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난간에 앉았던 날》
- 작성자 박하윤
- 작성일 202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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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595
죽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한 게 언제였는지,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하루하루가 무너지는 소리만 들렸다.
숨 쉬는 게 괴롭고, 사람들 속에서 웃고 있는 내 얼굴이 더는 내가 아닌 것 같았다. 아무도 몰랐다.
내가 얼마나 힘든지, 내가 어디쯤 서 있는지, 내가 지금, 옥상 난간에 앉아 있다는 걸.
밤공기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했고 아래를 내려다보는 건 생각보다 쉬웠다.
딱 한 발만 내디디면 이 고통도, 내 존재도 끝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발을 떼지 못했다.
겁이 나서가 아니었다.
어딘가에서
나를 진심으로 안아줄 누군가가
딱 한 사람이라도 있지 않을까—
그 작은 희망 하나가
내 몸을 붙잡았다.
나는 결국 난간에서 내려왔다.
그날 이후로 완벽하게 괜찮아진 건 아니다.
여전히 불쑥불쑥 텅 빈 마음에 갇히고, 사소한 말에 울컥할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순간을 넘긴 내가
가끔은 참 기특하다.
살아 있는 게 용기라는 걸 조금은 알 것 같다.
죽지 않았다는 사실이
어쩌면 내가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선택이었다는 것도.
죽기엔 너무 무서웠고, 살기엔 너무 벅찼던 삶.
그 한가운데에서 나는 그냥 살기로 했다.
어쩌면 그건
가장 나다운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그 이야기를 처음으로 한 친구에게 털어놓았다.
조심스러웠고, 무서웠다. 그날 밤 옥상에 있었던 일, 내가 얼마나 끝을 생각했는지를 말하는 건 마치 마음을 찢어 내어 주는 일 같았다.
하지만 그 친구는 조용히, 끝까지 들어주었다. 그리고 말했다.
"살아줘서 고마워.”
나는 그 말을 듣고 울었다.
그 한 문장이
내가 살아낸 모든 시간을
처음으로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 같았다.
살아 있다는 걸 ‘고맙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그토록 큰 위로일 줄 몰랐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지금은 너무 힘들어도, 나중에는 정말 괜찮아질 거예요.
지금은 믿기지 않겠지만 시간은 아주 조금씩 당신이 살아갈 이유를 데려다줄 거예요.
당신이 얼마나 버텼는지 나는 다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나는 지금 여기서 이 말을 꼭 하고 싶어요.
살아줘서 고마워요. 정말,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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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습니다. 인생이 힘들때 죽고 싶었던 때가 있었던기 기억납니다. 시간이 지나니 정말 별거 아니었네요. 저도 '살아줘서 고마워'를 한번 듣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