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첫사랑은 친구래-친구에게
- 작성자 방백
- 작성일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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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첫사랑은 친구래. 처음에 들었을 땐 아닌 것 같았는데, 너희가 연애하는 모습을 보고, 연애에 대해서 더 깊이 생각해 보고, 곰곰이 떠올려 보니까 맞는 것 같아.
너, 남자친구랑 헤어지면 학교에서 누구랑 같이 다녀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지? 남자친구는 단기 베스트 프렌드라며.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나도 그런 것 같아. 내 생애 처음으로 진지하게 썼던 편지도 너였고, 가장 길게 써본 편지도 너야. 인생에 대해서 고민한 뒤 누구보다 열렬히 행복해졌으면 바란 것도 너야. 잘 되었으면 바란 것도 너야. 맛있는 거 보면 같이 먹으러 가고 싶고, 재밌는 거 보면 같이 하고 싶고, 옷 고를 때, 다이소 갈 때 같이 가고 싶은 사람 너였어. 부끄러운 모습도 공유하고, 시답잖은 거 사서 보여주고, 웃긴 거 볼 때 가장 먼저 생각했던 것도 너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모르겠는 막막한 기분을 함께 겪은 것도 너고,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은 설렘을 같이 겪은 것도 너고, 내가 처음으로 힘들었던 일,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당연하다는 듯이 옆에서 함께해 줬던 것도 너야. 유튜브 댓글에서 봤는데, 자기 고민을 막 털어놓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대. 그래서 나 너한테 그런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해. 엄마 일로 힘들었을 때, 동생 가출하고 새벽 내내 찾아다닐 때, 너한테 대뜸 전화해서 하소연한 거 미안해. 고마워. 오래 오래 함께하고 싶으니까. 앞으로 더 잘하고 싶은 내 마음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
다른 사람이랑 더 오래 있는 모습 보면 질투 나고, 네가 말이 없어지면 걱정되고, 혹시 내가 잘못한 게 있나 사과하려고 했던 거.
또 너 때문에 머리끝까지 화도 나고, 너 때문에 너무 속상해서 울고, 네 한 마디에 상처 입고, 그래도 너를 떠날 수 없어서 여태껏 함께했던 건 다 네가 너여서였고, 그랬지만 네 덕분에 어두운 학교생활 속에서도 웃을 수 있었어. 우산이 있는데도 비를 맞으면서, 죽고 싶다는 생각하면서, 울면서 버스 정류장까지 걷다가도 네 당황한 얼굴에 잴 시간도 없이 그냥 웃음이 나왔어.
나를 가장 세심하게 생각해 주는 너. 나를 가장 걱정해 주는 너. 모든 취미를 나누고, 할 말 못할 말도 없고, 한 번 전화기를 붙잡으면 몇 시간 동안이나 별거 아닌 얘기 하다가, 각자 할 일 하면서 침묵하다가, 또 빵빵 터지면서 배를 잡고 웃는 게 어색하지도 않았던 거.
다이어리를 함께 꾸미고, 교환 일기를 쓰고, 한밤중 버스 옆자리에 앉아 좋아하는 노래를 나눠 듣던 거. 서로의 명언집 작성해서 어른 되면 주자던 거. 너 아파서 못 논 날, 생일 선물 주고 싶어서 너희 집 현관에 걸어 놓으려다 남의 집 문에 걸어놔서 결국 네가 찾아다녔던 거. 어른이 되면, 함께 해외여행 가자고 선선한 하교길에 약속했던 거. 다 너였지. 아무 주제 없이 떠들기만 해도 너무 행복했던 거. 선생님의 눈을 피해서 문제집에 낙서를 했던 거. 쪽지를 접어 수업 시간에 돌리면서 마음 졸이고 즐거웠던 거. 교실 책상에서 자고 있는 너를 바라봤던 거.
나를 가장 많이 아는 거. 내가 아는 나를 너도 다 아는 거. 우정이라는 이름의 더 큰 사랑인 것 같아. 백마 탄 왕자님이 달려와서 손 내밀어 주는 것보다 더 진정한 사랑 같아. 내 인생을 언제나 함께 걸어가 줄 사람 너야. 어때? 너도 그렇게 생각해?
