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생활탐구] 1-1화 :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친구들!
- 작성일 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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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생활탐구]
문학생활탐구

-1화-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친구들!
부추와 삑이 처음 사귀게 될 친구들은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에요. 아 마침 저기 멀리서 부추와 삑이 오고 있네요. 우리 함께 부추와 삑을 지켜볼까요!
삑
헥헥…… 부추야. 언제쯤……. 헥헥…… 도착하는 거야?
부추
힘드니?
삑
헥헥…… 하나도…… 헥헥…… 힘들지…… 헥헥…… 않아…….
부추
잠깐 쉬었다 가자. 저기 봐! 저 동산에 누군가 있어. 저 사람들도 혹시 무지개 동산을 아는지 물어보자. 또, 다른 동산의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도 있어.
삑은 기다렸다는 듯 날갯짓을 멈추고 동산 위에 내려앉았어요.
삑
궁금한 거? 헥헥……. 그게 뭔데?
부추
나는 남들의 책 이야기도 궁금하거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동산을 물어보면서 그것도 같이 물어보려고. 최고의 책을 아는지!
부추는 삑의 등에서 내려 책을 읽고 있는 리수와 리치 그리고 진에게 다가갔어요. 삑은 헥헥거리며 터벅터벅 부추의 뒤를 따랐답니다.
부추
안녕. 나는 부추
삑
나는 삑이야……. 헥헥……. 너희 무지개 동산이 어디에 있는지 아니?
리치
나는 리치!
진
안녕. 진이야.
리수
나는 리수라고 해. 무지개 동산은 내가 좀 알지!
삑
무지개 동산을 알아?
리수
내가 아주 어릴 때 거기에 가본 적이 있어. 아주 빛나고…… 빛나고…… 빛나는 곳이지. 한 번 더 가보면 좋겠네.
삑
어디에 있는데?
리수
아마…… 동쪽에 있지! 그나저나 너희는 이런 걸 왜 물어보는 거야?
리수는 사실 무지개 동산에 대해 더는 기억나는 것이 없었답니다. 리수는 얼렁뚱땅 대답했어요.
부추
우리는 무지개 동산으로 가고 있어. 최고로 재미있는 책과 최고로 예쁜 책을 찾기 위해서지. 나는 사람들이 무슨 책을 읽는지, 어떤 느낌인지를 무척 궁금해 하거든! 나에게 너희가 읽은 책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
무지개 동산을 더는 알지 못해 리수는 삑의 질문이 곤란했어요. 마침 다른 것을 묻는 부추의 물음이 반가웠죠. 여러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며 부추는 호들갑을 떨었답니다.
리수(학교 밖 청소년)
리치(예술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
진(외국어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
Q. 너희는 누구니?
리치
글 쓰는 방법을 가르치는 학교에 다니고 있어. 주로 시를 쓰고 있어.
리수
나는 학교에 다니고 있진 않고. 앞으로 무얼 할지 골몰하고 있지.
진
나는 외국어를 가르치는 학교에 다니고 있어. 나에게 가장 즐거운 취미는 읽고 쓰는 일이야.
Q. 지금 들고 있는 책은 뭐야?
리치
『WHY』 책이야. 동생 책이지.
진
『폭풍의 언덕』!
리수
강영안의 『타인의 얼굴-레비나스의 철학』을 읽고 있어.
Q. 어떤 걸 좋아해? 문학 작품이나 작가, 취미 뭐든지 좋아!
리치
안미옥 시인이랑 백수린 소설가 그리고 김복희 시인을 좋아해! 시를 쓰다 보니 시를 좋아하는데, 소설도 가리지 않고 읽어!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나눠주시는 유인물들도 읽고 보르헤스나 카프카 같은 세계문학도 읽고 비문학도 종종 읽고 있어.
진
나는 세계문학을 제일 좋아해. 내가 어딘가 꽂히면 하나만 주구장창 파곤 하지. 그래도 요즘엔 다양한 책을 읽어 보려고 하고 있어. 최근에는 한강 작가님 책을 읽기도 했으니까 말이야. 책을 읽고 나면 감상을 쓰는 노트도 있지. 그림 그리는 것도 무척 좋아해. 그래서 종이와 4B 연필은 항상 가지고 있지. 감성 있게!
