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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문

  • 작성자 구포대교
  • 작성일 2025-11-25
  • 조회수 428

지하철은 돌아옵니다다음 열차에는 자리가 비어있을지 몰라요조금만 더 기다려보죠내리는 사람도 있을 테니 말예요정 못 믿으시겠다면좋아요저기 구석의 김노인이 보이시나요그도 한때는 지하철을 타고 세상을 돌던 사람이었죠그러나 지금의 처지를 보세요할 줄 아는 거라곤 두 손을 모으고 엎드리는 것밖에 없죠지하철이 돌아오는군요문이 열립니다이런이번에도 당신을 위한 자리는 없군요하지만 상관없어요지하철은 돌아옵니다.

 

 

역사가

속삭인다

 

 

스크린도어 너머의 통로는 깜깜하다철도는 회색으로 남아있다유리 너머를 들여다볼 때면 끝없는 선로에 아득해지고새어 들어오는 시취어제는 몇 명이 떨어졌을까세는 사람이 없어 아는 사람이 없다역사의 위대한 헌장을 새기는 사람만 있다반복되는 속삭임은 날카롭게 인간을 음각한다, 한땐 새하얬던 살갗을 파먹으며, 지하철은 돌아옵니다.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아는 형은 기어코 지하철에 올라타 떠났다빼빼마른 아저씨를 끄집어낸 후 사람들 사이에 꽉꽉 눌려지며형은 잠시나마 기뻐보였다문이 닫힙니다문이 닫힙니다더 이상 형은 날 보지 못했다밝은 세계의 유리창은 스스로만을 비추고어두운 세계의 유리창은 밝은 면을 여과없이 투과한다시선은 일방적이다열차 안은 정말따뜻해 보이지찬 몸을 끌어안고 그런 생각을 한다누군가는 행동한다역사는 속삭인다.

 

 

아기의 소리가 들려온다산모의 소리가 들려온다자주이 사람들은 이 어두운 곳에서 무슨 생각으로 아이를 낳는 걸까그래도 아기의 울음소리는 잠시나마 역사의 속삭임을 덮는다사람들은 잠시나마 기쁘다축복한다태어난 한 사람의 부피만큼 누군가는 땅을 잃는다누군가는 벼랑으로 몰려난다스크린도어는 쉽게 열린다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왜 이렇게 추운 걸까체온은 공기로까지 번지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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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과 파수꾼

잿빛 하늘이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창문에 부딪친 빗물은 먼지를 씻겨내며 미끄러졌다. “큰일인걸. 금방 그칠 것 같지 않아.” 운전석에 앉은 종석이 말했다. 와이퍼가 불쑥 나타나더니 창을 닦기 시작했다. 빗줄기와 와이퍼의 소리로 내부는 순식간에 산만해졌다. 그리고 나성은, 작은 점이 되는 기분이었다. 시끄러운 도시 한가운데서 홀로 옹송그리는 기분이었다. 비로 이루어진 대도시였다. 차는 안개로 둘러싸인 고속도로를 달렸다. 나성은 유리창에 머릴 기대 자동차의 떨림을 고스란히 느끼며 창밖으로 시선을 던져두었다. 분위기를 환기할 겸 튼 라디오에선 게스트로 온 아이돌의 신간 홍보가 열심이었고 나성은 목적지까지 남은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눈을 굴렸다. 아직도 한 시간을 더 달려야만 했다. 마침 휴대폰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제보자였다. 그 사람은 시내의 한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겠다 말했고, 나성은 약간 늦어질 수 있음에 양해를 구했다. 전화가 끊기자마자 종석이 입을 열었다. “그러게 내가 가지 말자고 했잖아.” 종석은 나성의 매니저 겸 카메라맨이었다. 그보다 앞서, 고등학교 동창이기도 했다. 유튜버로서 수입을 벌기 시작할 무렵의 나성은 그를 찾아온 종석을 동업자로 맞이해줬다. 친구 좋다는 게 뭐냐, 라는 말이 지닌 효험은 강력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나성은 종석의 제안을 재고할 것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종석의 성격은 퍽 껄끄러운 편이었다. 가령 지금의 상황과도 같이. “역시 백반집을 가는 게 맞았어.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야. 비도 오고. 그칠 기미가 안 보이는데 어떻게 산에 가겠다는 거야? 당장 더 나은 선택지가 보이는데 굳이 이런 깡촌까지 기어 들어가야 되는 이유가 나는 납득이 안 되는데?” 이것이 문제였다. 평소에는 잘만 있다가도 한 번 도화선에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폭발해버렸다. 아직 사춘기가 끝나지 않은 듯한 성격은 어른이 된 종석이 버려야 할 부분이었다. 그의 마음은 정말이지 사춘기 소년의 그것과도 비슷해서 가만히 내버려두면 혼자 안정을 되찾고는 했다. “방금은 미안했다, 야.” 종석 역시도 자신의 문제를 분명 인지하고 있을 테지만, 무릇 문제라는 건 인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당장은 나성이 감내해야만 할 부분이었다. 자동차는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바닷가로 향했다. 약속시간을 30분가량 초과해서 그들은 겨우 카페에 도착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잇, 괜찮습니다, 팬입니다.” 따위의 대화들로 제보자는 두 사람을 맞았다. 제보자는 나성과 반갑게 인사를 한 뒤, 어색하게 뒤따라온 종석과 악수를 나누었다. 종석은 언제까지나 카메라 뒤의 사람이었으므로 시청자들은 그를 잘 알지 못했다. 따라서 대화의 주도권은 언제나 나성이 쥐었다. 따뜻한 커피 세 잔을 테이블 위에 두고, 나성과 제보자는 마주앉았다. 종석은 나성의 옆에 앉았고, 나성을 올려다보는 각도의 카메라를 테이블에 설치했다. 녹화가 시작되자 대화가 시작되었다. “제가 메일을 보낸 까닭은 다름 아닌......산에서 집도 없이 홀로 거주하는 한 노인 때

  • 구포대교
  • 2025-11-28
스노우볼 속 스노우맨의 사념

이곳의 눈은 내린다기보다는 솟아오르는 편이라 썩 즐겁지 만은 않다. 다만 유리막 바깥의 세상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약간의 위안이 되기는 했다. 다만 여전히 즐겁지 만은 않다. 그들이 나를 관찰할 때 나는 손을 흔든다. 그들이 나를 흔들면 나는 조금 어지롭고 이 세상마저도 어지럽다. 지구본을 닮은 유리는 겨울을 흉내 낸다 박제된 겨울은 흔들릴수록 촘촘해진다 그리고 저 너머의 서랍 위에는 가을이 박제되어 있다. 붉은 단풍보다는 샛노란 은행 한 닢 유리는 부자유를 포장하여 애정을 듬뿍 받고 이따금씩은 스스로마저 가둬두게 한다. 유리공예공은 만물을 박탈한다. 또 어떤 유리는 그 투명도가 너무도 높아서 인지할 수조차 없다. 그 어떤 인간이라도 인지할 수 없어서 다룰 수조차 없다. 실은 그들의 손가락에서 비롯된 것이면서도 누구도 자각하지 못하며 지금의 영화를 방부한다 말하지만 하릴없는 유리막 속에서는 늙은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다. 박제의 끝은 방치이고 둥근 세상도 언젠가 방치된 채 우주의 한구석을 구르겠지

  • 구포대교
  • 202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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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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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27 14:12:10
    선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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