란 모자가
사내를 태운 채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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