우리 앞으로도 계속 같이 가자. 영화관 옆자리에 앉아서 팝콘이랑 음료 나눠 먹고, 서로의 집에 초대해서 밤새도록 파자마 파티하다가 이불이랑 베개 들고 캄캄한 놀이터 나가서, 배터리 없는 플래시 비추면서 보드게임하다가 밤새우자. 놀이터 바닥에 깐 돗자리 위에서 이불 덮고 자자. 푸르스름하게 밝아오는 하늘을 보다가 목소리도 울리는 아파트 기둥 사이에서 겁도 없이 야! 야! 소리치자. 감기는 눈으로 편의점에 들러서 컵라면 하나씩 먹고, 바로 학원 가야 해 헤어지던 거. 그거 계속하자. 그런 거 못할 나이가 되어도 인생을 함께 걸어가자. 우리 삶에서 가장 긴 연애가 시작된 거야. 우리가 이렇게 했던 거. 굳이 말로 안 해도 알 수 있어. 우리 집에서 너희 집까지 별 쳐다보면서 걸었던 순간을 떠올리면
너 나 좋아하지? 나도 너 좋아해! 너가 정말 정말 너무 좋아. 평생 함께하고 싶어. 사랑이라고 할 만큼 많은 일을 함께해줘서 고마워. 나한테 좋은 사람이 되어 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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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백
- 2026-05-31
내일은 만해 백일장에 참여한다. 그러기 위해서 몇 주 전부터 기차표를 예매했으며, 새벽 3시에 일어나 준비를 마친 뒤 창원역에 가 5시 기차를 타야 한다. 그 과정을 상상하니 처음으로 혼자 탄 기차 여행이자 얼마 지나지 않은 글틴 캠프 일정이 떠오른다. 어린 시절에도 엄마와 함께 기차를 종종 탔으나, 마지막으로 탄 적이 몇 년 전이었기에 그날은 낯섦 투성이었다.막연히 차표에 구멍을 뚫으러 돌아다니는 옛날 영화 속 차장을 떠올렸다. 그래서 예매한 표는 언제 보여드려야 하는 건지 문 앞에 계신 차장님께 여쭤보기도 했다. 차장님은 조금 당황하셨지만 자리를 잘 찾아 앉으면 확인하는 과정이 없어도 상관 없다며 친절히 설명해 주셨다. 난 캐리어를 낑낑거리면서 옮겼다. 좌석에 앉는 과정 중 옆자리에 계신 아주머니께서 캐리어 들어 올리는 것을 도와주셨다. 가는 동안 캠프에서 멘토님들께 드릴 편지를 쓰고 있었는데, 아주머니께서 목 캔디를 두 개나 건네주셨다. 마침 목이 말랐던 차에 반가운 선물이었다. 감사한 마음을 보답하고 싶어 성현아 멘토님이 안 오신다는 것을 알고 한 장 남는 메모지에 인사를 써서 드렸다. 아주머니께서는 정말 좋아하시며 가방에서 포스트잇을 꺼내 짧은 답장을 주셨다. 또, 글틴 캠프 마지막 날. 친한 글틴 졸업생인 사즈 언니가 헤메는 나를 기차 앞까지 다정하게 배웅해 줘서 서울역 미아가 되는 상황을 면했던 적도 있다. 이렇듯 기차는 나에게 좋은 추억을 떠올리게 해 주는 이동수단이다.그렇지만 기차 탈 생각에 마냥 설레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약간 긴장되고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이번 기차는 혼자 타지 않는다. 엄마와 함께 동국대로 간다. 그러나 인생 첫 백일장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불안해지는 것 같다.난 요즘 걱정이 있다. 고3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대학에 대한 걱정이다. 학기 초 선생님과 상담 이후, 내 성적이 대학 진학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기에 내신에 관해서는 큰 문제가 없지만, 내가 문예창작과를 희망하기 때문에 실기 시험을 잘 칠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 게다가 청소년 마지막 시기에 접어들며, 웬만한 청소년 백일장에 지원할 자격도 한 번뿐인 것 또한 마음에 여유를 찾지 못 하도록 만든다. 이번에 떨어지면 다음은 없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드는 것이다. 모든 이가 그렇듯, 나도 어느 정도 질투가 있다. 누군가 글 관련 상을 받았다고 하면 진심으로 축하하고 감탄도 하지만, 동시에 나도 수상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언젠가 이런 글을 봤다. 유튜브 쇼츠 댓글창에서인 것 같다. 질투는 사실 좋은 감정이라고 누군가가 설명했다. 본인이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니 질투도 나는 것이라고. 그 마음을 연료 삼아 자기 실력을 잘 키우면 언젠가 뜻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말 좋은 말인 듯해 마음에 탁 꽂혔다. 또 누군가는 이런 말도 했다. 재능은 애정의 다른 말이란다. 애정을 가지고 끝까지 하는 사람이 결국 높은 수준을 이룬다고 했다. 그 말들을 곰곰히 떠올려보면 떨리고 긴장되는 감정도 살살 가라앉는
