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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과 살고 싶어요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4-01-03
  • 조회수 2,200

차갑지만 어두운 그 겨울에

내 영혼을 널어놓고 싶어요


잔인한 바람이 부는 그 날

난 영혼을 빨랫줄에 널고 싶어요


밤이 붕어빵의 팥으로 물들고 있으니

나 겨울에 영원히 살고 싶어요


내가 붕어빵을 좋아하는 이유도

군고구마를 좋아하는 이유도

알밤을 사랑하는 이유로

난 겨울에 평생 있고 싶어요


이제 영원한 겨울을 맞을 시간이다


내가 좋아하는 붕어빵 트럭 앞에 걸어가

천천히 붕어빵들을

냄세로 이끌고


붕어빵의 펀치가 나에게 다가오는 순간

나 깨달았어요

징그러운 붕어의 얼굴을 보니

겨울이 싫어졌어요


그 때 트럭이 나에게 다가왔는데

붕어들이 나를 막아줬어요


이유가 뭘까

나 분명 영원한 겨울에 살고 싶었는데

눈물이 철렁 내리네요


붕어들의 팥이 슈크림으로 바뀌고

영원할 것 같은 겨울의 밤이 봄의 아침으로 변했고


다시 오지 않을 겨울을 기약하며

치즈 붕어빵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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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갈 때 문 너머의 골목은 그림이 가득했다 우리가 사는 집은 벽화 마을, 사람들이 그린 벽에는 나를 닮은 동생이 그려져 있고, 아이들 안에서 살았다. 아동 보호 구역을 지나면서, 우리는 속도를 줄여야 한다. 손에서 끌려오는 캐리어 속에, 투명한 내 허물이 동생 얼굴로 굽어있다 나는 태안에서 태어나 태안이라 적혔고, 다 큰 발을 가졌고 동생은, 대한에서 태어나 대한이라 불렸고 커지는 발을 가졌다 우리가 걷고 있는 집에 걸린 우리의 허물들 계단 아래서 조금씩 빨래가 말라가는데 동생이 반대편 벽을 보고 나에게 손자국을 남겼다. 붉은 멍을 내 몸에 묻었다 투명해서 없는 것 같은 나를 닮은 아이의 손 끝으로 벽화 마을은, 사람이 많이 온 데, 관광지고 캐리어를 끌고 아이의 손을 잡으며 걸어가는데. 내가 가는 한 보의 걸음, 동생은 자라고 있는 걸음으로 여러 걸음, 캐리어의 바큇자국에는 우리가 접은 옷들이 있고, 입을 옷들이 있고 이번 여행은 많은 것을 안지 않고, 하나만 안는 것. 허물을 담으며, 그림들을 본다. 아이들만 안은 유아 그림이 담긴 벽을, 내가 만져본다. 보이지 않는 동생도, 유화가 굳은 유아 그림을 만져본다 우리는 서로를 끌고, 웃는 얼굴을 해야지 밖으로 나가 계단을 오르는 일. 아이들은 웃는 얼굴상이라지. 문밖 그림들은 모두 웃고 있다. 서로를 덜 만지고, 속도는 30km 미만으로 자라고. 나는 나를 안아줘야 하는데, 빨리 커버린 동생은 태안 밖으로 나아 간다. 잘린 부분을 품을 수 없는 어린이 보호 구역의 경고 표시로. 우리의 표정이 퇴화한다. 여런 번 덧입힌 태명으로. 벽에는 아무것도 없다. 나를 밟은 나만 있을 뿐 집에 들어와 나를 벗는다 캐리어 속에서 꺼낸 나를 닮은 동생. 우리 몸은 계단 아래서 자라나고 구겨지고 있다. 바람이 몸을 치면서 우리는 서로를 감싼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부는 바람 자국 내 몸에 묻은 오늘의 허물을 누르며 나는 캐리어 속에서 빨고 입지 않은 옷으로 갈아입고 내 허물은 빨래통으로 아무도 모르게 나를 입고 동생은 문밖으로 나가 자랐다

