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 작성자 io2oi
- 작성일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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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마자 후회가 밀려왔다. 그러게 왜 그 녀석과 약속 같은 걸 해가지고. 그냥 빼앗으면 됐었는데. 저녁노을의 알록한 색은 새벽의 달빛을 따라 갔다.
"이거 해 주면 안돼?"
똥준이 보여준 건 '학교 귀신 찾는 방법, 100%!!!'이란 숏츠였다. 우린 그런 걸 믿냐며 비아냥거렸다. 잠시 후 대장이 동준이를 흠씬 두들겨 팼다. 그러나 동준이는 묘하게 웃는 듯 보였다.
"만일 해준다면 전자담배 구해다 줄게. 너희꺼 전부."
"진짜가. 거짓말이면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거야."
"우리 아버지한테 부탁하면 돼. 담뱃가게 사장이니까."
아이들은 동준의 그런 희미한 웃음을 눈치채지 못한 채 전자담배란 말에 들뜬 상태였다.
"그럼 너가 가는 걸로."
"야, 이 형님이 몇 년을 학교에 끌려갔지만 귀신 발자국도 못 봤다."
"니는 애초에 안 가잖아."
우린 깔깔 웃어댔지만 동준이는 그 모습을 즐거운 듯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왜인지 두려움이 느껴졌다.
뻐꾸기가 울어댔다. 날이 쌀쌀해서인지 으스스하게 들렸다. 나는 예상보다 추운 날씨에 오들오들 떨며 카톡을 켰다.
'이거대로 따라하면 돼.
www.killingghost.kr'
곧 화면에 빨간 글씨들이 나타났다.
"경비아저씨에게 들키지 마십시오."
곧 화면에 검은 문장들이 나타났다.
1. 모든 층의 복도를 다 둘러본 후 다시 내려오십시오.
학교 안은 더 어두웠다. 나는 고요한 복도에 발소리를 재잘였다. 터벅거리는 소리가 마치 경비의 발소리 같았다. 4층까지 올라오는 동안 아무것도 보지 못했기에 다시 내려가고 있었다. 갑자기 배가 아파왔다. 화장실을 찾아 두리번거리다 서둘러 2층 화장실로 뛰어갔다. 화장실에 들어오자 환해지며 클래식이 들렸다. 혹시 경비에게 들킬까 걱정스러워져 멈칫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복도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2. 화장실에 숨어있으십시오.
나는 그것이 언제 바뀌었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바깥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순간적으로 숨을 참았다. 잠시 후 낡아빠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불이 꺼져 어두워지고 음악이 끊겨 고요만 남았다. 다만 누군가의 숨소리가 희미하게 들리었다. 문이 닫히고 발소리가 멀어져갔다.
3. 미술실에서 칼을 가져오십시오.
조금 문을 열어 복도를 살폈다. 복도 끝 미술실에서 빨간색 불이 뿜어져 나왔다. 내 본능이 그것이 위험하다고 소릴 질렸다. 나는 반대쪽 계단으로 갔다. 그러나 그곳은 언제 계단이 있었냐는 듯 말끔히 매워져 있었다. 그 자리만 벽 쪽으로 움푹 들어가 있었고 바닥은 매끄러웠다. 바닥에 키링이 떨어져 있었다. 핸드폰으로 비춰보니 깔끔하게 밑면만 잘려있었다. 침이 꼴깍 삼켜지는 소리가 났다. 심장이 뛰고 있었다. 정말 위험해. 나는 다시 핸드폰 화면을 봤다. 인형의 집이 떠올랐다. 복도 끝엔 키 큰 남자가 서 있었고, 손에 커터칼이 들려있었다. 불쑥 새하얀 손이 나타나(그것은 오히려 투명해 밑이 보일 듯 했다.) 남자를 잡아 화장실에 놓았다.
곧 불이 켜지고 클래식이 흘렸다.
4. 인형을 찔려죽이십시오. 인형은 1층에 있습니다.
미술실엔 이상한 석고로 조형된 남자의 얼굴과 무테로 그려진 남자의 얼굴이 있었다. 난 재빨리 책상에 알맞게 놓여진 칼을 집어들고 1층으로 내달렸다. 1층 한가운데에 인형이 놓여 있었다. 검정 자켓을 입은 학생 인형이었는데 나는 그것에서 분명 익숙함을 느꼈다. 그것이 어째서 거기 있는지가 아니라 그 녀석을 닮았단 느낌을. 그러나 이성을 잃은 내게 그것은 이 끔찍한 학교의 지배자처럼 보였고 난 그것을 커터칼로 마구 찔려댔다. 곧 그것에서 빨간 액체가 흘렸고 수고했다는 듯 학교를 마치는 종소리가 울렸다. 나는 그것을 내팽개친 채 황망히 교문을 넘었다. 그 이후론 집까지 그대로 뛰어 도망쳤다.
5. 잘하셨습니다.
다음 날 동준이 실종되었단 소식을 듣게 되었다. 실종 시각은 학교가 끝난 직후. 발견 장소는 학교 내부 나무 위. 그곳에 온몸이 뚫린 채 축 늘어져 있었다고 했다. 그 전무후무한 사건에 학교는 패닉에 빠졌다. 바로 그날 한 학생이 주변에서 유서가 발견하였고 반 대다수가 조사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약소한 담뱃집 아들은 유력 정치인의 딸, 거대기업의 아들, 학교 교장의 아이들에게 어떠한 처벌도 내릴 수 없었다. 우리들은 모든 증거를 지우고 아이들을 협박해내었다. 결국 사건은 증거불충분으로 기소되지 못했고 그렇게 똥준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지워져갔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동창회 때문에 학교 근처 식당에 모였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들은 모두 모여 서로 웃고 떠들어댔다.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무렵 자동문이 열렸다. 우린 빠트린 사람이 누군였는지 그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우린 모두 들었을 것이다. 하교를 알리는 종소리가 저멀리서부터 울려오는 소리를. 그 속에서 우는 그 녀석의 광기 섞인 울음소리를. 우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에 뚫린 부패한 시체를 보았고 그건 우리를 사람들의 기억에서 영원히 지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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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o2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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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o2oi
- 202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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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o2oi
-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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