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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더>-세상을 마주하는 용기

  • 작성자 캔디
  • 작성일 2026-08-30
  • 조회수 99

나는 이 작품을 영화로 2번, 책으로 1번 봤다. 영화로 봤을 때의 감동이 더 컸기 때문에 영화로 비평을 쓰려한다. 마지막을 어기의 이야기로 장식하기 위해 누나인 비아의 이야기로 먼저 시작하겠다.


비아는 가족에 대한 서운함이 쌓여갔다. 그녀도 물론 동생을 아끼고 좋아했지만 온 가족의 관심이 안면기형을 갖고 있는 동생한테 쏠리는 데 불만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티 내지 않고 꿋꿋하게 참아냈다. 비아가 뭐라고 하면 가족들이 더 힘들어할 걸 알기에 짐이 되지 않으려 늘 노력했다. 비아도 아직 사랑받고 싶은 어린아이일 뿐인데 투정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그녀가 안타까웠다. 성숙하지만 아직 어린아이인데. 그렇지만 비아의 행동이 옳은 행동일까? 맞다, 아니다로 판단할 수 없는 문제지만 비아 혼자 그 모든 상처를 짊어지는 것은 가족도 원치 않았을 것이다. 짐이 된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면 그녀의 상처가 조금은 치유가 됐을지도 모르는데.

큰 문제는 비아의 친구 미란다와의 일이었다. 미란다는 비아와 어렸을 때부터 친구 사이였는데 그러다 보니 비아의 가족과도 잘 알고 지냈다. 그런데 어느 날, 미란다는 여름 캠프를 갔다 오더니 비아를 피하게 된다. 비아는 당황했고 나 역시 그녀의 태도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친했던 친구가 갑자기 그러면 누구든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 뒤에 이유가 나온다. 미란다는 부모님의 이혼 등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다, 캠프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비아의 따뜻한 가족(어기 포함) 이야기를 마치 자기 가족의 이야기인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자신에게 동생을 위하는 희생적인 누나라는 프레임을 덧씌워 사람들의 동정을 얻으며 결핍을 채우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비아를 마주하기 부끄럽고 미안해 의도적으로 피했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미란다의 행동이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미란다는 비아의 화목한 가족이 부러웠던 것이다. 자신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비아에게 약간의 질투를 느꼈다고 생각해봐도 좋겠다. 물론 이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도, 잘한 선택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비아에게 말하고 사과했으면 됐을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란다에게는 그 방식이 최선이었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 보면 어떨까? 미란다도 그저 가족의 사랑이 고팠던 미숙한 아이였으니까.

둘의 화해는 학교 연극에서 이루어진다. 미란다가 주인공을 맡고 그 대역을 비아가 맡았다. 미란다가 객석에 온 비아의 가족을 본 후, 비아에게 주인공 자리를 양보하며 무대에 서게 해 줬다. 비아와 그녀의 가족에 대한 미란다의 진심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미란다는 여전히 그들과 잘 지내기를 바란 것 같다. 자신을 가족처럼 대해주던 그들을 잃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과거, 친구의 가족을 소재로 삼아 주인공이 되고자 했던 미란다가 현재, 주인공이 될 기회를 포기하고, 자신이 한 번도 가족의 중심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비아에게 자리를 넘기며 그녀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준 것이다. 이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미란다는 죄책감을 덜어내고 비아는 처음으로 가족의 관심이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되는 것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둘은 화해하고 다시 예전처럼 지내게 된다. 비아의 가족과도 예전의 관계를 회복한다. 관계를 풀어가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누군가는 말로, 또 다른 누군가는 행동으로 풀어가기도 한다. 미란다는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을 반성하며 또 다른 행동으로 비아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우정이란 무엇인가. 여기서는 가족의 사랑이 부족했던 두 인물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며 각자의 시선으로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는 방식으로 우정을 표현한다. 조금 부족한 부분도 인정하고 기꺼이 채워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우정이 아닐까?


