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정
- 작성자 dls
- 작성일 20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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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를 죽이려는 겁니까?"
아무도 없는 평원, 이 단말마만이 바람같이 스쳐지나가며, 이윽고 멎는다.
"탕!"
평원의 얕디 얕은 녹음이 반전되며, 새파란 하늘이 새빨개졌을 때, 죽은 이는 말했다.
"왜 저를 죽인 겁니까?"
북적이는 평원, 이 한마디만이 늪을 지나는 악어처럼 눅눅하게 걸어가며, 이윽고 달리기 시작한다.
다시금, 평원의 얕디 얕은 녹음이 반전되며, 새빨간 하늘이 새파래졌을 때 산 이는 말했다.
"모든 것을 제때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오."
그렇다, 그는 그 무엇도 제때에 끝내지 못했다.
생애 마지막 순간도, 생애 첫 순간도, 당장 어제의 서류 제출마저도.
따라서 그는 죽었다.
지극히 당연한 처사였다.
하지만 죽인 이는 어떨까?
그는 과연 모든 일을 제때에 맞춰서 기계와도 같이 완벽히 끝냈을까?
총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권총을 한 손에 들고, 그는 혼란에 빠져있었다.
자신이 5초 전에 한 말조차도 혼란을 가중시켰으니.
이윽고 그는 권총을 집어던졌다.
'난 방금 무슨 짓을 한 거지?'
이 무의식 속 단말마의 독백을 마지막으로 그는 더이상 사고라는 것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저 직관이 이끄는 대로 권총을 다시금 손에 들고, 팔을 들고, 손목을 꺾고, 자신의 관자놀이를 조준한다.
그리고 울리는 권총의 단말마의 비명.
"탕!"
그리고 그 무엇도 없었다.
모든 것은 제때 끝나지 못했기에.
아무도 없는 평원도, 북적이는 평원도, 새파란 하늘도, 새빨간 하늘도.
그 무엇도 없었다.
왜냐하면, 아, 이 다음에 이어질 말은 방금 자살한 이, 'T'가 말하도록 하겠다.
"난 모든 것을 제때 끝내버렸기에, 운명의 말로에 서지 못한 채 주관의 잣대의 끝에 서서 착각에 빠져있었소."
이 한마디로 실은 마른 평원이었던, 녹음 따윈 일절 없던 어느 장소에서의 폭정이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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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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