- 방백
- 2026-03-28
슬프다 슬프다 하면 정말로 슬픈 것 같고, 괜찮다 괜찮다 하면 정말로 괜찮은 것 같아서 우리 뇌가 참 바보같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 괜찮다. 괜찮아. 글로 쓰니까 마음이 좀 괜찮아지는 것 같다. 그래 사람이 참 신기하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기도 하다가, 그런 생각을 만드는 마음을, 마치 못 본 것처럼 말하면 또 괜찮아진다. 마인드 컨트롤 하는 법을 꺠우친 것 같아서 좋다. 이렇게 그냥 속상한 마음을 막 쏟아냈다가, 후회도 해 보고, 반성도 해 보고, 성찰도 해 보고, 답답하면 욕도 하고, 그러면서 자라는 것 같다...... 이렇게 말하지만, 내가 정말로 자란 걸까, 자라고 있는 걸까 의문이 들기는 한다. 자라고 있는 거면 좋겠다. 내면이 성장하고 있는 거면 좋겠다.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이렇게 말했는데 구포대교는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너가 뭘 아는데 싶겠지만 자기한테 비치는 면만큼은 그렇단다. 큭큭 웃긴다. 진짜 웃겨서 아 웃긴다. 사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면서, 좋은 사람이 못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내게 비치는 면만큼은’이라는 그 말이 굉장히 큰 깨달음처럼 다가왔다. 뭐랄까. 내가 좋은 면을 보여주고 싶어서. 좋은 면을 보여주니까. 그냥 그 사람에게는 내가 좋은 사람이 된 것이다. 그래.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내가 하는 노력이 이미 나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내 진짜 모습이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고민하는 건 바보 같은 고민이었다.어떤 사람의 블로그에서 ‘화난 채로 잠들지는 마’라는 제목을 읽었다. 그 다음의 내용이 궁금해서 들어가 봤더니 본문이 없었다. 그냥 제목이 다였다. 그래서 오랫동안 곱씹어 봤다. ‘화난 채로 잠들지는 마’라니. 무슨 의미일까? 역시 화난 채로 잠드는 게 좋은 일은 아니겠지. 한번쯤, 그렇게 말해 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어떨까. 그렇게 생각했다. 며칠 뒤에 그 문장을 다시 떠올릴 만한 일이 생겼다. 그리고 그 문장이 하라는대로 복잡한 마음을 풀어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꿈자리는 그닥 좋지 못했다. 하지만 그 마음을 풀어 보려고 시도한 일이 나쁘지만은 않았다.막 잠에 들려고 세수를 하다가 거울을 봤는데, 마음이 참 답답했다. 그래서 괜찮아, 괜찮아, 생각해 봤는데 정말로 괜찮아지는 것 같았다.괜찮아. 괜찮다. 아자 아자 화이팅! 꼭 기분이 좋아져야지만 괜찮은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니야. 기분이 꽝이어도 기분 좋은 것처럼 글을 쓰면, 어느새 나도 내가 쓰는 글에 동화되거든. 그러니까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역시, 기분대로 글을 쓰던 작년과 재작년의 나와 비교해서 좀 더 성장한 것 같다.그래. 나는 좀 더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요즘 들어 부쩍, 그런 생각을 종종 해. 엄청 커 보였던 엄마랑 아빠는 이제 나랑 비슷하고, 내가 부모님을 이해해드리는 부분도 많이 생기고 있거든. 그 사실이 슬프기도 하고, 어른이 되는 어쩔 수 없는 과정 같기도 해. 나는 작년과 달리 스무살이 되었을 때의 나, 혼
- 방백
- 202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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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좋은 글이에요! 솔직히 말하자면 읽으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ㅎㅎ 몽글몽글한 글 잘 읽었습니다 방백님의 우정,그리고 사랑이 앞으로도 행복하시길 바라요
@서벽 어머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제니-트윈 노래를 듣고 유튜브 댓글창을 보면서 제목의 문장을 접했는데, 제게도 그런 친구가 있더라고요 ㅎㅎ 서벽님두~~ 친구들과 쓰잘데기 없지만 낭만 있는 일들 하자고 한 번 꼬셔 보세요 ㅎㅎ 시작할 땐 귀찮을 것 같지만, 막상 하고 나면 애들도 좋아하고 추억이 되더라고요 ㅎㅎ