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너무 많이 울어버려서 진화했지!
- 작성자 dlwjddus
- 작성일 202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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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347
구석기인들이 나보다 덜 울었으면
강인한 심장을 갖춰야지 그제서야 쥐여지는 인류 진화의 성공 티켓
산전수전 다 겪은 할머니는 내게
너의 손녀는 좋은 세상에서 살길 바란다고 얘기하며
힘이 다 빠진 팔로 꽉 안고 울었다
할머니
또 울어?
그녀는 너무 많이 우는 사람
체내에 남은 수분을 전부 빼내야 끝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고
할머니는 일종의 돌연변이라 그래
이틀에 한 번꼴로 울지 않으면 200살까지 건강하게 사시는 바람에
인류의 퇴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퇴화?
다섯 살의 나는 너무 어려서 그런 말 잘 몰랐지만
말이란 어쩐지 느껴지는 것 다섯 살의 나는 느낌이 좋았다
무당 해야 될 정도로
그래서 너는 뭐하고 사니
기어코 무당이 됐어?
유치원 동창 고고학자 D가
갑작스레 걸어온 통화
과거에서는 사실만을 쫓으면서
미래는 한 번 점쳐보겠다는 그녀
공과 사는 참으로 철저하지 어떻게 돼먹은 고고학자가
구석기인들이 나보다 덜 울었으면
D의 구석기 유물들의 눈물 자국 분포 연구
놀랍게도 구석기인들은 우리와 비슷하게 운다
교수에게 깨졌겠지
논문을 쓰는 내내
일종의 돌연변이 D
교수에게 욕 들어먹고 울다가 사우나에 가서 땀이며 스트레스며 쫙 빼내는 그녀는
체내에 남길 수분 없이 천천히 쪼그라들다 100살까지 건강하게 살겠지
내게는 보인다 그런 미래
나의 할머니가 없고
D가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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