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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이상주의를 비웃는 현실주의

  • 작성자 시안
  • 작성일 2025-12-27
  • 조회수 235

지난 주 일요일 뮤지컬 영화 '위키드'의 후속작인 '위키드:포 굿'을 보고 왔다. 상영이 끝나는 마지막 날 밤 9시 낯선 건물로 들어 가 혼자 시청한 위키드:포 굿은 1편에서의 예상을 완전히 깨버리는, 그래서 더욱 여운이 남는 영화였다. 

영화는 동물들이 인간의 명령에 따라 노란 벽돌길 공사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전편의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언론 통제를 통해 동물을 배척시킨다는 내용과 이어지는 부분이었다. 주인공 '엘파바'는 태생적으로 초록색 피부를 지닌, 그야말로 오즈영화의 배경이자 '오즈의 마법사' 속 오즈,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재해석한 이야기이다 전례없는 괴인이었다. 마법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독특한 외모 떄문에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그는 자신처럼 소외받는 동물들을 돕기 위해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 에메랄드 시티로 떠난다. 그러나 정작 마법사는 평범한 인간이었고 동물들을 도울 생각은커녕 탄압하고 이를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곤고하게 만드려고 한다.  엘파바가 마법의 힘으로 이를 막고 정의를 구현하려 하는 반면 엘파바의 소중한 친구, 글린다는 거짓으로라도 평화를 유지하면 그만이라고 엘파바를 사악한 마녀로 모는 마법사의 선동을 묵묵히 따른다. 이를 계기로 생긴 둘의 갈등은 사건이 전개될 수록 더욱 심화된다. 영화의 끝에서 결국 엘파바는 사악한 마녀라는 오명을 떨치지 못하고 도로시오즈의 마법사 속 주인공에게 죽임을 당한 척 위장하고 오즈 너머의 세계로 애인과 도피하는 결말을 맞는다. 글린다는 진실을 알고 있음에도 착한 마녀를 연기하며 엘파바를 공공의 적으로 몰아야 했고 엘파바는 글린다에게 자신이 살아있음을 일부러 알리지 않은 채 영화는 끝이 난다. 마지막 장면까지도 사람들은 엘파바를 '위키드', 즉 사악한 마녀라고 저주하고, 이것이 위키드의 결말이었다. 

이번 후속작은 전편에 비해 다소 아쉬운 점이 많았다. 굳이 상영관까지 가서 본 이유도 영화의 장르가 뮤지컬인만큼 좋은 음악을 풍부한 사운드로 듣고 싶어서였었는데, 이번에는 전편의 'Popular'이나 'Defying Gravity' 등의 OST에서 얻은 감동을 느낄만한 넘버가 딱히 없었다. 보통 여러 음악을 듣다 보면 귀에 꽂히는 멜로디가 있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진심으로 취향에 맞는 음악을 찾지 못했다. 사건 전개가 이어짐 없이 너무 빠르고 개연성이 부족했던 점 또한 아쉬웠다그럼에도 '위키드'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에 부족한 영화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인상깊게 다루고 싶은 부분은 '위키드'의 스토리이다나는 1편도, 2편도 내용을 아예 모르고 봤기 때문에 내용을 예측할 수 없었는데, 1편을 보고 난 후의 예상과 2편이 정반대의 내용이라 매우 흥미로웠다. 1편의 결말에서는 마법사의 언론 통제로 인해 오즈 사람들이 엘파바를 사악하다고 느끼고 그를 저주하는 'No One Mourns the Wicked'를 부르는 반면엘파바는 마법의 힘을 완전히 펼칠 수 있게 돼 더 이상 사람들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일을동물들을 지키는 일을 하겠다고 다짐한다당연히 2편의 내용은 엘파바글린다피예로엘파바의 애인이자 글린다의 짝사랑 대상 힘을 합쳐 진실을 밝히고 오즈를 구해낼 줄 알았는데반대로 엘파바는 실패해 피예로와 도주하고 글린다는 여전히 착한 마녀의 가면을 쓴 채 쓸쓸히 거짓을 말한다셋 모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잘못됐음을 알았지만 끝까지 엘파바를 저주하는 오즈인들을 막을 수 없었기에 이런 파국적인 엔딩을 맞고만다독자로부터 하여금 행복한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들고 이런 현실적인 결말로 맺는 위키드의 작가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작가의 의도는 '선함이 언제나 승리하지는 않는다가끔은 악이 이길 때도 있으며그것이 때로는 평화를 유지하기도 한다'가 아니였을까현실적으로 매우 타당한 말이다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악이 승리하고 있으며 선은 굴복하고 있다그럼에도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살아간다 오히려 우리가 예상했던 위키드의 결말과 같은 이상적인 일은 현실에서 드물다작가는 이 부분을 전하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다작가는 인간 사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이상주의를 비웃었다영화는 어찌 보면 이상주의에 대한 풍자라고도 볼 수 있는데대부분의 등장인물특히 글린다가 어린애가 가지고 놀 법한 화려한 드레스와 마법봉을 가지고 진지한 사건이 전개된다는 점에서 왠지 모를 유치함과 해학이 느껴졌다또 엘파바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오해를 한 양철나무꾼과 사자가 사람들 앞에서 그의 잘못을 말하며 선동할 때사람들이 사자는 무슨 피해를 입었냐고 묻자 양철나무꾼이 망설이다가 어린 시절 마녀의 과잉 보호로 인해 겁쟁이가 되었다는 대사를 했을 때는 정말 어이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1편에서는 위대한 마법을 부리며 웅장하게 하늘을 나는 엘파바가 2편에서는 초라하게 허수아비로 변한 피예로와 도망친다는 것 또한 웃음이 날 수 있는 포인트다개인적으로 이런 황당한 부분이 계속 나온 것은 현실에서 이상주의가 얼마나 터무니없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본다.

위키드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다동물을 극단적으로 배척하는 모습에서 파시즘을오즈인들을 선동하는 모습에서 아직까지도 살아 있는 언론 통제를도망가는 엘파바의 모습에서 이상주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어른과 어린이가 모두 재미있게 볼만한 영화 중에서 이렇게까지 사회에 관한 깊은 고찰과 통찰력을 지닌 영화는 몇 없다시간이 난다면 꼭 영화를 감상하기를 바란다만약 지구의 모든 사람이 영화 시청을 위해 단 4시간을 바친다면우리 세상은 훨씬 더 나은 쪽으로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는다.

 

 

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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