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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위 죽은 비둘기

  • 작성자 오징
  • 작성일 2026-07-28
  • 조회수 135

 요근래 그들은 평화와 많이 거리를 둔 행보를 보이며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심지어는 떼로 몰려다니는 모습이 마치 양아치 무리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물론 새든 개든 어떤 금수든 지들끼리 무리 짓는 것을 누가 싫어하겠느냐만, 그들의 행보가 우리의 삶을 모방하다 보니 불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쨌든 이들도 이제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법규를 지키고 있어 뭐라 할 수도 없는 노릇.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의 사회(물론 국한적이겠지만)에 파란을 일으킬 사건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날도 학원 앞 횡단보도로 향하던 길이었다. 그곳에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배경음처럼 깔려 있었다. 그것이 죽어 있었다. 횡단보도 구석으로 무심히 치워진 그것. 하지만 내 생각에 그들의 규범 의식이 이리 낮을 것이라고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들의 행보는 이성적인 인간과 같았으니까(뛰어난 모방꾼이니 말이다). 결론은 하나였다. 그것은 선량한 피해자이다. 사실 그 횡단보도가 1차로로 바뀐 지는 얼마 안 된 일이었으니, 습관에 의존한 우리가 길을 잘못 들었을 확률이 높았다. 역주행하던 차를 본 적도 여럿 있었으니까.하지만 변화는 없었다. 3일째 방치된 그 흉물은 그 자리에서 치워졌고, 그 후 역주행하는 차량도 없었으니까. 아마 그들의 사회에는 다시 평화가 왔을 터였다. 원래처럼 무시받고 천대되는 구성원의 소임만을 다하면 되었다. 다만 이 사건 이후 역주행이 사라졌기에 신기할 따름이었다.

 우리는 생각보다 잔혹하고 멍청하다. 우리는 이상적이고 그들은 현실적이다. 이상에 매몰된 부랑자들은 자신이 가는 곳이 곧 정답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면에서 우리는 무엇보다 본능적이다. 습관은 대표적인 우리의 이상이다. 자신의 행동이 언제나 들어맞을 것이라는 오만함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습관을 찬양하고 연습한다. 이 찬미된 습관은 관습이 되어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고 썩어간다. 오래된 뿌리일수록 색이 짙고 악취가 난다.

 그들이라고 다를까. 대신에 그들은 순응을 안다. 이상 대신 현실을 본다. 비둘기가 확률 게임에서 우리보다 높은 승률을 기록하는 것이 그 까닭이다. 그들은 규칙을 찾지 않았다. 아니, 규칙을 기대하지 않았다. 우리의 삶이 모두 운으로 돌아가는 것과 다르게 그들은 그저 보이는 것을 따랐다. 우리는 계속되는 안락의 당첨이 우릴 나태하게 하는 것도 모른 채 이 또한 능력으로 착각한다. 예측불허한 세상을 제 손바닥 안인 양 들여다보고만 있으니 앞을 볼 시간조차 없었다. 우리의 눈먼 과속은 그들이 우리에게 죽임당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만들었다. 거대한 이상에 둘러싸인 도시에서 현실주의자란 너무 미련한 선택지가 아니한가.

본래 이 글은 여기서 마무리 되지만 이상과 현실 사이를 방황하는 이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자 한다. "비둘기의 죽음을 너무 경멸하지는 마라. 하지만 너무 슬퍼하지도 마라. 그것은 우리의 선택이자 결과이며 미래이다. 그저 묵념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오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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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홀 unholy77
  • 2026-08-13
END

뭔가 대단한 글을 가지고 오고 싶었는데, 8월이 바빠져서 그러하지 못했음이 안타깝습니다······.글틴에서 떠나기 전에 글 하나 써보고 싶었습니다. 내일이 생일이라, 아마 만 19세가 되면서 사용하지 못하게 될 테니 말이죠. 물론 제가 여기서 크게 뭘 하지도 않았습니다만.써둘 수 있을 때 많이 써두세요. ㅎㅎ 언제나 응원합니다. 만약 14일에도 새 글을 올릴 수 있다던가 글 수정이 먹히면 내용을 좀 예쁘게 바꿔두겠습니다.

