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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청춘에게 전하는 이야기-내 심장을 쏴라를 읽고

  • 작성자 서벽
  • 작성일 2025-11-01
  • 조회수 276

정유정의 내 심장을 쏴라는 2009년 제5회 세계 문학상 수상작으로수리희망병원을 배경으로 삶의 운명에 맞서 자신만의 자유를 찾아가는 두 청춘의 이야기이다조현병으로 강제 입원한 이수명과 탈출을 갈망하는 류승민둘은 너무나 극과 극의 성격을 가지지만 점차 비밀을 터놓으며 서로의 삶을 향해 길을 찾아가게 된다.

 

시간이 없어그래서 미치겠어.’

 

탈출 시도에서 실패한 승민은 과거를 회상하며 어디론가 가야 한다는 욕망에 휩싸인다자유롭던 패러글라이딩광활한 안나푸르나그는 유산 상속 다툼에 휩쓸려 잃게 된 자유를 되찾고자 한다비록 약물 투약으로 인해 시력이 악화되어 갈지라도운명의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승민의 이러한 발버둥은 수명에게 숨기만 하던 자신을 마주할 용기를 준다.

 

다 와날 죽여보라고자식들아!’

 

눈이 모두 먼 것처럼 연기하던 승민은 수명과 함께 보트장으로 뛰어들어 짜릿한 추격전을 벌인다승민은 차가운 안개비에 사방이 보이지 않아도 멈추지 않는다되려 휘청거리는 보트 위에서 그는 소리친다이제껏 참아왔던 모든 욕망을 토해내듯이혹은 다신 없을 자유를 만끽해 보듯이자신을 조준하고 있는 세상의 총구들을 향해 내 심장을 쏘라고그래야만 나를 가둘 수 있을 것이라고하루하루 없어져 가는 희망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승민의 모습은 다가올 미래에 불안해하는 청춘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하며 결말로 이끈다.

 

이제 빼앗기지 마네 시간은 네 거야.’

 

수많은 실패와 도전 끝에 활공장에 도착한 승민은 수명에게 마지막 말을 전한다병의 진실을 마주한 그에게 이제 더는 목소리에 흔들리지 말라고아프고 쓰라린 과거가 있을지라도 앞으로 다가올 삶을 향해 나아가라고곁에 있는 수명에게 제 시계를 넘겨준 그는 드디어 부조리한 세상에 있는 힘껏 발버둥을 치며 꿈을 이룬다.

 

제게도 활공장이 필요했습니다.’

 

모든 이야기가 끝난 후 수명은 정신 보건 심판위원회에서 승민과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말한다자신도 이제 세상을 향해 날아오를 준비가 되었다고이로써 퇴원을 선고받은 그는 승민의 말처럼 병원 밖으로 나가 세상을 마주한다수명은 멀어진 세상을 두려워하며 걸음을 멈추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그는 승민이 건넨 시계를 움켜쥔 채 총구를 들이대는 세상을 향해 자신의 과녁을 들이댄다그리고 소리친다.

 

컴 온렛츠 트위스트 어게인.’

 

수리희망병원에서 승민이 자유를 외치며 부르던 그 노래를자신을 죄어오던 운명을 거슬러자신의 인생을 상대하기로 결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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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하면서도 힘 있는 서사 전개와 생생한 장면 묘사로책을 덮는 독자에게 알 수 없는 벅참과 씁쓸함을 남긴다그렇기에 나는 그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고 나서야 이 글을 쓸 수 있었다.

 

이 책은 방황하는 청춘에게 짜릿하고 웃음 가득한 이야기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다만 헤매고 주저앉는 나날들이 있더라도 한 발을 내놓아 보라고더 이상 스스로와 세상을 두려워하지 말고 질주해 보라고그러니 나는 승민의 내 심장을 쏘라는 말은 끝없는 절망의 세상 속에서 소리치는 그 무엇보다도 찬란한 단말마였다고 생각한다다만 돌아보지 않고더는 주저하지 않으면서스모키 산맥을 정복하던 그때처럼 활짝 가슴을 내보인 채로.

