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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행세

  • 작성자 드시코
  • 작성일 2026-06-01
  • 조회수 58

 아무것도 없는 곳 바닥도 없고 천장도 없고 바다도 없고 바람도 없는 곳에서 나는 소설책을 읽다가 내려놓았다 이내 마음이 공허해 다시 집었지만 내키지 않았다 나는 소설책을 읽는 내 모습이 남의 눈에 비치는 모습만을 정말 고려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해서였다

 열아홉이 지난 후에는 스스로를 고립해 보았다 사람들을 허접한 달팽이 쯤으로 여기고 의기양양했으나 외로워서 나의 가설을 수정하고 그들에게 조금씩 다가갔다 거리를 줄였고 레몬오렌지주스를 만들어 가져다 주었다

 미술사 책을 펼치고 분명히 재미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들었는데 읽을 수가 없었다 나는 그것을 읽어서는 안 될 것 같은 위협적인 느낌에 사로잡혔고 또 책을 덮었다

 내가 앉은 작은 책상 그리고 창밖으로는 자주 사랑한다는 말이 들려오고 내가 마음속으로 나의 우체통을 빚고 있을 때에 어두운 저녁은 와 황홀한 공상의 형체를 어그러뜨려 놓았다

 천장이 없는 곳에서도 불을 끄고 자야 하는데 잠에 들으려 해도 그 누구에게도 영향을 주지 못했고 남들 또한 그런 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니 뒤척거림이 멈추지 않았다 그들이 내게 오면 좋겠

어, 마음속으로 그리지만 정작 가까워지면 물러서는 편은 나이다 나는 첫 쪽의 문장을 여러번 읽고 또 다시 밤으로  잠든 나를 실어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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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시코
  • 20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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