리수
나는 문학을 접한 지 얼마 안 됐어. 원래 그림을 그리려고 했거든. 예술, 인문예술, 비문학을 주로 읽다가 이제 시도 접하게 되면서 한강 소설가, 김행숙 시인도 좋아하게 됐어! 소설보단 시를 좋아해. 형식을 무너뜨리는 그런 글도 좋아해. 조르주 바타유도 좋아하고. 의식의 흐름으로 쭉 내려가는 그런 글들도 좋아하고…… 오사 게렌발, 앨리스 백델 같은 그래픽 노블 작가도 좋아해.
Q. 책을 즐기는 방법은 무척 다양하던데 너희는 어떻게 읽고 즐기니?
진
가장 선호하는 건 종이책이지. 주변에 보이는 책이 다 읽을거리야. 학교에는 도서관도 있고, 친구들이 추천해 주는 책도 있지. 요즘엔 책을 추천하는 동영상을 보고 책을 고르기도 해.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장르의 책을 읽는 경험도 할 수 있거든.
리치
나는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를 때도 있고, 인터넷으로 주문할 때도 있어. 대체로 마음에 드는 책을 사. 그리고 아무래도 글쓰기를 배우는 학교에 다니다 보니 선생님들이 수업 자료로 활용하는 책을 자주 읽어. 소설도 있고, 시도 있지. 종종 이북 리더기도 가벼워서 이용하곤 하지만 집중력이 종이책만큼 나오는 것 같지는 않아. 내가 책을 지저분하게 읽거든. 책 모서리를 접기도 하고, 형광펜으로 밑줄도 긋고 해야 하는데 말이야.
리수
나는 눈이 좋지 않아서 종이책만 봐. 전자기기로 보면 집중이 잘 안 되기도 하고 말이야. 덕분에 서점이나 도서관을 자주 찾아서 책을 고르지. 중고서점도 좋고! 신간 코너도 좋고, 언니가 추천해 준 책도 읽어. 참, 요즘에는 영화나 책에 별점을 매기는 사이트도 있어. 내가 취향이 맞는 사람들을 팔로우할 수 있는데 그 사람들이 점수를 잘 준 책을 골라 보기도 해.
Q. 독서를 하면서 했던 경험 중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어?
리치
나는 현대문학을 스스로 읽게 된 게 중학교 2학년 정도였던 것 같아. 그때 처음으로 읽은 소설이 박민규 소설가의 「카스테라」라는 소설이었거든. 근데 그 소설을 접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 아! 현대문학이 진짜 재미없고 약간 교과서에 나올 법한 소설로만 알고 있었거든. 신선한 소설을 읽고 문학에 대해 눈이 뜨이는 순간이었어.
진
나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고 후유증이 컸어.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을 적어 놓는 노트에 데미안 페이지만 네다섯 페이지가 됐어. 『데미안』을 읽고 자기 계몽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 같아. 그래서 약간 여러 가지 어구들을 보면서 신선한 충격을 많이 받았지.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구나’, ‘세상을 이런 관점으로 볼 수 있구나’ 하고 깨달음을 얻고 그때부터 다른 세계문학을 읽기 시작했던 것 같아. 그리고 책을 읽으면 삶을 낭만적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것 같아. 어떤 책이든.생텍쥐페리가 동화만 쓰는 작가인 줄 알았는데 『인간의 대지』도 썼잖아. 작가가 비행기 조종사였을 때 세계를 돌아다니며 쓴 책인데 그 책을 읽으면서 나도 그 옆자리에서 세상을 돌아보는 기분이 들어서 기억에 남아.
리수
평소에 하고 있던 고민 같은 것, 그 고민을 이루고 있는 단어나 문장이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그대로 나오는 경우가 되게 많았어. 이를테면 롤랑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을 읽어 봤는데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은 자기가 사랑하는 이의 장례식을 여러 번 치른다’ 이런 구절이 나와. 그게 내가 평소에 하고 있던 고민과 아주 똑같아서 소름 끼쳤던 적이 있어.김행숙 시인의 「하이네 보석가게에서」라는 시를 읽고 언니와 나의 관계랑 너무 똑같아서 ‘타인의 글로도 내가 정의될 수 있구나’ 하는 놀라운 경험을 했어.
