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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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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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그들은 규리를 십자가에 못 박고 세웠다. 다행히 한동안은 구름이 끼어서 바로 탈수가 오거나 지쳐 쓰러지진 않았다. 오히려 규리는 다리로 몸을 겨우 지탱하면서 초췌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눈으로 그녀를 매춘부라 욕하는 사람들과 언덕 아래의 마을을 내려다보았다. 사람들은 거의 15분 동안 몰려있다가 점심을 먹거나 일을 하러 떠나갔다. 그녀가 죽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없어서(설령 그녀를 누가 도와서 살린다 해도 멀리 못 갈뿐더러 아마 금방 죽을 것이 분명해서) 아무도 그녀를 지키지 않았다. 그러자 한 소녀가(거의 다 해지고 몸에 맞지 않게 큰 옷을 보니 고아가 분명했다) 그녀가 매달려있는 십자가에 쪼르르 달려와 기대어 앉고는 감자를(아마도 훔쳐온 듯했다) 입으로 천천히 식혀 먹었다. 규리는 방긋 웃으며 소녀에게 물었다.
”감자야?”
”네! 감자예요. 마을에서 가져왔는데 아직도 너무 뜨거워요.”
”그렇구나. 화상 입겠다, 옷으로 집어.”
”아, 네!”
”이름이 뭐니?”
”이름… 엄마는 나를 채희라 불렀어요.”
”아, 그렇구나. 채희…” ”언니는요?”
규리는 잠시 웃어 보이려다 숨이 막혔는지 잠깐 몸을 이리저리 비틀다가 겨우 다시 아래를 바라보고는 대답했다.
”나, 나는 규리야. 규리.”
채희는 이미 한 입 크게 베어 물고는 열심히 먹는 중이었다.
”아, 맞다, 채희라 그랬지?”
”네.”
아이는 이미 완전히 관심이 없는 듯이 보였다.
”흠… 언니가 재밌는 얘기 하나 해줄까?”
”네, 해봐요.”
아이는 돌아보지도 않고 감자에 열중한 채 씹다가 만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도 더는 아래를 내려보지 않았다.
“언니가 아빠, 아니 아빠가 아니지, 흠… 언니한테…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친 사람한테 들은 이야기야. 이 이야기는,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가 살았던 시절즈음에 있었던 일인데, 그 시절에 비놋이란 사람이 살았어…”
그녀는 그녀의 표현대로 그녀에게 사랑이란 걸 가르쳐준 어느 남자에게 들은 이야기를 기억나는 데로 빠짐없이 들려주었다. 그녀는 이야기가 끝날때 쯤엔 숨이 멎겠지하며 거친 숨을 삼켜가며 열심히 말을 이어나갔다. 채희는 그 긴 이야기를 들으면서 진작에 먹던 감자를 먹어치워버리고는 곧장 잘려는 듯이 십자가에 기대어 누웠다. 그러나 허기 탓인지 눈을 멀뚱히 뜬 채 먼 산을 바라보며 그녀의 열변을 무심히 들었다.
어느새 이야기는 비놋의 죽음에 까지 다다랐다.
“... 그러자 비놋이 꾸짖었어.
“너, 너는 가증스러운 배신자야! 창녀같은 년, 네가 어떻게, 어떻게 그 사람을 팔아 넘길수 있냐고!”
채희는 가만히 그의 욕설을 앉아서 들었어. 그녀는 잠시 노을을 바라보다 대답했어.
“네가 죽지 않아서 기뻐. 그뿐이야.”
“아니!”
“...”
“넌 나를 가지고 싶을 뿐이야. 널 가지고 싶을 뿐이라고!”
“그래! 난 널 사랑하고, 오직 그럴 뿐이야! 내가, 내가 네가 죽는걸 그냥 지켜보고 있었어야 됐다는 거야? 아니, 난 너를 가지지 않겠어, 네가 감사하지 않다면, 나가! 나가서 네가 하고 싶은 걸 해! 그치만 제발… 제발 내가 왜 널 살렸는지만 기억해 달라고…”
비놋은 난간을 연신 내리치며 미친듯이 소리를 질렀어. 그러나 그 소리는 점점 약해지더니, 곧 흐느끼는 소리만 남았어.
“넌, 아니, 네가 원하는 걸 얻지는 못하게 할거야. 네가 원하는 것만큼은 말이야!”
