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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지연 소설가, 이해할 수 없는 세계가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될 때까지

  • 작성일 2025-12-18

이해할 수 없는 세계가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될 때까지

아르코문학작가펠로우십 선정 작가 인터뷰, 김지연 소설가(인터뷰어 : 성현아 평론가)

 

김지연 소설가는 2018년 단편소설 작정기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심사위원 일곱 명이 만장일치로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첫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문학동네, 2022)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2위에 뽑히며, 동료 문학인들에게 사랑과 지지를 받는 작가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다채롭게 고달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각각의 저력을 지닌 여성들의 삶을 세밀히 다루는 작가로 호평 받아온 김지연 소설가는 사랑하는 일2021 젊은작가상, 공원에서2022 젊은작가상, 반려빚으로 2025 젊은작가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2024년에는 두 번째 소설집 '조금 망한 사랑'을 펴냈고, 지금-여기의 청년 세대가 느끼는 불안과 부담, 상처와 사랑을 세밀하게 그려낸 바 있다. 같은 해 7문장웹진에 발표한 단편소설 좋아하는 마음 없이가 제70회 현대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가족의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소설 무덤을 보살피다2025소설보다 : 여름에 수록되면서, 김지연이 앞으로 써나갈 의뭉스럽고 긴장감 있는 서사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지연 작가와 그의 문학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

 

김지연 작가님, 최근의 활동이나 출간한 작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올해는 열심히 장편소설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를 쓰고 있습니다. 여름부터 연재를 시작했고 내년 봄에 연재를 마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고향을 떠난 화자가 오래전 연락이 끊긴 친구의 소식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미 다 종료되었다고 생각했던 시간과 관계의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를 반추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단편소설 한 편을 마무리하여 올해가 가기 전에 발표하게 될 것 같고 짧은 소설집 원고도 마무리해 내년 출간을 목표로 준비 중입니다.

 

작가님께 이번 펠로우십이 가지는 개인적·창작적 의미는 무엇인가요?

 

소설 쓰기에 온전히 집중할 시간을 갖고 차분히 무엇을 해나갈지에 대한 방향을 정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작업실 등의 도움도 구할 수 있어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기분도 힘이 되었습니다.

 

펠로우십 기간 동안 구체적으로 구상 중인 프로젝트나 작업 방향이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장편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에 집중할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조급한 마음을 조금 버리고 천천히 작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후에 쓸 몇 편의 장편을 새로 준비 중인데 이번에 장편소설을 쓰며 배운 것들이 다음 작품을 집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장편소설을 준비 중이라고 하시니 무척 기대가 됩니다. 작가님께서는 데뷔 이후 꾸준히 지금-여기에서 살아가는 청년 세대에 관해 깊이 다루어 주셨어요. 이 세대를 문학적으로 표현할 때 가장 어려운 점, 혹은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을까요?

 

이제 저는 청년 세대라기엔 나이를 먹긴 했지만, 그 세대를 통과할 때의 감각들이 제가 글을 쓰는 데에 큰 원동력이 되었기 때문에 계속 그 같은 주제 부근을 맴도는 것 같기도 합니다. 특히 청년 세대의 이야기를 쓸 때는 지나치게 비관적이거나 대책 없이 낙관적인 이야기보다는 현실적으로 다가가서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이야기를 써보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단편집 '조금 망한 사랑'을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특히 수록작 반려빚에 묘사된, 어떤 관계에든 돈 문제가 끼어들다 보니 채무가 반려로까지 느껴지는 그 지긋지긋한 슬픔이 생생하게 감각되면서 공감이 가더라고요. 소설 제목에 등장하는 망한이라는 말이 이번 생은 망했다라는 시쳇말을 환기하기도 했고요. 이러한 일상의 감각을 소설로 옮기게 된 출발점이 궁금합니다. 작품들을 착상하게 된 계기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일상에서 친구들과 나눈 대화의 말꼬리를 잡아 소설 속 한 장면으로 담아내는 건 제가 무의식적으로 소설을 쓸 때 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돈 이야기나, 이번 생은 망했다는 자조는 친구들과 수다를 떨 때 빠지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바로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이야기, 내가 읽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욕망이 늘 있었기에 멀지 않은 곳에서 글감을 찾아 소설화한 듯합니다. 반려빚을 쓸 때는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한창 돈 이야기가 빠지지 않을 때였습니다. 모두가 자신이 가진 빚이 얼마인지를 고백했고 그걸 다 갚으려면 얼마만큼의 세월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했고, 그러다 자연스럽게 떠올랐던 제목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목을 정하자 다음의 이야기들은 크게 어렵지 않게 연이어 떠올랐습니다.

 

젊은 작가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하셨고, '마음에 없는 소리'가 교보문고 주최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2위에 오르기도 했어요. 동료 작가들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도 궁금해요. 창작에 힘이 되는지, 부담이 될 때도 있는지 여쭙습니다.

 

여전히 얼떨떨하기도 하고 내심 기쁘기도 합니다. 늘 목말랐던 인정이고 그걸 눈으로 확인하는 일은 더없이 기쁩니다. 제가 보기엔 못난 데가 많은 글을 잘 읽었다는 말을 들을 때도 있어 그냥 인사로 하는 말이겠지? 의심할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잘 해왔고 앞으로도 힘내보라는 응원의 말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지금껏 과분하게 응원을 받은 만큼 오래오래 쓰고 싶습니다.

 

작가님꼐서는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인터뷰하신 적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작위적이지 않은 일상적인 소재들에 좀 더 집중해 오셨던 것 같은데요. 그런데 올해 발표하신 무덤을 보살피다와 같은 작품을 읽으니, 미스터리하고 공포스러운 서사도 매우 능란하게 잘 다루어 주시더라고요. 앞으로 소설에서 꼭 다루고 싶은 주제나 테마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자연스러운 이야기라는 것도 저마다의 기준에 따라 다를 텐데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자연스러운 이야기란 뭘까……라는 생각이 새삼 들기도 하네요. 나이를 먹을수록 세상에 대한 견문이나 이해의 폭이 넓어질 거라고 기대했는데 점점 더 이해가 가지 않는 영역이 더 많아진다는 것을 깨닫기도 합니다. 요즘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에 대해 그들은(그것들은) 도대체 왜 그럴까……라는 마음으로 더 오래 들여다보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답을 구할 수가 없지만 그런 의문으로 글쓰기를 시작할 때가 많고 그래서 결국 미스터리한 글이 되고 마는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가족 이야기, 비밀이 많은 한 집안의 내력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독자들이 앞으로 만나게 될 김지연 작가님의 작품에서 특히 주목해 주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리뷰를 종종 찾아 읽는데, 쓸 때 그리 공들이거나 힘을 주지 않았던 부분이 좋았다고 인용되어 있으면 어쩐지 좀 신기하기도 하고 도리어 더 간파당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뜻밖의 발견으로 저 자신도 제가 쓴 글을 다른 눈으로 읽게 될 때가 많습니다. 작가의 의도 같은 건 신경쓰지 말고 각자의 방식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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