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우리에게 천국어 변명-조성래 <천국어 사전>을 읽고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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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이라는 단어를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는 친구나, 위험한 행동을 하는 동생을 보면 훈수라고 불리는 잔소리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럼 ,그들은 뭐 때문에 늦었다고, 뭐 때문에 이것을 했다고 변명한다. 나 역시 변명을 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렇기에 나는 위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명백한 잘못을 한 상황에서 변명하는 사람을 싫었다. 또한 위 생각은 나에게도 적용이 되었다.
그러나, 변명이 나오는 상황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경우가 많았다. 내 경험으로 이야기하면, 작년에 담임 선생님께서 "희찬이가 학교에 남아 있으면, 좋은데 기침 때문에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선생님은 네 담임이기도 하지만, 다른 친구들의 담임이기도 하니까."라는 변명으로 내게 자퇴를 권했던 지난여름과 같은 상황이 있다. 처음에는 그의 행위가 이해되지 않았다. 역으로 화가 나고, 억울했다. 한 사람만 마음 편하게 지자고 하는 말인 것 같았다. 그렇기에 변명이라는 행위 자체를 좋게 볼 수 없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나아가던 중 조성래의 <천국어 사전>을 선물 받았다. 이렇게 나에게 온 그의 작품은 변명 덩어리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위 작품에서 말하는 변명은 밉지 않았다. 역으로 그의 말에 동요되었다.
안개를 걷으려고
칼을 휘두르며
{시인의 말}
시집을 열면 제일 먼저 보이는 말이 있다. 시인이 위 시들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 즉 시인의 말이다. 그러나 위 시집의 시인의 말은 안개를 벗기 위해 칼을 휘두른다는 조금은 날이 선 문장이다. 안개를 걷기 위해 칼을 휘두르는 시인은, 안개 속을 걷는 존재처럼, 춥고 무서울 것이다. 그럼에도 안개를 걷기 위해, 칼을 휘두른다는 표현은 위 추위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읽힌다. 따라서, 위 시집은 시인이 자신에 고통을 잊게 하려고 쓴 시들이라는 것을 어림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뒤에 나오는 차례를 보면 위 시집은 단순한 사회적 고통이 아닌, 시인이 살아오면서 느꼈을 고통에 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위 시집의 챕터는 총 여섯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1부인 <무인도>부터 2.3.4부인 <창원, 순천, 부천>, 5부인 <미지>와 6부인 <변명>까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보면 하나의 질문이 생긴다. 왜 하필 6일까? 서양에서 6은 죽음을 뜻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그의 시집 <천국어 사전>은 시인의 삶에서 지금까지 느끼고 있는 것. 특히 죽음과 관련된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것을 암시 시켜준다.
무엇이든 용서할 수 있을 것처럼
흰 것들이
희구나
언젠가부턴가
착한 사람을 만나면
미안할 일이 닥쳐올 것만 같은
하얀 구름
하얀 파도
아무런 악의도 미움도 없었는데
심지어 사랑도 없었는데
한 사람이 자신의 시신을 끌고
해안선을 따라가네
<무인도>:전문
위 시는 시집을 열고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시이다. 제1부의 제목이자, 1부의 첫 글의 제목인 위 시는 무엇을 전달하고 있을까? 아마도, 처음 나오는 시이니, 시인이 하고픈 말이 가장 많을 것이다. 일단 <무인도>의 화자는 착한 사람을 보면 미안할 일이 닥쳐올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를 뒤 따르듯 하늘 위의 구름도, 바다 위의 파도도 전부 흰색이다. 시인은 흰 것을 순수의 상징, 착한 것들의 상징으로 말한다. 이처럼 무인도 위에서 화자가 바라 본 모든 것들은 참으로 순수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문장에서 이 착한 것들이 결국 자신의 또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시신을 끌고 해안선을 따라간다. 그러나, 여기서 한 사람이 화자인지, 지인인지, 독자인지, 혹은 다른 타인일지 명확하게 드나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나온 사람은 다음 챕터 마지막 시에서 나오는 듯 보였다.