그러고 그는 그가 잡고 있던 옥상의 난간 너머로 몸을 기울였어. 그치만, 채희는 그저 무표정하게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어. 비놋은 실망했지. 그녀가 더 고통스러워할 줄 알았으니까. 채희는 더이상 그를 자극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한건지 그녀도 똑같이 소리를 지르려다가 꾹 참아내고 그를 다시 바라보았어. 그는 다시 난간 너머로 몸을 내미려고 했지만, 그의 손이 흥분해선지 두려워선지 떨리는 걸 보고는 난간을 다시 주먹으로 마구 내리치고는 원하는 만큼 마음껏 소리를 지르고는 옥상에서 달려나왔어. 채희도 곧 펑펑 울어버릴듯 했지만 비놋이 떠나고 나자 입술을 꽉깨문채 한두방울 나오고 마는 눈물을 노을 빛에 말려버리고는 내려왔어.
비놋은 눈물을 대충 훔치고는 곧장 그 사람, 그 갈색 피부의 목사가 처형된 장소로 찾아갔어. 아직 총에 맞아 죽은 몇구의 시체가 걸려있었지. 그는 오로지 채희에게 고통을 줄려고 자살을 하려 했던, 하려 했으면서도 망설였던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어. 그 때문인지 오기가 돌아 그 시체 가운데로 달려나가 서서 외쳤지.
“여기 매달린 이 사람은, 이 사람은 믿음으로서 신이 된 인간입니다! 이 사람이, 구원을 받아 신이 된 예수와 같은 인간입니다!”
그러고서 비놋은 다시 두려웠는지 도망쳤어.
그러고, 일주일 쯤 지났을까, 채희가 일을 하고 돌아왔을 때 방안 소파에 비놋이 앉아 있었어. 채희는 자못 당황한 채로 그의 옆에 앉았지. 비놋은 그녀에게 그녀의 손을 구했어.
“키스해도 될까?”
“어, 어…”
그는 그녀의 손등에 짧게 키스하고는 말을 이었어.
“죽은 인간을 위해 산 인간을 죽여 버리다니, 내가 미안해 채희야. 네가 내 생명을 사랑한 만큼, 나도 널 사랑해. 내가 너또한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걸 잠시 잊었었나봐. 내 생명은 누구에게도 줄 수 없지만, 내 마지막은 너와 같이 있을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채희는 목에 힘을 주고 매이는 목을 겨우 부여 잡았지만 한마디도 더는 하지 못했어.
“필요한 사랑은 모두 주고 싶지만, 널 위해 목숨을 아끼진 않을거야.”
말을 마침과 동시에 총을 든 사람들이 문을 박차고 들어와 비놋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는 그를 발로 서너번 찬 뒤에 끌고 나갔어. 채희는 그걸 가만히 보며 앉아있었지. 그녀는 얼굴를 가린 채 울려다가, 곧 숨을 가다듬고는 작은 침대가 있는 침실로 들어가 잘려고 했어. 그날 밤에도 총성이 이곳저곳에서 울렸어.”
그녀는 말을 마치고는 힘겹게 숨을 골랐다. 숨소리는 계속해서 거칠어지고 아무리 쉬어도 더 가빠졌지만, 그녀는 아직도 숨이 멎지도 않았다는 것에 다소 놀랐다. 채희는 이야기가 멈추자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규리는 갑자기 기발한 생각이 난 것인지 목소리를 가다듬고 이야기를 다시 시작했다.
“비놋이 죽고 난 뒤, 어느 날에 채희는 밤길을 걸어가고 있었어. 그러나 어느새 옆에 어느 남자가 같이 걷고 있는 거야. 채희는 처음엔 경계 했지만 굳이 그녀를 따라오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조금 앞서서 걷는 듯해서 그다지 크게 신경은 쓰지 않았지. 그러다 그 남자가 말을 걸어왔어.
“채희… 맞죠?”
“아, 예…”
“아, 맞구나, 아 다름이 아니고…”
채희는 그 남자를 자세히 훑어봤어. 희끗희끗한 수염이 난, 그러나 희한하게도 엄청 젊은 피부의 노인이었어.
“비놋때문에 왔…”
“누구시죠?”
채희는 그가 비놋을 언급하자 날카롭게 물었어.
“그게 아니라,”
“누구시냐구요.”
그러자 그는 한숨을 푸욱 내쉬고 입고있던 코트의 맨 윗 단추를 풀려는 듯이 매만지며 말했어.
“저, 아니, 나는 스스로 존재하는 자, 야훼, 혹은, 예리코와 아이의 신이자 베들레헴의 신입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
그녀의 목소리는 가쁜 숨소리에 묻혀 거의 알아들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녀는 이야기의 끝에 가까웠다는 안도감에 채희를 내려다 보며 마지막 몇마디를 뱉었다.
“그는 채희앞에 무릎을 꿇고, 비놋이 그랬던 것처럼 그녀의 손에 키스를 하고는 속삭일려다가, 그녀가 못알아들을 것 같자 조금은 더 큰 목소리로 말했어.
