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얼굴
- 작성자 방백
- 작성일 2025-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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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0
- 조회수 565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미래의 물 빠진 청바지와 다 헤진 가죽 장화와 물방울무늬 머리핀에 대해서. 미래가 가지고 있는 여러 색의 모자와 미래의 힘 있는 춤에 대해서. 나는 미래가 걸어갈 때 미래의 등 뒤에서 장마 직전의 흙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미래가 우산을 들고 맑게 갠 하늘이 든 웅덩이를 때릴 때 물방울에서 빠져나오는 어제 저녁의 먹구름 냄새도 맡을 수 있다. 그럴 때 책상과 의자는 습기를 먹어 흐물거리고 겁먹은 우리 양말 속 애벌레가 어디로 갔는지는 오래 생각하지 않고 나는 척추를 마디마디 말아 천천히 미래의 몸을 안으면서 미래를 통해 우리 학교 바깥의 산을 볼 수 있다.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은 유리벽이 낮선 동물을 비춘다. 미래가 산으로 걸어들어갈 때 나는 발걸음을 경쾌하게 통통 퉁퉁 빵빵 자동차 경적 야산으로 향하는 우리의 스텝을 막아선다 그러면 나는 소리를 가볍게 툭 차버려야지. 미래야. 미래가 방글방글 웃으면서 물 빠진 청바지를 입고 다 헤진 가죽 장화를 신은 채 탭댄스하는 영국 신사처럼 우산을 빙글빙글 휘두른다 나는 미끄러운 이면도로에 미래와 나의 둥근 모습을 조금씩 흘려두고 탁타다다닥 탁다라닥다 몸을 이리저리 흔들거리며 가드레일을 뛰어넘어 미래의 투명한 유리몸처럼 깨지기 쉽게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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