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대한민국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시인의 말

  • 작성자 옥상정원
  • 작성일 2025-02-26
  • 조회수 1,143

안녕하세요 처음 뵙네요 제가 더 이상 인용할 슬픔이 없어서요 여긴 초행길이에요 당신이 본 풍경이 궁금하기도 하고요 저는 사람의 표정을 채집하는 사람인데 이 마을의 분위기는 제법 심상치 않군요 비애와 사랑이라는 두 단어를 동시에 잃어버린 세계는 역시 밋밋하군요 당신의 손에 시적인 순간들을 쥐어줄 순 없을 것 같아요 며칠 전에 시인들이 추방된 동네는 이곳밖에 없다고 들었어요 이곳의 지식인은 비애를 갖고 가난뱅이는 사랑을 하는데도 모두가 저마다의 삶을 포기하다니 이상한 일이네요 그들에게 오래된 시집과 빵 조각을 남겨두세요 아이들의 무릎에 잠긴다는 표현을 새기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불온한 이들의 시는 모두 어딘가에 기록되고 있겠죠? 이만 줄일게요 저희 마을에는 안타까움이라는 단어가 여전히 남아있길래 우연히


그는 우리 마을의 슬픔을 제법 인용한 듯 했다

그가 남긴 글귀는 시인의 말로 비석이 세워졌고

동네 사람들이 침을 찍, 뱉고 바구니에 물을 길러온다


추천 콘텐츠

커튼콜은 없다

<흰, 꿈>이라는 파일을 하나 갖고 있다. 그곳에서 나는 시도 수필도 소설도 일기도 아닌 무언가를 끄적인다. 메모장 같은 공간이다. 약 3년 간 그곳에 글을 써왔다. 올해는 자주 이용하지 않았으므로 나의 2년이 담긴 공간이라 할 수 있다.나는 그곳에서 많은 영감을 얻곤 한다. 나의 생각과 느낌이 담긴 공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글틴에 업로드한 <확신>, <J에게>, <흰 벽> 의 전문은 이 파일에서 나왔다. 세 편의 시 외에도 여러 시의 일부 연들은 이 파일에 고향을 두고 있다. 시를 쓸 때 어떤 시어 하나를 고민하는 일도 이 파일 속에서 한다. 마치 탐험하는 것처럼, 너무도 많은 분량에 경이로움을 느끼고 때때로 좌절하고 때때로 기뻐한다. 그런 식으로 내 시 쓰기는 다소 요란하지만 흥미로운 활동이 되었다.이 파일을 지켜보면 내가 어떤 상태였는지도 가늠이 된다. 내가 언어를 자꾸만 분열시키고 있다면 ‘그날은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구나.’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감각적인 문장도 없이 딱딱하고 차갑게 글을 쓰고 있다면 ‘전혀 시에 관한 생각을 하고 있지 않구나.’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건 최근 후자의 상황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전혀 시에 관한 생각을 하고 있지 않구나. 그러나 그럴 수밖에 없다, 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최근 시를 쓰지 않는다.한 달에 한 두 편 정도는 쓰고 있으나 전보다 쓰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나는 나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고 보통 시를 쓴다. 자아성찰에 관해서 쓰겠다고 의도한 것은 아닌데, 시를 쓰다보면 저절로 모든 시어가 내면을 향해있다. 그런데 요즘은 자아성찰을 통한 시 창작이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내가 요즘 쓰는 문장들도 시적이고 감각적이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철저히 논리적이고 냉철하게 쓴다. 습관적으로 시적인 문장을 사용하다가도 금세 문장을 고쳐버린다. 2024년에 들어서 그러한 특성이 나타난 이유를 나는 가만히 고민해보았다. 별 의문 없이 그 답은 바로 나올 수 있었다.세상이 무너져가고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까. 내가 한 명의 사람으로서 당연히 믿고 있던 어떤 상식이 무너져가고 있다. 그것도 처참히. 나는 관심이 없던 바깥 세상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에 덩달아 내 시어들도 날카로워졌다. 나는 문학만큼은 온전하게 문학으로써 집필하고 싶었으므로, 내 언어가 날카로워지지 않았으면 했다. 예전처럼 나의 내면에 집중하고 더 좋은 시를 쓰기 위한 고민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민주성이 몰락하는 현세를 가만히 관찰하면서 나는 무언가 잘못됐음을 느꼈다. 문학은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학은 무얼 해야만 할까? 평소에는 단순히 즐기기만 했던 문학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알겠는데, 도대체, 무얼 할 수 있냐고. 철저히 이성적으로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러나 답이 나올 리가 없었다. 그 답을 알기 위해 자꾸만 시를 썼으나 다소 야멸찬 작품만 나왔다. 또 다시 내면에 집중한다 해도, 특정한 날에 특정한 충격을 받고 단숨에 적어내려간 서투른 시만 나왔다. 성찰과 사유의 깊이로 따