“속죄를, 아니, 고해를 하러 왔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더이상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노을이 곧 지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채희는 이상하다는 듯 일어나서 그녀의 발을 만졌다. 피가 엉겨붙은 대못에서 검붉은 피가 힘없이 흘러내렸다. 채희는 추웠는지 마을로 되돌아갔다. 그러나 영원한 온기를 힐끗 봐버린 그녀에게 불이 주는 온기 따위가 소용이 있을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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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넌 이미 죽은 모양인가봐. 아니면 어느 시골 한구석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가. 네 몸을 만지던 기억은 아직도 내 손에 선한데, 아직 네 침대엔, 내 정액 냄새만 빼면 네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말이야. 아무래도 널 찾는 건 염치가 없을거야. 그리고, 내가 널 왜 찾아야겠어? 네가 나를 신고하기엔, 너는 아직 누군가를 죽여버리기엔 약하고, 또 젊잖아? 뭐, 혹여나 세상 어딘가에서 살아있다면, 멀리서나마 행복하길 바랄게. 아, 네 피부를, 아니, 그 안쪽까지도 헤집으며 만지던 그 희열에 아직도 숨이 가뿐데, 하, 어쩌겠어, 너는 내가 느낄 수 있는 다른 모든 것들을 초월하는데 말이야. 나는, 나는 말이야, 아직도 사람들이 행복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애초에 왜 정의하려하는지도 이해할 수가 없어. 왜, 왜, 그냥 기분 좋은 흥분은 다른 모든 것 만큼의 행복일 수 없는 걸까? 그러나 너도 알거야. 그런 마약들이 굉장히 특별하고 괴상한 걸로, 적어도 ‘정상’인 사람들은 가둬두고 싶겠지만, 당장 자살하는 대신 하루하루 살아가겠다고 선택하는게, 눈 앞에 놓인 펜타닐이나 마리화나를 피우는 거랑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는 걸 말이야. 너를, 적어도 어제 밤까지는 살아 있게한 그 흥분이 무엇이었는지 내가 조금도 알 수 없다는게 아쉽긴 하지만, 네가 만약 죽은 거라면 결국 네가 흥분을 갈구하며 살다 죽었다는 걸 조금은 알고 있었겠지.구구하게 우리가 만난 첫날 이야기는 꺼내지 않을 거야, 정확히 말하면 내가 네 연인이라고 인정한 적은 한번도 없으니까. 애초에 연인이라니, 그런 끔찍한 말을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 아마도 결혼이란 제도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아마 결혼 전 과정을 구체화 시키려고 한 것 같은데, 원체 계약도 아니고 법적이지도 않은 것이 제대로 먹힐리가 없지. 그건 네가 더 잘 알거야. 애초에 너도 나도 그런 멋없는 프레임을 가지고 서로를 부르려고 하지도 않았으니까. 물론 그걸 노린 건 아니었지, 너와, 음… 사귈 때, 그러니까, 사귄다는 건 그냥 우리가 첫키스를 했을 때를 말하는 거야. 그 때에 나는 이미 여자친구가 따로 있었으니까. 네 한없이 긴 장발이 좋았어. 내 여친은 그 만큼은 아니었거든. 내 여친은, 훌륭한 여자였지. 멋진 댄스부인데다, 성적은 성적대로 좋고, 양친은 모두 법조인인데다가, 음… 그래, 권력이 있었단 말이야. 학생부랑 반장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필요한 경우에 나를 완전히 파멸시킬 그정도 힘은 있는 애였지. 지금은 뭐,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을거야 아마. 굳이 나는 걔를 건드릴 필요는 없었거든. 걔는 그냥 가끔씩 시간을 투자해서 놀 수도 있고, 특히나 아무 남자나 그녀를 귀찮게 하는 걸 막아줄만한 남자친구가 필요했던 거지 뭐. 내가 특히 문제적인 인간은 아니었으니 말이야. 흠… 문제적인 인간이 아닌 척을 했지! 보다시피 너는 내가 만든 문제들은 지겨울 정도 많이 봐왔잖아? 암튼 권력이 있는 여친이 있는건 생각보다 따분하고, 애석하게도 항상 불안한 일이야. 물론, 평범한 인간으로 계속 남아 있으려는 내 욕심에 의하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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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12
