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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에 가려진 虫

  • 작성자 색맹
  • 작성일 2026-01-12
  • 조회수 223


어느새 이렇게 되었다. 나는 내가 아니다. 나라는 건 이미 찢어진 지 오래다.
언제부터였더라… 어느 날 너무 작고 사소한 몸에 날개가 나기 시작했다. 몸에서 날개가 자라나는 그 고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처음 등에 날개가 하나 둘 자라나는 것까지는 좋았다. 두드러기처럼 났다가 몸을 서서히 찢으며 새빨간 피 속에서 세상을 마주하는 그 날개는 아픔… 다물까? 순수하고 맑던 시기에는 이 또한 ‘고통 끝에 얻은 열매’라는 의미를 이 새겨놓았다. 그런데 지금은? 이제는 날개가 들 때마다 마음을 고이 접는다. 열매도 많으면 많을수록 먹기 힘들어져 다 썩어 문드러지니.

어느새 이렇게 되었다. 나는 내가 아니다. 나라는 건 이미 찢어진 지 오래다.
언제부터였더라… 어느 날 너무 작고 사소한 몸에 날개가 나기 시작했다. 몸에서 날개가 자라나는 그 고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처음 등에 날개가 하나 둘 자라나는 것까지는 좋았다. 두드러기처럼 났다가 몸을 서서히 찢으며 새빨간 피 속에서 세상을 마주하는 그 날개는 아름...다울까? 순수하고 맑던 시기에는 이 또한 "고통 끝에 얻은 열매"라는 의미를 이 새겨놓았다. 그런데 지금은? 이제는 날개가 들 때마다 마음을 고이 접는다. 열매도 많으면 많을수록 먹기 힘들어져 다 썩어 문드러지니.

그러다 보니 어느새 그의 몸은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너무 지쳐서, 고통에 몸부림치고 싶지 않아서, 이런 쓸모없는 날개를 얻고 싶지 않아서...
몸을 군데 군데 붕대로 감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과오였다. 나의 과오… 그 후 얼굴에 날개가 돋아나 그를 알아볼 수 있는 유일한 흔적을 지웠다. 내가, 그 때의 그는 그 후 내가 되었다.

이제는 입에도 날개가 돋기 시작했다. 토할 듯이 괴롭다. 날지도 못하는 날개는 깃털만이 빠져 이상하고도 신비로운 요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수많은 날개는 날지 못한다… 못한다.

그리고 보니
어느 순간이었을까 하늘을 날고 싶었다고 스쳐가듯 바라던 것이
내게는 너무 과분한 것이었을까
하늘을 보면, 아니 어느 쪽을 바라보더라도 이제는
고운 날개에 가려져 모든 게 검게 흐려지는 데……
그 전 이리저리 치이고 쪼이며 힘겹게 살아가던 그는 무엇을 원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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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벌레()였다. 지금은 볼 수도 할 수도 없는 위험한 삶을 살았다. 하천에서 날아다니면서 지내왔다. 그래서 운동하러 조깅을 뛰는 사람들을 재빨리 살기 위해 피해야했고 잠시 쉬려고 폭신한 곳에 앉아있으면 그새 나를 발견해서 세게 떨어버려 심하게 다치기도 했다. 그때 어떤 새에게 잡아먹히지 않은 것이 천운이었다. 부모, 동료들도 같은 이유로 한없이 죽는 모습을 보았다. 그런 그에게 하천을 벗어나는 계기가 있었다. 우연히 둔한 사람의 등 뒤에 찰싹 달라붙어서 건물이 빽빽한 도심으로 가게 되었다. 그 곳은 하천보다 그의 생명을 위협하는 여러 요소가 즐비했다. 처음 도착한 그에게 보이는 것은 차였다. 조깅하던 사람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강한 바람을 만들었고 거기 앞 번호판에 보이는 힘김소리석서 누가 누군지를 알 수 없던 여러 벽들의 사체였다. 그 후 그는 필사적으로 살아갔다. 도심의 수많은 비둘기 떼를 피해 최선을 다해 도망가고 도로에서는 인간의 심기를 건들지 않도록 최대한 다리 밑으로 다녀야했다. 그런 도피 생활 동안 도시 공원에 다다르게 되었다. 다행히도 황폐한 곳이라 그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를 거의 없었다. 그러다 문득 노을을 가로지르는 한 새를 보았다. 그는 태어나서 처음 생각하게 되었다. 그때였다. 그가 날개를 얻고 싶었던 그 계기를 가지게 될 때. 그는 새 같은 날개를 얻으면 왜소한 자신의 몸도 힘껏 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는 처음으로 곤충이 아닌 새와 같은 삶을 원했던 것이다. 그에게 새란 위험에서 벗어나 보다 쉽게 살 수 있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롭고 무엇보다 높디 높은 하늘을 날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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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는 그때의 그를 어리석게 바라본다. 날개만 자라게 해달라니… 그도 이런 날개 투성이의 몸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는 희미한 기억을 되돌아보면 그는 그저 날개가 들기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만한 고통을 수백번, 수천번, 수만번… 겪으니 그가 무엇을 바라왔는지 비로소 알 것 같다. 그는 평생 동안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외로움도 느낄 틈 없이 오직 생존만을 위해 살아왔고 그때 처음으로 여유를 느껴보았다. 그런 여유, 사유를 통해서 위험 요소만 생각했던 것을 아름답게 생각하고 또 슬픔도 생각해보고 싶었다. 계속 날개가 나듯이 기질이 작고 날개로 힘껏 날아다녔다면, 참새가 사람이 나타날 때 후다닥 도망가는 것을 보고 연민을 느꼈고, 풀벌레들이 연주하는 소리를 듣고 기쁘게 생각했다면, 바람이 결코 싫은 것만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다면, 동료가 아니라 친구라 생각했다면, 소중한 자식이 이토록 고귀한 세상을 구경하도록 목숨을 바친 부모님을 슬퍼했다면…

그가 원했던 날개가 드는 것이었고
마침내 그것이 하늘을 날아보는 것이었다.

나는 울부짖는다. 그의 생애, 아니 이제는 나의 생애의 기억을 더듬거려 망쳤던 시행착오, 오늘도 살아남았다는 성취감과 살아남지 못한 다른 생명에게 슬픔, 그로 먹이를 찾는 새를 보고 나를 초월해 슬픔을 나누고, 고유한 형태를 잃어버린 벌레 뭉치에 잔인함과 고요하고도 위험한 하천의 조용한 물소리, 날개가 부러져 그만 붙여버린 친구의 얼굴을 보며 못 느낀 죄책감을 느끼고, 꼬마 아이의 장난으로부터 많은 알을 지켜낸 숭고한 희생에 눈물을 흘리고……

그저 젊은 시절의 나를 안타까워하며
울부짖는다. 이제 나는 진정 하늘을 향하여 날고 있다.


색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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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 혁

    벌레 훼는 잘 안쓰는 자인데...인상깊은 표현이라 좋았어요!

    • 2026-01-13 12:53:00
    선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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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맹

      @선 혁 헉 그걸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충의 약자로 쓰기도 하지만 해충이라는 뜻이 있는 걸로도 알아서 넣어봤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시고 답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2026-01-14 14:07:16
      색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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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맹

    오랜만에 글을 써보네요 소설은 처음이라 부족한 면이 많이 있으니 많이 많이 피드백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6-01-12 15:40:43
    색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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