 

숨는 놈 말고견디는 놈 말고네 인생을 상대하는 놈있기는 하냐?’

 

또한 마지막 비행을 준비하며 승민이 한 말은 주저앉아 있던 수명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무력하게 정해진 길을 따라 살아가는 청춘에게 존재에 대한 날카로운 물음을 던진다이러한 일침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알 수 있다살아간다는 것은 스스로를 겨누는 일이자 운명을 뚫고 자신에게 다다르는 여정이라는 것을결국 이 문장이야말로 이 책이 전하고자 한 삶의 본질이 아닐까.

 

나는 바란다어디에 닿을지다다른 곳에 무엇이 있을지 스스로 두려워하지 않기를뒤돌아보지 않기를한 발한 발 갈 수 있기를.’ - 작가의 말

 

나는 몇 달 전 학교를 그만두었다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나는 더 이상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부정하고 싶지 않았다그러니 이제는 오지 않은 시간에 청춘을 바치지도 무력하게 머물러 있지도 않으려 한다유치하고 어리석다 해도 상관없다나는 이미 한 발을 내디뎠으니이제 힘껏 질주할 차례다.

 

“Come on, let’s twist again.”

 

승민과 수명처럼내 심장을 세상에 조준하면서.

 

 

 

 

 chubby checker-Let's Twist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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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부조리에 관하여-이방인을 읽고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사실 잘 모르겠다.' 소설은 알베르 카뮈의 가장 유명한 문장으로 시작된다. 프랑스 알제리의 거주민 뫼르소는 엄마의 죽음을 경험하고도 어떠한 우울이나 슬픔도 느끼지 않는다. 되려 주인공 뫼르소는 다음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하지만 이후 주인공 뫼르소의 삶은 점점 독자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냉담하고 끔찍하게 이어져 간다. 그러나 뫼르소는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 그곳이 비록 죽음 앞 일지라도. 아랍인을 살해하고 법정에 서기까지 그는 자신과 세상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그 과정 속 담담하면서도 강렬한 묘사는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나는 지금까지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알베르 카뮈가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뫼르소의 무감수성적인 모습은 현대인의 모습을 반영한 실존주의의 면모를 나타낸다. 이는 인간에게 가치란 오로지 실존이며, 자신의 선택으로써 채워나가는 생만이 의미 있다는 것이다. 뫼르소가 엄마를 사랑하면서도 그녀의 죽음은 별개로 인식했듯이, 장례식을 치르고도 아무일 없듯 해수욕을 하고 또 다른 사랑을 찾듯이. 카뮈는 뫼르소에게 의미란 오로지 그뿐이며, 우리 모두가 그러하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알베르 카뮈는 이에 더해 삶의 부조리를 논한다. 뫼르소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어서야 세상에 마음을 열어 진정한 삶을 마주하고, 새로운 시작을 받아들인다. 어쩌면 그는 변호사가 제안했듯 진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말해 죽음에 다다르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아랍인을 쏜 것은 한 여름의 뜨거운 태양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죽음이자 정의를 따른다. 이는 인간 사회의 억압적인 관습과 모두가 이방인이 되어버린 모순에서 유일하게 눈을 뜨고 세상에 대치하는 인간상을 보여준다. 즉, 삶의 부조리란 의미를 갈망하는 인간의 욕구와 현실의 불일치로부터 비롯되며 이는 인간이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운명과 같다는 것이다. 이로써 알베르 카뮈는 말한다. 부조리의 세상 속 우리는 모두 이방인이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운명의 부조리를 직시해야만 한다는 것을. '나는 내 삶과 다가올 내 죽음에 대해 확신이 있어. 그래, 내가 가진 건 이것뿐이야.' 결국 뫼르소의 여름, 살이 탈듯한 뜨거운 열기의 태양 아래 드러난 생의 본질은 부조리이다. 이는 거대한 불합리의 세상을 구성하는 불합리성의 실체이자, 모든 결말이 도달하게 될 곳이기도 하다. 어쩌면 카뮈가 말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질은 이곳에 있다. 부조리에 반항함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방인인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시지프 신화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 서벽
  • 202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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