어… 안녕, 아니 안녕하십니까.어찌 당신의 안부를 물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어디에서 표류하고 있는지 모르니까요. 우선 그대에게 이 음성 녹음이 닿았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묻고 싶은 것은 많지만 당신이 내게 다시 음성녹음을 보낼 수 없다는 걸 생각하면… 어쩌면 그걸 묻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당신은… 어떤 사랑을 하는 사람입니까? 그대에게도 내 사랑을 보내고 싶습니다. 이렇게 소리로 밖에는 안되지만요. 제가 원수를 사랑하다 죽는 것일까요? 제 사랑이 부족하진 않았다면 좋겠습니다. 오 주께서 그들을 용서하시길…이만 끊겠습니다. 그대의 죽음이 그대의 삶보다 값지고, 내 그것도 그렇게 되길 바라겠습니다.그는 그제서야 비틀비틀 걸어나와 거대한 십자가를 어루만지며 멀찍이 골고다 언덕을 올려다 보았다. 그는 웃어보일까도 생각해보았지만 분명 너무 어색하기만 할 것 같아 그만 두었다. 대신 올라가서는 웃을 힘조차 남아있지 않을까봐 걱정했다. 십자가 아래에 웅크려 들어가서 온 힘을 다해가며 십가자를 들 때가 되어서야 그는 그를 죽음로 밀어 떨어뜨리려는 무게를 알게 되고선 웃어보일 생각은 물론 다른 생각마저 사라졌다. 그는 다시는 웃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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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화창한 날에 수경과 함께 그네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다. 흙길과, 다음 경작을 준비하며 잠시 쉬고 있는 땅과, 구름 한 점 없는, 어쩌면 가끔가다 한 점 정도는 지나갈 법도 한 푸른 하늘과, 곧 떨어질 듯한 해와, 저 멀리 설산의 봉우리와, 밑동에 이끼가 낀 나무 그네밖에 없는 교외의 어느 이름 없는 길이었다. 수경은 내게 물었다.“신을 믿어?”“관심 없어.”“관심 있을 줄 알았는데.”“뭐에.”“신이 있는지 없는지…”“신이 있는지 없는지는 관심이 많지.”“근데 왜 관심 없다 그랬어.”“정확히 말하자면 상관이 없어.”“왜?”“있든 없는 달라질 건 없거든.”“흠… 그런 거야? 근데… 어떻게 신이 없을 수가 있는 거야?”“없을 수도 있지.”“넌 이렇게 아름다운걸.”“아름다운 거랑은 상관이 없어.”“네가 이렇게 복잡하고 조화로운 거랑도 상관이 없다는 거야?”“내가 조잡하고 기괴하더라도 상관이 없어.”“그렇지만… 그럼에도 너는 이렇게 아름다운데… 왜 널 만든 이가 없다고 믿을 수 있어?”“진화생물학.”“너는 네가, 결국 네가 지금 이해하지도 못하고 결국 영원히 이해하지도 못할 우연으로 네가 만들어졌을 뿐이라는 거야?”“아니.”“그럼 네 창조주를 인정하는 거네?”“아니.”“아니 그럼 뭔데.”“있든 없든 상관없어.”“어떻게 상관이 없을 수 있는 거야?”“있든 없든 결론은 같을 테니까.”“신이 너를 창조했다는 걸 왜 믿지 못해? 넌 우연으로 만들어졌다고 믿는 것도 아니면서…”“그래, 신이 존재하는 걸 믿어.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되지?”“신이 있는 거니까… 교리를… 따라야겠지?”“교리를 왜 따라야 되지?”“그야 신이 너를 만들었으니까.”“비겁하잖아. 나를 만들었다고 따라야 한다니.”“아니, 너를 만든 이가 네 주인인게 당연하지.”“그가 내게 행동을 강제할 수 있다면 진작에 그렇게 했겠지. 나는 신이 있든 없는 자유로워.”“그건 죄야. 신이 있는데도 따르지 않으면 죄라구.”“그래, 죄를 지을게. 그럼 어떻게 되지?”“내세에서 처벌받겠지 바보야.”“처벌받을게. 신이 내게 여리고에서 했던 일을 하라고 한다면 차라리 지옥에 가서 영원히 불탈 거야.”“두렵지 않니?”“두려움으론 믿을 수 없어.”“네 행동은 신이 시킨 것이니 네 책임이 아니잖아.”“내 의지로 막을 수 있는 일을 막지 않은 것에 대해서 내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신이 시킨 것에 봉사하면 천국에 갈 수 있을 거야.”“보상을 기대하고 믿을 수도 없어.”“왜 믿을 수 없다는 거야? 보상도 두려움도 아니라면 도대체 어떻게 믿을 수 있는 건데?”“글쎄. 그냥. 그냥 그렇게는 믿기 싫어서.”“그래도… 신이 있다면 그 말을 따르는 게 합리적인 거 아니야?”“합리라니. 처음 듣는 걸.”“뭔 소리야. 처음 듣는다니.”“어떤 목적에서 합리적이라는 거지? 신의 말을 듣는게?”“그가 너를 창조했으니까?...”“내 의지와 양심에게서 도망치려는 비겁한 변명으로밖엔 들리지 않는걸.”“창조주는 선한 분이야.”“그렇다면 나는 선을 따르는 거지 창조주를 따르지는 않는 거 아닐까.”“하지만 창조주께서 선을 만드셨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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