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 작성자 사인
- 작성일 202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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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349
산행
흙바닥에 맨발로 닿았다 떼었다 했다. 돌조각이 땀에 엉겨 붙어 박히기도 하고, 물기를 머금고 흙이 저 스스로 찾아오기도 했지. 그러다 숨은 가빠오고, 어느덧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고 있는다. 나무도 있고 새도 있고 바람도 있지만 이래서야 언제 정상에 오를까 싶지. 잠깐 벤치에 앉아 쉬다가 옆에 놓인 큰 바위. 그걸 막 장난으로 밀쳐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신을 해칠 의도는 없었어요. 바람이 불어오면 꽃가루가 날아오면 코가 간질거리지, 마음도 근질거리면 기침이 난다. 그걸 손으로라도 막아야 하나, 팔로 막아야 하나, 막지 말아야 하나. 돌바닥에 맨발이 닿았다 떼였다 하지. 이런 데서 넘어지면 크게 다치니까, 중심을 잡으려면 팔도 허우적대고, 밧줄도 잡고, 그래야 된다. 그럴 때 구름은 만만히 떠내려 가고 있었네, 눈이 번쩍번쩍 부셨다 안 부셨다. 안 뜨였다 뜨였다. 당신은 어느새 저 위에서 손짓하고 있었어요, 나는 약골이라고 놀림도 받았어요. 살짝 얼굴에 주름이 졌지. 그때 얼굴에서 흘러내리던 땀 몇 방울. 하나는 입이 먹고, 하나는 발이 먹고, 하나는 풀이 먹고. 짰다. 여기가 꼭대기인 줄은 모르겠고, 봉우리인 건 알겠고, 우리는 펼쳐진 풍경을 보며 저기가 네 집이 맞니 아니니, 말다툼도 했다. 그래서 마음도 상할 뻔 했는데
이제 돌아갈 거야. 돌아가는 길은 내리막이라서 빠르다. 바람도 선선하고. 가는 길에는 익숙한 나무 기둥에 손도 올려 보았다. 아까 그 바위에 기대 보기도 했고, 나를 해치려는 건 아니었지만. 조금 뒤에는 올라오는 사람들이 길을 묻기에 얼마 안 남았다고도 말해주었어. 어디 식당에서 뭘 먹어야 너도 맛있고 나도 좋고 소문도 돌고 그럴까? 우리는 머리칼에 봄가루가 엉겨 붙는 것도. 땀이 식으며 떡지는 것도. 모르고 제비처럼 걸었다. 발바닥은 언제 베였는지 몰라, 따끔거렸고. 입구에서 발을 씻다가 장난도 쳤다. 옷을 온통 다 적셔버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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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최고 넘 조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