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
- 작성자 마스터쿤
- 작성일 2026-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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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62
“헤어지자.”
방금, 아현은 이별을 통보받았다. 사람이 북적이는 공항 한복판에서. 수습 부기장을 상징하는 두 줄짜리 견장을 단 남자 친구, 아니 전 남자 친구는 마중을 나온 아현을 뒤로하고 제 캐리어를 끌며 사라져 버렸다.
만남과 이별, 시작과 끝이 공존하는 그 공간에 홀로 남겨진 아현은 멍하니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어떤 말을,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 마음을 바친 그가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는데. 이제 난 무얼 해야 할까.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고, 눈물길을 따라 볼이 탈 듯 아렸다.
F 게이트 앞 의자에 앉아 엉엉 우는 아현을 사람들은 미친 사람 보듯 했다. 당연했다. 그녀는 모두가 여행의 설렘과 후련함을 안고 웃는 곳에서 홀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으니까.
소매가 축축하게 젖어 더 이상 눈물을 흡수하지 못할 때쯤, 아현에게 한 남자가 다가왔다.
“저기요, 괜찮으세요?”
하늘색 캐리어를 끈 그 남자는 흰 손수건 하나를 아현에게 건넸다. 아현은 퉁퉁 부은 눈으로 남자를 올려다봤다. 잘생겼다고 하긴 힘들지만 그렇다고 못생긴 것도 아닌 외모에 적당히 큰 키. 그야말로 평범함을 의인화하면 이 남자가 될 것 같았다.
“아, 감사합니다······.”
“왜 울고 계세요?”
남자는 붙임성이 좋았다. 그리고 따뜻했다. 아현은 어느새 제 곁에 앉은 남자에게 울며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고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전 남자 친구와의 첫만남 이야기까지 꺼낸 후였다. 뒤늦게 이성을 되찾은 아현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죄송해요. 제가 추태를 부렸네요.”
“아니에요. 제 소개가 늦었죠? 저는 정현준이에요.”
남자는 코를 훌쩍이는 아현에게 악수를 청했다. 얼떨결에 그 손을 잡은 아현은 생각했다. ‘손이 참 따뜻하네······.’
“너무 상심하지 말아요, 아현 씨.”
“네, 다 새로운 인연이 찾아오겠죠.”
그 말을 하며 아현은 넓은 창밖을 바라봤다. 비행기 한 대가 막 이륙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함께 바라보던 현준이 입을 뗐다.
“아현 씨.”
“네?”
“이번 주말에 시간 있어요?”
만남과 이별, 시작과 끝이 공존하는 그 공간에서, 아현은 새로운 인연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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