  • 송희찬
  • 2025-08-30
언젠간 단단한 마음을 너에게

(글에 들어가기 전 ** 부분은 제목 사진 혹은, 프로필 사진을 참고해 주세요) 지난 2024년 나에게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여느 때와 같던, 평범한 연도인 줄 알았는데. 그해 나는 자의와 타의로 인해,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9월에 자퇴했다. 자퇴를 한 계기를 묻는다면, 건강 문제라는 단어로 답하지만, 세세하게 말하지는 못한다. 그 이유는 내 문제가 하나의 사이클 문제가 아니라, 복합적인 문제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나는 2022년도 10월부터 원인 모를 기침을 앓아왔다. 끝없는 기침으로 동네 의원을 밥 먹듯 다녔다. 의사는 그런 나를 보고, 약한 약부터, 독한 약까지, 기침과 관련된 약을 모두 사용했다. 그런 그의 노력에도, 기침은 호전되지 않아, 대학 병원 소아 청소년과 교수들, 정신과 의사까지 만났다. 그러나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나를 진단을 했다. 소아 청소년과 교수 중 한 명은, 천식이라 보고, 다른 한 명은 기관지가 민감한 것, 정신과 의사는 기침 틱으로 내 병명을 진단했다. 그래서 나는 알레르기 약 {싱귤레어}, 기관지 확장제 {심비코트}, 틱 약을 모두 혼합해서 먹었다. 그래서인지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기침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기관지 한쪽에서 끙끙거리며, 내 생활을 조여왔다. 사실 고등학교 진학 및 졸업은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기침 때문에, 내가 수업을 듣기 힘들뿐더러, 반 친구들에게도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1학기까지는 반 친구들이 아무 말 없이 나를 대해줬다. 나 역시 친구들의 배려에 보답하고 싶어, 더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고, 기침을 최대한 참아 보려고 했다. 하지만, 넘치는 물을 누르면 누를수록 물이 빠지는 게 아닌, 쌓이는 것처럼 기침 역시 해소되지 않고, 내 의식으로 눌려 쌓여갔다. 지난 8월 누르고 있었던 게 터진 걸까? 감기가 들어온 이후부터, 내 기침은 갈비뼈에도 금이 갔던, 2022년의 기침과 비슷한 양상을 띠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이명, 두통 등 자잘한 잔병들이 나를 학교 밖으로 몰아세웠다. 아무 도 나에게 표현하지 않았지만, 내가 내는 기침 소리 때문에 보이는 눈치가 보였고 이는 나를 조여왔다. 이를 본 담임 교사인 과학 선생님께서 무엇보다 논리적으로 나에게 자퇴를 권유했다. "선생님은 희찬이 한 명의 선생님이 아니니까. 2학년이 돼서도 이렇게 기침이 나오면, 자퇴해야 할 확률이 커질 거야?" 그의 논리에는 빈틈이 없는 듯 보였다. 혹여나, 논리에 빈틈이 있더라도, 그 빈틈 역시 나를 감정적으로 조여왔기에, 빈틈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빈 곳이 없었기에 나에게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 자퇴를 선택하는 방법밖에. 그렇기에 나는 9월 10일 오후, 자퇴 서류에 서명했다. 단지 미안함과 원망 그리고 이해만이 몸을 따라, 학교 밖을 나왔다. 자퇴하고 난 뒤, 9월과 10월은 실감이 나지 않았다. 단지 갑자기 속이 뜨거워지고, 기관지가 사람을 만나기를 거부하는 기침만 나 올 뿐이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시, 소설, 수필,

  • 송희찬
  • 2025-08-21
먼 곳으로 여행하기

열 여덟의 여름에 발이 더러워졌다 모래와 흙이 놀이터에서 끝나지 않고 신발 속에서 몸이 터지며 따라온다 친구들이, 한 줄로 서서 움직인다 기차놀이를 하고 있다 우리의 출발지는 가까운 곳이고 놀고 있는 놀이터고 우리의 정착지는 먼 곳이고 뿌연 창문 사이 보이는 지하터널이고 언젠가부터 모래가 비에 젖어, 어린 나처럼 내 발에 붙어 다닌다 기차 출발하기 전에 몸을 움직여야 잡히지 않는데 {몸이 일어나야, 욕먹지 않는데} 문 사이를 통과하기 전까지 내 물음을 모래에 기입 한다 신발에 묻은 모래를 몸으로 짓누른다 먼 곳으로 향하는 열차가 곧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정거장 하나를 지나고 먼 곳에서 출발한 열차가 가까운 곳을 향해 가까워졌다 나는 몸을 일으켜, 전철을 향해 다가간다 발을 문틈에 넣어 문에 물을 묻힌다 탈선으로 향한다 발을 문틈에 넣지 말라는 안내 방송과 함께, 문이 닫히고 더러워진 발이 무릎까지 퍼진다 또 넘어졌다 열여덟의 여름에는 장마가 심했고 어린 내가, 물에 젖어 있고 빨리 잡혀, 멈췄다 탈선했다 나와 친구들은 탈선하는 여행을 했다처음 가는 곳으로 더러워진 것을 떠나며 모래 위를 돌며 기차놀이를 한다 모두 한 줄 위에서 먼 곳으로 떠나고 그 자리에서 탈선하고 어린 모습을 밟으며 즐긴다 나를 달아난다 어린 나를 놀이터에 버리고 나는 탈선한 뒤 기차로 먼 곳으로 향한다 어린 나는 놀이터에서 터널로 이동하고 내가 탄 기차는 어두운, 정거장을 지나고 끝 칸에서 앞칸을 향해 나아간다

  • 송희찬
  • 202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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