Q. 너희 모두 글을 쓰고 있구나! 그렇다면 너희가 쓰고 싶은 글은 어떤 글이야?
리치
나는 누군가의 기억에 남는 글을 쓰고 싶어. 대단히 강렬한 기억이 남았으면 좋겠다는 건 아니야. 그 사람이 내 글을 읽는 순간을 차지하고 싶어. 내 글을 읽은 이가 여운을 느끼고, 무언가 생각해도 좋겠다. 어쨌든 그 사람의 순간을 내 글이 차지하고, 또 무언가가 변화하고……. 나의 순간을 차지하는 책들이 있었거든. 최근에 카프카의 「단식광대」와 강화길의 『화이트호스』가 그랬지.
리수
나는 책을 읽을 때 발췌를 자주 해. 노션이라는 프로그램인데 알고 있니? 그걸 이용해서 인상 깊었거나 기억에 남는 부분들을 모두 옮겨 적어 둬. 뭐랄까. 소감을 적는 건 아니고 글 그대로를 옮겨 적는 거야. 주로 스스로 정의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글들이지. 나는 그런 글들을 좋아하는데 나도 그런 글을 쓰고 싶어. 크림처럼 누구에게나 잘 스미는 그런 글 말이야.
진
나는 나의 세계에서 이리저리 상상하는 걸 좋아해. 그걸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도 좋지. 그런데 내가 어떤 한 사람을 앞에 두고서 하루 종일 내 생각을 말할 수는 없잖아? 분명 별로 궁금하지도 않을 거야. 하지만 글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져. 글은 내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이고 낭만적인 매체라고 생각해. 그래서 나는 자신의 생각을 쓴 책들을 좋아해. 그 글을 읽고 내가 또다시 생각해 볼 수 있잖아. 그러니 내 글을 읽고 다른 누군가가 생각하게 되는 글을 쓸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
Q. 글을 쓸 때 어떤 도구를 써? 그리고 소재는 어디서 찾는지 궁금해!
리치
평소엔 노트북이나 아이패드로 글을 써. 백일장에 나가는 경우도 많고 학교에서 보는 실기고사도 있는데, 그런 것들도 중요하니까 손으로도 많이 쓰는 편이야. 아래아 한글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 저장할 때는 아이폰 기본 메모앱도 많이 사용해. 연동이 정말 잘 돼서 이걸로 내용을 남겨.선생님께서 수업시간마다 소재를 하나씩 주시기도 하고, 일상의 경험에서 영감을 얻는 경우도 있어. 아무래도 백일장에 자주 나가니까 그곳에서 주는 소재로 쓸 때도 많은 것 같아.
진
나는 생각을 쏟아낼 때는 줄 없는 노트에 연필이나 샤프로 막 쓰고 정리할 때는 노트북으로 정리하고 내용을 추가해. 느낌이 왔을 때 써서, 듬성듬성 쓰는 편이야. 소재는 일상의 어느 부분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을 때 영감을 받아서 써. 나는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거든. 산책하면서 자연을 볼 때 가장 많이 영감이 떠오르는 것 같아. 나무나 물이 흐르는 것. 그런 걸 보거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얻는 것도 많은 것 같아.또 우리 학교는 전교생이 야자가 필수인데 야간자율학습시간에 하는 보충이 많아. 그때 글쓰기 반을 운영하시는 선생님께서 일주일에 한 번씩 주제를 주시면 그걸 주제로 글을 쓰기도 해.
리수
나는 컴퓨터 작업은 거의 안 하고 보통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사용해. 주로 아이폰 메모앱에 많이 써놓고, 메모앱과 비슷한 페이지라는 앱도 사용해. 손으로 쓸 때는 쓰는 글씨체, 육필이 보이는 사진을 찍어서 같이 첨부해. 텍스트를 옮겨 놓은 파일과 같이. 그런 식으로 조금 더 육필의 느낌까지 같이 살리고 싶은 경우도 있고, 녹음해서 타이핑 하는 경우도 있지. 그냥 말이 나오는데 그걸 까먹을 게 분명해서…….나도 산책을 많이 해. 예전에 이사했는데 전에 살던 집에 대한 향수 같은 게 아직 남아 있어. 밤에 산책을 나가면 이곳에 있는 밤의 산책로랑 천변길이 어둡지만 거기랑 겹쳐져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 있어. 그래서 거기에 의지해서 글을 많이 쓰고, 좋아하는 사람,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도 해. 주로 긴 글보다는 시나 문장 형태로 많이 쓰고 있어.