이 영화의 주인공 어거스트는 '어기'라는 귀여운 별명으로 불린다. 어기는 '트리처 콜린스 증후군'이라는 희귀 안면기형 질환을 앓고 있다. 27번의 수술을 거쳤고 계속 홈스쿨링만 했다. 집 밖을 나갈 때에는 잊지 않고 헬멧을 쓰고 다녔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서였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느라 어기는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런 어기가 5학년이 되는 해에 처음 세상 밖으로 나갈 용기를 낸다. 홈스쿨링을 그만두고 학교를 가게 되는 부분이 뭉클했고 인상적이었다. 내내 쓰던 헬멧을 버리고 세상과 정면으로 마주하고자 했던 것으로 느껴졌다. 나였다면 아마 그런 용기를 내지 못했을 것 같아 대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학교생활은 과연 평탄했을까? 예상했을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았다. 줄리안이라는 아이한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줄리안이 상징하는 바는 무엇인가. 우리는 그저 줄리안을 '나쁜 아이'라는 틀에서 바라볼지도 모르지만 우리도 어쩌면 줄리안의 모습을 갖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도 나와 다른 사람을 폄하하고 무시하지는 않는가. 줄리안은 우리 사회의 시선을 상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가 줄리안의 친구였던 잭 윌과 또 다른 친구 써머를 만나게 된다. 특히 잭 윌은 어기가 가장 아끼던 친구였다. 잭은 줄리안을 뒤로하고 어기를 챙겨주었다. 처음에는 단지 교장선생님의 부탁이었다. 어기는 진심이었지만 어쩌면 잭은 당시에는 진심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핼러윈 데이 때 잭이 어기의 얼굴을 가지고 줄리안에게 나쁘게 말하기도 한 걸 보면 더더욱. 잭 역시 그러한 시선을 완전히 떨쳐낼 수는 없었던 것이다. 이때는 나 역시 어기와 마찬가지로 잭에게 배신감을 느꼈다. 어기는 그 이후로 지속적으로 잭을 피하지만 핼러윈 분장으로 얼굴을 가렸던 어기가 자신의 말을 들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다. 그래도 이들의 갈등이 잘 풀리기를 바랐다. 답답했던 잭은 써머에게 묻고 그 이야기를 어기가 들었다는 것을 알고 어기에게 지속적으로 다가가며 화해를 요청한다. 처음에는 평생의 상처였던 말을 제일 믿었던 친구에게 들은 어기는 쉽사리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다. 그러나 잭은 포기하지 않고 어기에게 자신의 진심을 내보인다. 어리지만 성숙해 보였다. 어리기에 타인의 상처를 가지고 잘못을 저질렀고 성숙하기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타인의 상처를 메꿔보려 애를 썼다. 비록 잭의 행동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할 수는 없지만 내가 이 행동을 인상 깊게 보았던 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대비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는 자존심을 이유로 결코 타인에게 먼저 사과를 건네지 않는 이들이 너무나도 많다. 이상한 고집을 피우면 결국 소중한 것을 잃고 만다. 그것을 깨닫고 먼저 다가간 잭의 행동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잭의 진심을 알게 된 어기는 잭과 화해하게 된다. 둘은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가 되어준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줄리안이 잭을 찾아가 어기에 대한 나쁜 말들을 늘어놓고 참다못한 잭이 줄리안을 때리며 큰 싸움으로 번진다. 물론 어떠한 경우라도 폭력이 정당화되어서는 안 되지만 이젠 잭이 정말로 친구를 위해 먼저 나서줄 수 있는 멋진 아이가 됐다고 느낀 장면이었다.

그동안 줄리안이 어기를 괴롭힌 모든 정황이 드러났지만 줄리안의 부모는 그를 감싸기만 하며 전학을 가겠다고 통보한다. 줄리안은 교장실을 나서면서 죄송하다고 사과를 한다. 그 사과는 진심이라고 느꼈다. 나는 줄리안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 부모가 이 기회를 가로막았다. 줄리안의 부모는 줄리안의 잘못을 스스로 인지하게 하면서 어기에게 사과하게끔 만들어야 했다. 이렇게 회피를 하는 것은 장차 줄리안에게도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줄리안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 그는 진심으로 반성을 하는 듯 보인다. 부모가 잘 이끌어줬다면 줄리안도 어기의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후에 수학여행을 가게 되고 어쩌다 보니 잭과 어기가 위험에 빠지게 된다. 그때, 한때 잭의 친구였고 줄리안의 친구였던 아이들이 다가와 이들을 도와준다. 이 일로 그들은 친구가 된다. 자신들이 무시했던 어기를 도와주고 그의 내면을 봐준 친구들이 인상 깊었다. 또한 과거의 상처를 묻어두고 그들을 친구로 받아들인 어기도 어른스럽게 느껴졌다.

'It's not the way you look, but the way you see.'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어떻게 보느냐이지, 당신이 어떻게 생겼느냐가 아니다.'

영어 원문으로 look과 see를 사용하여 만들어진 문장이다. 두 단어는 비슷한 의미를 공유하지만 여기서는 살짝 다르게 사용되었다. 이처럼 비슷한 단어도 서로 다른 뜻을 갖는데 비슷한 우리들이라 할지라도 모두가 같은 뜻을 공유할 수 있겠는가. 세상 사람들 중 우리와 완전히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얼굴도 물론 다 다르지만 취향, 식습관, 이상형 등 모든 면에서 우리는 각자만의 고유한 차이를 '간직'하고 있다. 우리는 똑같을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 다른 것을 인정하고 포용할 수 있는 태도, 여전히 힘들지만 결국은 해내야 하는 우리의 과제이다.

'우리 모두는 인생을 살면서 적어도 한 번은 기립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졸업식 날 어기가 상을 받으려고 단상에 올라갔을 때 나왔던 내레이션이다. 이 상은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주는 상이 아닐까? 우리 모두는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싸움을 하고 있다. 이 영화는 그것을 외부의 갈등 상황을 통해 직접적으로 보여준 작품이지만 우리는 그 안에서 우리만의 갈등을 느낄 수 있다.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우리 모두는 기립박수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 작품 속 인물들처럼 조금은 미숙할지라도 우리는 여전히 잘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궁극적으로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다른 것을 틀리다고 바라보지 않고 다름 그대로 존중해 주는 태도. 나랑 다르다고 해서 배척할 것이 아니라 온기 가득한 손을 먼저 내밀어줄 수 있는 용기. 그래서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다정한 시선을 보낼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 같다. 이 영화의 제목이 'wonder'인 이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놀라움, 경이로움을 뜻하는 단어로 영화 속에서 보여준 시선의 변화들이 어기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놀라운 일이고 다른 것을 그저 다른 것으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경이롭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은 듯하다. 어른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기에. 하지만 이는 비단 다른 아이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늘 숨어 다니던 어기가 세상 밖으로 나와 놀라운 변화를 겪게 되고 이 역시 어기가 세상을 경이롭게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우리 삶에서도 원더와 같은 일이 자주 발생했으면 한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여주는 태도. 각박한 세상 속 누군가에게는 한 줄기 빛처럼 내리쬐어 줄 수 있도록. 이것이 이 영화가 명작이라고 평가받는 이유가 아닐까?

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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