  • 이해
  • 2026-08-13
여름 하늘 안에서

하늘은 우릴 향해 열려 있어 그리고 내 옆에는 네가 있어 환한 미소와 함께 서 있는 그래 너는 푸른 바다야…… 듀스- 中 하늘이 파랗다. 그것은 내가 이 세상에 나기 전부터 당연한 명제였다. 하늘이란 것은, 우리 눈으로 보기에 그 맑은 빛깔을 잃는 법이 없었다. 이따금 계절이 바뀌고, 시간과 날씨가 변하며 색이 달라지기는 했다. 그러나 하늘은 원래부터 파랬다. 무더운 여름날일수록, 그러니까 날이 맑을수록 하늘은 더욱 푸르러진다. 언젠가부터 더위는 강렬하게 내리쬐었다. 폭염이란 이름을 달고 지상에 나타났다. 그것의 출현 빈도는 해마다 가파르게 높아졌고, 직사광선에 노출된 대지의 생명은 무력하게 시들어갔다. 나는 그래서 하늘을 미워했고, 또 사랑했다. 우리는 이 맑은 하늘을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유한한 삶을 내달리는 인간에겐 지금 흘러가는 수 초의 시간조차 고비가 아닐 수 없다. 그 시계는 물론 예외가 없다. 이 땅을 터전으로 삼은 무수한 생명도 마찬가지다. 그들 중엔 우리 인간보다 훨씬 작은 종족도 있다. 이들의 시계는 더욱 빨리 움직인다. 사람 하나쯤은 쉽게 치울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생물도 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누린다. 그러나 모두 하나의 공통점에 의해 동일한 피해를 입게 된다. 지구의 주민이라는 성질. 그리고 우린 또 다른 상처를 공유한다. 인간에게 입은 피해. 한 생물종이 남긴 상흔은 이 지상의 모든 생명에 새겨져 있다. 어떤 인류는 물에 쓰레기와 기름과 폐수를 버리고, 생물은 그것을 섭취하고, 죽은 생물을 다른 인간이 식탁에 올린다. 누군가는 매일 옷을 구매하고, 다른 인간은 공장을 운영하고, 트럭은 희뿌연 매연을 하늘까지 운반한다. 만물은 순환한다. 그것이 지구가 50억년 동안 퇴적해 온 역사이다. 나는 때때로 여름을 저주했다. 내가 이제껏 살아온 전 생애는 '청춘' 이라는 이름이 붙은 시기였다. 그 타이틀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그려지는 것이 파란 하늘이었다. 여름엔 몸이 말린다. 잠시라도 나가서 불볕을 쬐고 있노라면, 열을 가한 고무나 오징어처럼 오그라들기 십상이다. 그러나 나는 매일 20분씩 걸어 다녔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통학했기 때문이다. 그 순간엔 걷는 거리가 얼마나 되든, 항상 몸을 쭉 펴고 앞으로 걸었다. 푹푹 꺾이는 고개와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그리곤 하늘을 쳐다봤다. 아, 죽어가는 나와는 아무 상관 없단 듯이 청명하던 하늘. 그 하늘이 어찌나 얄밉던지. 그럼에도 그것은 나에게 청춘이었다. 파아란 캔버스, 점점이 찍힌 구름, 푸른 기상의 소나무. 언제든 고개를 꺾으면 보이던 장면은, 결코 꺾이지 않았다. 항상 그 자리에 존재했다. 비로소 청춘의 참뜻을 알게 된 것이다. 여름이면 어김없이 선명해지고, 가을엔 드높이 청명해지는 나의 하늘. 마침내 찾아낸 이상향의 종착지였다. 한 마리의 곰이 배회한다. 그가 딛고 선 얼음 덩어리는 턱없이 좁다. 모서리가 녹아내린다. 다급하게 주위를 둘러 보지만, 주변의 풍경도 다를 바가 없다. 어린 나의 전두

  • 세혼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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