Q. 그럼 글을 쓰다가 막히면 어떻게 해?
리치
나는 선생님께 자주 질문해. 지도 받는 대로 고칠 때도 많지. 종종 백일장처럼 오롯이 나 혼자 해야 할 때도 있어. 그럴 때는 익숙한 방식을 써. 문장을 조금 비튼다거나, 앞에 썼던 문장을 한 번 더 가져오되 조금만 변형하는 거야. 혹은 평소에 많이 읽었던 작품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기도 하네. 그런 경우도 아니라면 그냥 두고 다른 날 쓰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전에 썼던 글을 찾아보기도 해.
진
나는 사실 첫 문장을 쓰기 시작하면 진행이 어렵지는 않아. 막히기도 하지만 출발이 좋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 하지만 보통 시작을 하기 어렵다는 거야. 나는 글을 쓰기 전에 머리에서 모두 구상을 해야 하거든. 만약 구상이 되지 않으면 글을 포기하기도 해. 나도 백일장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글을 써야 하는 기간이 5일이라면 4일은 구상하는 데 써버리지. 결국 적은 시간 동안 급하게 써서 제출하게 돼.
리수
나는 친구들과 하루에 500자씩 써서 자정까지 내는 모임을 한 적이 있어. 문제는 내가 조금 게으르다는 거야. 결국 11시 30분이 되어서야 글을 쓰기 시작했지. 30분 동안 글을 써서 내야 할 때는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아. 늑장을 부릴 수도 없고, 딴짓을 할 수도 없지. 막히는 건 사치야. 하지만 시간이 넉넉할 때는 말이 달라지지. 오히려 글이 붕 뜨거나 막히는 부분이 생겨. 그럴 때 나는 손을 움직이는 딴짓을 해. 빵을 만들거나, 사진을 보정하거나, 실팔찌를 만들곤 하지. 그러면 머리가 풀리는 것 같아.
Q. 글을 쓰면서 느낀 것 중에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어?
리치
나는 백일장 시즌이 되면 정신이 하나도 없어. 정말이지 따박따박 수십 개가 몰려 있거든. 그러면 하루에 하나씩 글을 완성하지. 당연히 소재는 바닥나고 피로해져. 그런데 저번에 새로운 경험을 한 적이 있어. 누군가 백일장 수상집을 보다가 내 블로그에 찾아온 거야! 무척 잘 읽었다며 댓글도 남겼지! 그 일이 있고 나서 다시 글을 쓰는 데 힘이 됐어.
진
나는 글을 쓸 때 두 가지 경우가 있어. 내가 느낀 것을 솔직하게 마음껏 표현하는 글이 있고, 다른 사람들을 고려해서 정리해 가며 쓰는 길이 있지. 나는 학교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 글을 읽고 감상을 남기기도 하는데 그럴 때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무척 좋아. 또 혼자 글을 바쁘게 쓰다 보면 감정적으로 고양될 때도 있어. 멋진 글을 읽으면서 ‘그게 얼마나 아름다운지’, ‘내가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 삶에서 얼마나 큰 기쁨인지’ 이런 것들 말이야. 엄청나게 멋진 일이지!
리수
나는 글을 백일장에 올리거나 제출한 경험은 없어. 그러다 보니 학원이나 선생님에게 보여준 경험도 없지. 대신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블로그에 글감들을 올려 두기도 해. 모든 글감을 공개하는 건 아니고, 종종 내킬 때. 그러면 누군가 그걸 보고 좋다고 말해 주기도 해. 이게 글로도 읽히는구나 하고 신기하기도 하지. 무엇보다 우리 엄마가 내 글을 좋아해. 그런데 자주 울어. 뭐랄까……. 엄마의 자식인 내가 나의 자식인 글을 엄마에게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복잡한 감정이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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