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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

  • 작성자 대리석
  • 작성일 2025-10-11
  • 조회수 305

원룸만 한 내 방 


구성을 차지하는 장롱 하나 


엄마 아빠가 조곤조곤 


말싸움을 시작하면 


나는 미리 장롱에 들어간다




장롱 안에 있으면 


점점 커지는 소리의 불꽃이 옷가지들에 달라붙는다 


그렇게 장롱 속에 작은 산불이 번진다 




손으로 코를 막아도 


매캐한 연기가 손을 뚫고 코로 들어왔다 


당신 때문이다 


이랬으면 저러지 않았을 거 아니냐 


크고 무거운 문장들이 내 폐를 쿡쿡 찔렀다 




어쩌면 화는 불이 아니라 물을 닮았을지도 모른다 


바닥부터 차오른 물은 양말에서 시작해 


봉에 걸린 겉옷까지 잠근다 


숨을 꾹 참고 기다린다 


밖에서 접시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바깥이 조용해지면 


장롱 문을 연다 


물과 함께 쏟아져 내린 나 


방문을 열고 엄마가 들어온다 



무릎 꿇고 날 안아주면 


엄마의 바지는 축축해진다 


이미 상의도 축축하다 




엄마는 내게 미안하다고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한다 




그러나 


나는 때때로 


잠겨버린 장롱 속에서 헤엄을 쳤다 


거기엔 해수면이 없어 


내 폐활량은 계속 늘어갔다 




나는 젖은 팔로 엄마를 안고 


저는 괜찮아요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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