  • 옥상정원
  • 2024-12-30
볼펜을 잃었다

볼펜을 잃었다.볼펜, 그것은 쓸모있는 것이었다 이를테면시를 쓰게 했다 하얀 종이를 더럽히는 언어를 차용하곤 했다.조작하고 꾸미기. 속이기. 우스운 일이었다 그깟글 하나 쓴다며 우쭐했던 과거가나는 제법 라캉을 알았다 하나코는 왜 없는가에 대해 세 시간이고 담론할 수 있었다윤동주와 김수영의 시를 배웠고 그래서 내가 지닌 50원이 얼마나부끄러운 것인지도 새삼 알게 되는 것이다부끄러움.나는 현대인의 소외와 개인주의 그리고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으로김승옥 소설의 주체를 비판했으며왕수인을 배우고 지행합일을 외쳤다 또한외국인 노동자와 존엄사, 아나키스트 트럭과 무화과 숲에 대해 알았다.그러나 여전히 나약하기 짝이 없군…전건 긍정식과 미적분을 배우는 와중에도 나는 인텔리.인텔리가 되기 위해 애쓴 하루 그 어느 저녁날의 손주머니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한 노인이 휘날리는 폐지를 주워담을 수 없고 내가 다만 그것을 지나쳤을 때손주머니를 떠나지 않은 손 때문에 손주머니가 오로지 손주머니로만 남을 때.몇 개의 시가 바람에 흩날렸고 표정만이 남았다. 허공에 걸린 보조개. 수레를 끄는 소리가 나의 골목을 갈라놓기 시작한다. 해방된 새는 어느 상공에서 불안을 경험하는가. 도무지 알 수 없었던그 답을 오늘에서야 알게되는 것이다신발끈과 가방끈을 후줄근하게 한 채로여전히 노동인권이나 자유 따위를 논하지만…표독스럽군. 노인은 천천히 수레를 이끌었고멀리, 저 멀리 떠났다. ‘아니야, 그거 아니야,’아무래도 나는 종착점을 알고 있는 새가 된 기분이다.먼저 가.오래 사귄 친구의 말이 오늘은 왜인지 슬프지 않았고나는 내가 되는 꿈을 게을리하지 않았지만볼품없이 겨울을 헤집고 다니는 나는 어느샌가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코를 훌쩍이며 아무와도 무언가를 말하지 않으면서갈라진 골목 사이로 선의의 얼굴과 모순의 얼굴을 읽어낼 때그거 아니야. 여전히 잃어버린 볼펜을 찾고 있다. 나는 비로소 불안을 경험한다.

  • 옥상정원
  • 2024-12-19
흰 벽

흰 벽 앞에 서면 늘 주문을 외운다.예루살렘에는 통곡의 벽이 있대. 눈물이라는 상징을얻은 벽이라니. 그곳 앞에서 울어도 무엇 하나 이상하지 않다니.흰 벽에 가로막힌 내 영혼은자주 손가락으로 세는 버릇이 있다 어떤 잘못들에 대하여부끄러움에 대하여 표정에 대하여반성은 짧고 그래서 죄가 된다는 오래된 문장에 대하여흰 벽은 영원하고 그곳 앞에 선 나는쉼 없이 운다밤 끝자락 없이 운다그렇게 한 세기는 흘렀다고 한다그렇게 한 세기는 흘렀을까그러한 방식으로 시간은 흐른다그러한 방식으로 시간은 흘렀을까외로움만 안고 돌아가는 흰 벽...아무래도 우는 것이다흰 벽, 나는 오래도록詩로써 더럽혀왔다.흰 벽 앞에 서면 늘 주문을 외운다.눈물이란 이상하지. 한 세기가 아니라영원토록, 모두에게 공평한 이 투명함이.

  • 옥상정원
  • 2024-07-17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