창원에 갔다
이제 두 달도 더 못 산다는 어머니
연명 치료 거부 신청서에 서명하러 갔다
{중략}
죽고 나서 웃고 있었다 모두 지난 일이라는 듯
모두 지나야 했던 일이라는 듯..... 그러나 그건
나 혼자 듣는 소리였다
어머니는 홀로 죽을 것이며
나는 여전히 어떤 현실들에 마비된 채
살아도 되는 사람처럼 살아서
살아 있는 것 같은 사람들 사이를 걸어 다닐 것이다
<창원> 中
그가 창원에 간 이유는 어머니의 연명 치료를 거부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여기서 화자는 결국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현실을 살아간다. 이런 상황을 볼 때, 시인이 <무인도>에서 말한 "한 사람"은 죽은 어머니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가 제일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은 누굴까? 시에서 나오는 동생? 죽어버린 어머니? 아니다. 여기서 제일 용서하지 못한 사람은 바로 시인 자신이다.
나는 나를 달래느라 아이스크림 하나 사주는 날이다
내가 나를 응원할 힘이 없는 날이다 내가 나를
슬퍼하기를 뚝 그친 날이다 나는
나의 밖에 내놓아졌다
{중략}
해치우고도 아무렇지 않은 날이다
<기타노 블루>中
위 시는 제2부인 <창원> 뒤인 3부 <순천>에 나온 시다. 창원에서 있었던 일을 뒤로 하고 그는 쭉 살아 나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달래야 했고, 응원 힘도 없고, 슬퍼할 수도 없는 날들을 지내왔다. 시의 제목인 <기타노 블루>는 일본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다케시 영화 특유의 서늘하고 푸른 색감이라고 한다. 시인은 위 색감 같은 날들을 늘 보내왔다. 항상 미안해했고,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 늘 변명하는 자신을 늘 봐야 했다. 그렇기에 그는 매일 죄책감을 해치우고도, 끝을 맺지 못한, 아무렇지 않은 날들만 보내왔다. 그렇기에 그는 늘 한쪽에 치우지 못한 상처를 매우고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위 시집을 쓴 이후, 그는 약간씩 회복하는 과정을 가졌을 것이다.
창밖에는
뒤척임만으로도 숲을 이루어 낸
침엽수들이 있다
<회복> 中
위 시는 제1부 <무인도>의 마지막 시다. 그는 많은 변명을 시를 통해 해왔다. 글자 하나, 하나의 무게가 모두 독자에게 와 닿았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시 <회복>에서 말하는 것처럼. 시인은 변명이라는 뒤척임 속에서 하나의 숲을 만들어냈다. 이 숲은 죄책감으로 가득 차 있을 수도 있고, 꾸준히 자신을 돌아보고 어쩔 수 없는 상황 속 죄책감을 덜어낸 것일 수도 있고. 나는 숲을 후자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의 뒤척임은 혼자만의 뒤척임이 아니라, 진심으로 구하는 용서, 용기 그리고 위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혼자 모래나, 메모지에 끄적일 수 있었던 문장들을, 시집으로 만듬으로, 그의 무인도에는 우리 독자가 오게 되었다. 이는 자신을 내려놓는 과정인가 동시에, 회복으로 가는 과정으로 보인다.
이렇게 모든 시를 읽고 제목을 다시 보게 된다. 제목인 <천국어 사전> 은 천국의 언어가 모인 사전이라는 뜻과 달리, 시들의 내용은 한 사람의 어쩔 수 없는 상황의 죄책감, 변명, 용서, 위로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인지, 나를 떠나보내야만 했던, 담임 선생님의 변명을 조금은 이해가 갔다. 나 또한, 기침 틱 때문에 자퇴를 선택했던 그날의 나에게 "이게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변명과 함께 나를 용서하고 싶다. 이는 담임 선생님도 마찬가지고.
그렇기에 나도, 조성래처럼 나의 죄책감과 변명 그리고 위로를 천국어 사전으로 써 본다. 많은 이들이 자신을 위해 용서와 변명을 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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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시집 추천사에 성현아 멘토님이 있으시네요.^^; 아무튼, 1월 이후 수필,비평 모두 오랜만에 쓰니까 좋네요.^^ 검정고시 끝난 후, 다시 2023년도처럼 1일 다작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